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해결되지 못한 사기 피해자들은 이중으로 속이 타들어가
20일 파이낸셜뉴스는 경찰청이 제공한 '사기범죄 미제사건 건수'를 분석했다. 파이낸셜뉴스는 지난해 경찰이 범인을 잡지 못해 수사 끝에 '미제'로 종결 처리한 사기 사건 수는 3만8258건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수치는 2018년 6935건에 이어 2019년 8185건, 2020년 1만792건과 대비해 크게 늘어난 건수다.
경찰은 수사를 진행했지만 피의자를 특정할 수 없어 종결 처리가 어려운 사건을 ‘관리미제’로 지정해 별도 관리하고 있다. 피의자를 추정할 수 있는 추가 단서를 확보할 경우 수사를 재개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경찰 내 극심한 인력난 때문에 한번 관리미제로 지정되면 사실상 사건 종결 처리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사관 한 명이 수십건의 사건을 담당하는 현실상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사건에까지 몰두할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미제 건수가 크게 증가한 이유로 신종 사기수법은 계속해서 등장하지만 경찰 수사 인력이 부족해 수사 속도를 내는데 한계가 있다는 호소도 경찰 내부에서 나온다. 파이낸셜뉴스에 따르면 경찰 관계자는 ‘사기 본범 세력의 경우 IP 우회 등 익명성을 악용하기 때문에 전력투구해도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2021년 수사권 조정 이후 대부분 수사를 경찰이 맡아 처리하면서 수사 진행이 더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사권조정 이후 사건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 피해자들만 힘들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