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11일 방송되는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 여경래·여경옥 형제 셰프의 고민이 공개된다.
두 사람의 중식 경력을 합한 햇수만 무려 93년. 남다른 포스로 등장한 여경래·여경옥 셰프는 '금쪽 상담소' 오픈 이래 최초의 형제 고객님이다. 100인의 중국요리 명인으로 발탁된 세계적 중식 셰프 여경래는 오은영 박사를 위한 특별 헌정 요리로 '모자 새우'를 즉석에서 선보인다.
어미 새우가 새끼 새우를 품은 듯한 모습의 '모자 새우'는 따뜻한 어머니 품 같은 오은영 박사를 위해 준비했다고. 여경래는 초호화 쿠킹쇼로 까다로운 오은영 박사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시종일관 웃는 표정을 보이며 특별한 고민이 없을 것 같은 두 사람은 충격적인 제보를 맞이한다. 제보자는 두 셰프들의 수제자인 박은영 셰프. 그는 "좋은 게 좋은 거라며 호구(?)처럼 살아온 긍정왕 셰프님들 어떡하죠?"라며 걱정을 털어놓는다.
수제자 박은영 셰프가 본 두 스승은 직원과의 트러블도 OK, 진상 고객도 OK, 심지어 떼인 돈도 요구하지 않는 초 '긍정 형제'였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긍정'의 참뜻을 짚어내며 "안 좋은 상황을 좋게 바라보는 것은 '왜곡'이 될 수 있다" 염려한다.
또 박은영 셰프의 추가 제보를 통해 15년간 운영한 식당을 화재 사고로 한순간에 포기해야 했던 상황과 더불어 1억 원 상당의 식당 기물을 단 100만 원에 처분한 사실이 밝혀진다. 이에 여경래는 "자신에게 ‘'부정적 요소'였던 가게 기물들을 계속 갖고 있는 것이 스트레스"였다며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노력을 털어놓는다.
오은영 박사는 여경래·여경옥 형제가 나쁜 기억은 지우고 좋은 기억만 남기려는 심리인 '므두셀라 증후군'이라 분석하고 심할 경우 어린 시절 겪었던 마음의 상처 또한 지나치게 미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의 조언을 곰곰이 새기던 형제는 조심스레 어린 시절에 대해 말문을 연다. "6살 때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모습을 목격했다" 밝힌 여경래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극빈자'로 불릴 만큼 가난했던 가정 형편을 털어놓는다. 그는 학비는 물론 교복 살 돈이 없어 사복을 입고 등교했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16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학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고백한다.
이어 중식 세계에 입문한 후 겪었던 시행착오들을 이야기하며 눈시울을 붉힌다. 오은영 박사는 자신의 존재를 긍정하며 부정적 감정을 긍정으로 승화시키고자 노력한 두 사람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냈다는 후문이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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