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외면’ 아스트라제네카·알보젠 담합…공정위 과징금 부과

아스트라제네카, 약값 하락 막으려 알보젠과 담합

[일요신문]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경쟁사의 복제약 출시를 막기 위해 경쟁사에 자사 의약품의 한국 내 독점 유통권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아스트라제네카사 코로나19 백신. 사진=일요신문DB

공정거래위원회는 13일 아스트라제네카와 미국 제약사 알보젠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을 적발해 과징금 총 26억 4500만 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사별로 보면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아스트라제네카 본사 등 2개사에 대한 과징금은 11억 4600만 원이다. 알보젠코리아, 알보젠 본사, 알보젠 지역본부 등 3개사에 대해선 과징금 14억 9900만 원이 부과됐다.

아스트라제네카는 2016년 5월 항암제 졸라덱스·아리미덱스·카소덱스 등 3개 의약품에 대한 판촉·외주화를 추진하다 알보젠이 국내에서 2014년부터 졸라덱스 복제약을 개발하고 있는 것을 알았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자사의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 저하를 우려했다. 통상 최초로 허가된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등성이 입증된 복제약이 출시되면 오리지널의 가격이 30% 정도 낮아진다.

이에 아스트라제네카는 알보젠이 복제약을 출시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졸라덱스 등의 한국에 대한 독점 유통권을 부여했다. 알보젠도 아스트라제네카와 경쟁하는 대신 독점 유통권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담합으로 소비자의 약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복제약 선택 가능성을 박탈하는 등 소비자 후생에 저해되는 결과가 초래됐다. 또 복지약 출시 금지로 복제약 연구·개발 유인도 감소시켜 제약시장의 혁신을 저해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민 생활에 직접적 폐해가 있는 담합 등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한 감시를 지속할 것”이라며 “위반 행위 적발 시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소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