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요양보호사 대거 확보...요양간병 서비스 제고에 앞장
2018년 건강보험공단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전국에서 사망한 65세 이상 노인 12만 2,5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망하기 전 10년간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지낸 기간이 평균 661일이나 됐다. 2년 가까이 병원신세를 지는 셈이다.
이 때문에 고령의 부모를 모시는 자녀들은 늘 부모의 요양병원 입원을 걱정하는 게 현실이다. 대개 인지기능이 좀 떨어져 있을 뿐 ‘노화’ 자체가 질병인 요양병원 환자들을 가장 많이 접촉하는 사람들이 간병하는 요양보호사다.
반말 투의 정서적 학대는 물론 구타 등 신체적 학대를 당하는 환자사례까지 적지 않아, 가족의 요양병원 입원을 앞두고 보호자들이 특히 고민하는 부분이 간병인의 친절 여부다. 간병인은 병원 소속이 아니고, 환자와 간병인 간의 사적 계약으로 고용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간병 서비스를 제대로 감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 같은 현실적인 간병 애로를 개선하려고 경력 30년 이상 베테랑 임상간호사들이 지난 4월말 ‘온요양간병사 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었다. 대학병원이나 대형 공공의료기관 등에서 20, 30년씩 임상간호 경험을 쌓아온 임상간호사들이 간병사 조합 창립에 앞장섰다.
온종합병원 최영숙 간호처장을 비롯해 정정자 온종합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병동 센터장(전 부산보훈병원 간호부장), 김영순 일어나걸어라온병원 간호이사(전 부산과기대 교수), 정복선 온종합병원 고객지원센터 센터장(전 부산대병원 고객지원센터장) 등이 그들이다.
‘온요양간병사협동조합’은 △환자중심 간병 서비스 제공 △간호 서비스의 질 향상 △환자의 심리적 안정 △낙상 등 안전사고 예방 △감염예방 △간병비용 절감 등을 설립 목표를 내걸고 조합원을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주로 오랜 와상환자나 크고 작은 치매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을 돌봐야 하므로 무엇보다 간병사로서 직업에 대한 열정과 스스로 보람을 갖는 게 중요하다.
자연히 조합원 가입 시 중점으로 살펴보는 게 종교인 여부. 따라서 온요양간병사조합에는 기독교인들이 조합원으로 많이 가입하고 있다. 간병사 조합을 창립한지 반년 만에 조합원 수가 모두 128명에 이를 만큼 요양보호사들의 관심도 폭발적이다.
‘온요양간병사조합’은 현재 노인 요양의료기관인 부산 부산진구 당감2동 ‘온요양병원(병원장 김동헌·전 부산대병원장)’ 36명과 재활치료를 중점적으로 하는 ‘일어나걸어라온병원(병원장 전기환·내과전문의)’에 17명 등 모두 53명의 간병사를 파견해 입원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환자나 보호자들의 반응은 크게 호의적이다.
일어나걸어라온병원에 입원 치료 중인 A 씨(여·82)는 “공동간병 서비스를 제공받는 동안 어떠한 불편함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간병사들이 마치 제 살림처럼 환자들의 병실 물건들을 관리해주고 있을 뿐더러 주치의나 당직 간호사들의 당부사항들을 까맣게 잊고 있다가 간병사들의 귀띔으로 자주 해결하고 있다”며 조합 간병사들의 헌신적인 돌봄에 고마워했다.
온요양병원에 4년째 입원 중인 입원환자 B 씨(87·남)의 며느리는 “당초 시아버지를 집 근처 요양병원에 모셨는데, 간병사들이 퉁명스러운데다 시아버지께 말을 걸 때마다 반말을 하고, 기저귀를 갈 때 수치심으로 쭈뼛거리는 환자의 태도를 개의치 않고 물건 다루듯 해서 너무도 불쾌했지만, 시아버지가 피해당할까 말도 할 수 없었다”면서 최근 이웃으로부터 베테랑 병원 간호사들이 설립한 온요양간병사협동조합 소식을 듣고 시아버지를 온요양병원으로 모시게 됐다고 말했다.
온요양간병사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의 직무 능력 향상을 위해 분기별로 근무평가를 하고, 조합 임원들인 베테랑 간호사들이 매일 같이 조합원이 파견 근무하는 병원의 병동을 찾아가 양질의 간병 서비스 유지에 애쓰고 있다.
온요양간병사협동조합 최영숙 회장은 “내년엔 요양보호사 교육기관을 개설해 지속적으로 우수 간병인들을 확보하고, 부산전역의 요양기관들에 조합 소속 간병사들을 파견해 환자 맞춤형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요양병원들의 간병 서비스 제고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혜림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