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서 4가지 과제 중 북한 붕괴 시 대응통화 활용 눈길…2020년 3월 송금 중단, 창립자 안 회장이 ‘키맨’
![‘아태협 코인 APP427 백서 ver2.0’ 일부](https://storage1.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2/1111/1668146473357359.jpg)
일각에선 안 회장 주도 아래 추진됐던 가상자산 사업이 대북사업 관련 의혹 스모킹건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태협은 대북사업과 대북지원 등을 목적으로 가상자산 APP427을 발행했다.
APP는 아시아(Asia)·태평양(Pacific)·평화(Peace)를 의미하는 약어다. 427은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종전과 더불어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확인하는 것을 핵심으로 공동 발표한 판문점선언 날짜를 상징한다. APP427이 제시한 로드맵은 경기도·쌍방울·아태협을 둘러싼 각종 대북사업 관련 의혹과 묘하게 그 궤를 함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아태협 코인 APP427 백서 ver2.0’ 표지.](https://storage1.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2/1111/1668146526626325.jpg)
첫 번째는 남북경제협력 프로젝트 활성화였다. 평양냉면 브랜드 옥류관과 맥주 브랜드 대동강맥주에 대한 한국 내 유통을 활성화시킨다는 목표였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자회사인 중소기업유통센터와 국내 제조기업을 통해 OEM 위탁생산, 제품 개발 및 공급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 포함됐다.
![‘아태협 코인 APP427 백서 ver2.0’ 일부.](https://storage1.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2/1111/1668146549784134.jpg)
![‘아태협 코인 APP427 백서 ver2.0’ 일부.](https://storage1.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2/1111/1668146564975924.jpg)
네 번째 과제는 ‘기존 화폐가치 붕괴 시 대응통화로 사용’이었다. 백서에 따르면 아태협은 북한 경제 붕괴로 인한 외화통용현상을 지적했다. 아태협은 APP427을 활용함으로서 외화통용 현상을 줄이고 북한 원화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아태협은 “아태협 주관 사업 외에 있어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APP427 코인이 대용통화 목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아태협은 엘살바도르가 2021년 6월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인정한 사례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기존 화폐 가치 붕괴 시 대처 수단으로 가상자산이 떠오를 가능성을 암시했다. 아태협은 “북한의 혹시 모를 경우에 대비해 협회에서는 충분한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아태협 코인 APP427 백서 ver2.0’ 일부.](https://storage1.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2/1111/1668146581828503.jpg)
이 소식통은 “마지막 과제가 다소 의외”라면서 “북한이 내수경기에 활용할 수 있는 대체통화 역할을 APP427이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인데, 이런 계획 이면을 들여다보면 아태협이 대북사업 관련 통로를 ‘일통’하겠다는 야심을 내비친 것으로도 보인다”고 주장했다.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는 “자발적 대북지원 투명함 유지 항목이 가장 눈에 띄었다”면서 “국민모금 방식과 같은 새로운 방식으로 대북사업 활로를 개척하려는 의도로 보였다”고 했다. 강 대표는 “전반적으론 북한 지하자원 독점을 담보로 코인을 발행하는 개념으로 사업을 추진한 것 아닌가 하는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아태협 코인 APP427 백서 ver2.0’ 일부.](https://storage1.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2/1111/1668146602996879.jpg)
아태협은 APP427이 이더리움 블록체인 네트워크(ERC-20)를 통해 출시되며 10억 개 코인을 발행한다고 백서를 통해 설명했다. 백서에 따르면 발행 코인 10억 개 중 4억 개는 재단인 아태협이 보유하고, 1억 개는 초기 기금 국내외거래소 판매 물량이다. 2억 개는 프로젝트 참여하는 국가 및 단체(기업) 보상 물량이며, 1억 개는 프로젝트 공로자 보상이다. 사회봉사 및 인도적 지원 등 사회적 참여에 따른 배분 물량은 2억 개로 명시돼 있다.
![‘아태협 코인 APP427 백서 ver2.0’ 일부.](https://storage1.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2/1111/1668146827786079.jpg)
APP427은 태국 모 거래소에 상장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히 어떤 거래소에 상장이 됐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일요신문 취재 결과 APP427은 사실상 버려진 코인이었다. ‘디지털 조각’처럼 표류하고 있다.
![이더스캔에 명시된 APP427 토큰 관련 개요.](https://storage1.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2/1111/1668146984667235.jpg)
대북 소식통은 “2020년 3월에서 5월 사이는 남북관계가 경색되기 시작한 시점”이라면서 “남북관계 경색과 동시에 아태협 코인 관련 프로젝트도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코인이 발행된 뒤 처음 10억 개 코인이 들어간 지갑을 ‘창립자’ 지갑으로 추정할 수 있다”면서 “송금기록 대부분에 창립자 추정 지갑 주소가 등장하고, 마지막 송금 역시 이 주소에서 코인이 빠져나갔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23명이 보유하고 있는 APP427 실소유자를 모두 밝혀낼 수 있다면, 그 소유자 명단 자체가 스모킹건이 될 수 있다”면서 “블록체인 특성상 모든 송금과 보유 기록이 추적 가능하다. 창립자가 입을 연다면 23명 정도 되는 보유자를 검찰이 세부적으로 추적하는 게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APP427 실소유자 중 쌍방울 관계자 혹은 정치권 관계자가 포함돼 있을지 여부에 초점이 모아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실소유자를 추적할 실마리를 쥔 키맨은 APP427 창립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백서에 따르면 APP427 창립자는 11월 10일 체포된 안 아무개 아태협 회장이다. 일요신문은 APP427 관련 세부 내용을 질의하려 아태협 사무실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