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원 못 잡으면 양의지도 관심…투수‧수비 보강도 필요”
최근 한 야구 커뮤니티에서는 KIA가 박동원한테 ‘5년에 70억 원’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그래서 KIA 장정석 단장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KIA 구단과 관련된 모든 ‘썰’들을 풀어봤다.
지난 4월 말 박동원이 키움에서 KIA 유니폼을 입을 때만 해도 박동원의 올시즌 이후 행보는 KIA와 장기 계약에 중심추가 기우는 듯했다. 그도 그럴 것이 KIA는 박동원 트레이드를 위해 키움에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에다 내야수 김태진과 현금 10억 원까지 지불하는 큰 출혈을 감수했다. 그만큼 포수에 대한 약점을 극복하려는 구단의 의지가 반영됐다. 또 2022시즌뿐만 아니라 박동원과 계속된 동행을 염두에 둔 부분도 있다.
박동원은 올시즌 타율 0.242(385타수 93안타) 18홈런 장타율 0.436을 기록했다. 도루 저지율도 110경기 이상 뛴 포수 중 양의지(0.422)에 이은 2위(0.355)에 올랐다. KIA로선 여전히 박동원이 필요한 상태다.
박동원은 KIA로 트레이드 된 이후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전 유튜브 ‘정근우의 야구이슈다’와 전화 인터뷰에서 수비도 중요하지만 공격에서도 팀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다며 KIA에서 생활에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그렇다면 현재 KIA는 박동원과의 계약 관련해서 어떤 입장일까. 항간에 나돈 ‘5년 70억 원 설’은 사실일까. KIA 장정석 단장은 ‘5년 70억 원 설’을 묻는 기자에게 완전 금시초문이라고 대답했다. 오히려 “그런 말이 어디에서 나왔느냐”고 물을 정도였다.
장 단장은 그동안 박동원과 다년 계약 관련해서 진행된 내용을 자세히 설명했다.
“박동원한테 우리가 할 수 있는 금액을 제안했고, 궁금했던 선수 측 제시액도 받았다. 현재로선 박동원과의 계약 여부에 대해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 우리도 최선을 다해 적극적으로 움직일 건데 선수가 FA 시장에 나가 평가를 받고 싶다고 한다면 선수의 권리를 막을 순 없다.”
장 단장은 구단과 선수 측에서 서로 제안을 주고받았을 뿐 아직은 그 다음 수순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장 단장에게 금액 차이가 많이 나는지를 물었다.
“그렇다고 말할 수 있겠다. 결국은 돈 문제인데 구단이 생각하는 금액과 선수 측에서 원하는 금액에 차이가 있다. 구단의 공식 입장은 박동원 다년 계약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후의 상황은 그 다음 진행되는 걸 보고 결정하면 된다.”
장 단장은 키움 히어로즈에서 인연을 맺었던 박동원과 친분이 깊다. 그 인연의 힘이 KIA로의 트레이드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장 단장은 시즌 중간에 여러 차례 박동원과 개인 면담을 갖고 다년 계약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박동원과는 시즌 중, 시즌 후에도 만났고 통화도 했다. 선수가 FA 시장에 나가기 전 소속팀으로선 최선을 다해 묶어두고 싶었다. 하지만 선수 입장에선 생애 처음이자 어쩌면 마지막일 수도 있는 FA를 신청하고 싶은 마음도 클 것이다. 팀마다 포수 자원이 부족한 터라 그 부분도 당연히 고려하지 않았겠나. 지금은 결정된 게 없어서 속 시원하게 말하기 어렵다.”
박동원을 묶어두려 했던 KIA의 그림이 어긋난다면 다음 수순은 어떻게 되는 걸까. 장 단장은 과감한 투자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단 입장에선 여러 플랜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 지금은 FA 공시가 안 났기 때문에 다른 팀 포수를 접촉할 수는 없지만 최대어로 꼽히는 양의지에 대해 관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직 샐러리캡 상한액이 공시되지 않았다. 우리 팀의 샐러리캡에 여유가 많은 상태가 아니라 FA 선수 영입에 제한을 받을 수 있어 그 점도 고려해야 한다. 11월 15일 정도에 FA가 공시되면 18일, 19일부터 FA 협상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표님을 비롯해 전략기획팀, 분석팀, 데이터팀과 제주 마무리캠프에서 팀 전략 향상을 위해 매일 회의 중이다.”
장 단장 설명대로 KIA는 현재 제주에서 1군 마무리 훈련이 한창이다. 최준영 대표이사, 장정석 단장을 비롯해 각 파트별 팀장들이 모여 연봉 협상 가이드와 FA에 대한 대책을 마련했다는 후문이다. 장 단장은 다음 주 한 차례 서울에서 최준영 대표이사를 만나 FA 관련해 심도있는 대화를 나눌 계획이다.
그렇다면 KIA는 포수 말고도 다른 포지션에서 FA 선수 영입이 가능한 걸까. 장 단장은 ‘해결사’란 단어를 꺼내들었다.
“올시즌 KIA가 타격지표를 상위권으로 끌어 올렸고, 장타율, 출루율도 다 상위권이었지만 해결사 부재로 어려움이 많았다. 물론 기존 선수들 중에서 해결사 역할을 할 선수도 나올 것이고,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올시즌보다 더 높은 곳으로 향하려면 투수와 수비 보강이 필요하다.”
장 단장은 외국인 선수도 거의 정리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중 올시즌 좋은 활약을 펼친 소크라테스 브리토와는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외국인 타자인 소크라테스 브리토는 올시즌 타율 0.311 17홈런 77타점을 기록하며 KIA 타선의 중심 역할을 맡았다. 장 단장은 소크라테스와는 내년 시즌에도 함께 가려고 적극적인 제안을 했고 곧 답변이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제는 두 외국인 투수인 션 놀린과 토마스 파노니. 션 놀린은 21경기 124이닝 8승8패 평균자책점 2.47을, 로니 윌리엄스의 대체 투수로 합류한 토마스 파노니는 14경기 82⅔이닝 3승4패 평균자책점 2.72를 기록했다. 모두 좌완인 외국인 투수들에 대해 KIA는 고민이 많은 듯하다.
“올시즌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한 선수들이지만 강력한 우완 파이어볼러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두 선수 모두 교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여러 선수들을 살펴보고 있는 중이다. 지난 번 미국 출장 갔을 때 리스트에 올려놓은 선수들도 있어 김종국 감독, 진갑용 수석코치 등과 함께 계속 영상을 보며 장단점을 분석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는 와일드카드결정전에 진출했지만 kt wiz한테 2-6으로 패하는 바람에 ‘가을 야구’를 조기에 마감했다. 장 단장은 “포스트시즌은 고사하고 가을 냄새도 제대로 못 맡았다”며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정규시즌 5위라는 성적도 성에 차지 않는다. 그렇다면 전력 보강을 통한 업그레이드가 최선이다. 최준영 대표이사도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는 입장인데 문제는 샐러리캡이다. 그래서 KIA는 샐러리캡 상한액이 어떻게 정해지느냐가 중요하다.
장 단장과의 인터뷰 말미에 또 다른 ‘썰’ 하나를 질문했다. 그 내용을 그대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단장님, 김종국 감독님과 불화설이 있던데….”
“저랑 감독님이랑요? 방금 감독님과 저녁 먹고 들어왔는데요? 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감독님과 얼굴 붉히면서 이야기한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불화라뇨. 우리 둘이 힘을 합쳐도 될까 말까인데. 완전 헛소문입니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