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진단은 여전히 B등급…성남교육지원청 “석축 보수‧보강 계획” vs 학부모 “전면 개축해달라”

당시 임태희 교육감은 교육청이 한 곳, 학부모측이 한 곳 안전진단 업체를 각각 선정해 두 업체의 안전진단검사 결과를 듣고 판단해보자고 제안했지만 학부모 측에서 이를 거부했다. 학부모들은 업체를 선정해 검사를 시행하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며 긴급 대피를 요구했다.
경기도 성남교육지원청이 선정한 업체는 한국시설안전협회로 9월 13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약 60일간 현장조사 및 분석 등을 거쳐 이번 안전성 평가 결과를 내놨다. 한국시설안전협회는 ‘성남제일초 석축 정밀안전진단 및 별관동 정밀안전점검 용역 요약보고서’에서 “현재 (석축 및 별관동에) 나타난 손상은 시설물의 노후화와 주변인접공사의 영향 등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한 손상”이라며 “공사의 영향이 전혀 없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학부모와 학교 관계자들이 주변 아파트 공사를 직간접적 원인으로 추측해왔는데, 처음으로 규명된 것이다.
또 보고서는 “약 50여 년간 사용 중인 석축은 채움 재료의 열화(화학적‧물리적 성질이 나빠지는 현상)와 건기, 우기, 동결, 융해 등을 수차례 반복해 왔고 경미하지만 식생의 뿌리에 의한 웅력 등이 일부 있었을 것”이라며 “구조물의 노후화와 함께 지하 수위 저하로 인한 토사 압축 등 이동으로 석축에 손상이 발생했을 것이 가장 유력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이번 안전진단 시행 업체 관계자는 “2020년 6월 시행된 안전 진단 결과에서도 별관은 C등급이 나왔던 걸로 안다”며 “C등급, B등급이 번갈아 나온 것으로 보아 큰 의미는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석축 배수시설을 주기적으로 청소 및 관찰하고, 석축 상부에 자라고 있는 식생을 제거해야 한다”며 “석축 줄눈이 이완되고 탈락된 부분은 충전하거나 보수할 것”을 제안했다. 보수 비용으로는 약 2300만 원이 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검사 결과에 따라 교육당국은 석축에 대한 보수‧보강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별관은 기존 계획에 따라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으로 개축이 결정된 상태다. 개축 대상은 학교 본관동과 별관동 건물 7230㎡이며, 도교육청은 총 사업비 241억 원을 투입해 사전기획용역, 설계공모, 설계용역 등의 절차를 거쳐 2025년 하반기까지 개축을 완료 할 계획이다.
성남교육지원청 시설과 관계자는 “과거 인근 아파트 시공사인 코오롱에서 실시한 성남제일초 석축 안전진단 결과 B등급이 나왔었고, 이번 교육청이 발주해 한국시설안전원이 실시한 검사에서도 B등급이 나왔다”며 “정밀 안전 점검 결과에 따라 (석축) 보수‧보강을 할 예정이며 그 시기는 외부 업체 선정 등을 통해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학부모들은 불안한 마음을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김유미 성남제일초 학부모회 부회장은 “학교 건물 개축기간동안 석축 안전은 보장되지 않고 재검사를 사전에 반드시 다시 해야 한다고 한다”며 “단순 보수가 아닌 석축 전면 개축을 통해 수십 년간 안전한 학교 시설물 확보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학교 밖 임시 모듈러를 설치해 그곳에서 수업 받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앞의 성남교육지원청 시설과 관계자는 “안전진단결과 B등급이 나왔고 이에 따라 보수‧보강이 결정된 것”이라며 “그럼에도 학부모들 요구가 있으니 예산이나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