아직도 보안시설? ‘전면 개방’ 청와대 부동산등기부·건축물대장 떼보니

권리권자 대통령비서실, 건축물 정보 없음…임시 위탁 문화재청 “연내 문체부로 관리주체 이관될 듯”

[일요신문] 윤석열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청와대 시대는 막을 내렸다. 윤 대통령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끝내겠다며 용산으로의 대통령실 이전을 밀어붙였다. 이를 두고 야권은 ‘졸속 이전’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들에게 전면 개방된 청와대는 여전히 행정상 보안시설로 등록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 20일 당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인수위 사무실에서 용산 시대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윤석열 당선인 측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이전하고 청와대를 국민 품에 돌려줬다.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강조했던 ‘제왕적 대통령제 결별’ 취지였다. 이로 인해 ‘서울특별시 종로구 청와대로 1’은 국민들에게 전면 개방됐다. 지금까지 청와대를 찾은 인원만 200만 명가량이다. 주말에는 평균 2만여 명, 평일에는 1만여 명이 꾸준히 청와대를 찾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용산 대통령실 이전을 둘러싼 여야 공방은 현재진행형이다. 대통령실 이전 비용 논란이 대표적이다.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실 관련 의혹 진상규명단은 용산 이전 비용이 1조 790억 8700만 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여권이 앞서 밝힌 이전 비용은 496억 원이다. 김현정 민주당 대변인은 “이를 숨기려 이전비용을 각 부처예산으로 숨기는 ‘밑장빼기’, 과소책정 후 반영하는 ‘축소은폐’까지 기상천외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청와대를 어느 부처에서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숙제도 아직 풀리지 않았다. 일요신문이 부동산등기부 등을 확인한 결과 청와대 경내 건물은 모두 41채로, 관리권자는 여전히 대통령비서실과 경호처로 등기된 상태다. 현재 청와대는 용산 대통령실 이전 후 문화재청이 위탁 받아 임시로 관리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연내로 문화재청에서 문체부로 관리 이관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위임을 받아 문화재청에서 위탁 관리를 하고 있고, 연말쯤에 문체부가 관리를 맡을 것 같다”며 “저희도 임시로 맡고 있는 상황에 있기 때문에 (청와대 관리 주체가) 문화재청으로 등기되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보안시설로 지정된 청와대에 관한 행정 처분 등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에 대한 집합 건축물 대장을 떼본 결과, ‘해당 주소에 대한 정보가 없음’으로 나온다. 이는 기초적인 절차 없이 청와대 개방에만 초점을 맞춰, 급하게 추진한 것 아니냐는 지적과 그 궤를 같이 한다.  

공공기관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 등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면서, 보안상 비공개 처리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 24 관계자는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청와대는 보안 시설로 잡혀 보안상 이유로 건축물 대장은 확인해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윤석열 정부 출범에 맞춰 청와대 국민 개방 기념행사로 5월 10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정문이 열리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종로구청 관계자는 “구청에 건축물 대장을 등재할 때는 도면 등을 만든 후 저희에게 통보를 하는데, (청와대는) 안보기관이어서 도면이 있는 건물도 있고, 없는 건물도 있다”며 “건축물에 대한 소유 기관이 아직까지 대통령 비서실, 경호처 등으로 돼 있어서 정리가 되지 않았다. 소유가 문화재청으로 다 넘어간 것도 아니고, 소유권 이전이 된 후에 정부에서 발급 제한을 해제한다는 공문을 보내면 변경이 가능한데, 지금은 어떤 조치도 없다 보니 정보를 공개할 수가 없다”고 했다.

야권에서도 청와대 관리 문제를 두고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윤덕 민주당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청와대 졸속 개방으로 인해 공무원의 업무부담은 커지고, 부처 간 업무 갈등으로 문체부는 문체부대로, 문화재청은 문화재청대로 고유 사무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며 “청와대 운영 관리권 문제부터 조속히 매듭지어 달라”고 촉구했다.

설상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