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일부 완화했지만 외국인 입국규제는 여전…내년 2분기는 돼야 풀릴 듯
#국제선 여객 수 300만 명 돌파
국제선 여객 수가 300만 명을 넘어선 것은 2020년 3월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코로나19 직전인 2020년 1월 국제선 여객 수가 620만여 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50% 가까이 회복한 수준이다. 코로나19 이전 기존에 국내에서 가장 많은 국제선 여객 수를 차지했던 중국과 일본 노선 가운데 일본만 열린 상태의 집계라 여행업계는 중국이 언제 봉쇄 정책을 끝내고 국경을 열 것인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중국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항공 노선은 물론 자국민의 이동까지 통제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11월 말부터 중국 주요 도시에서 일어난 ‘백지 시위’를 계기로 정부가 민심 달래기에 나서며 최근 제로 코로나 정책이 다소 완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12월 5일부터 중국 내 여러 도시에서 PCR(유전자증폭) 검사 의무화가 해제되고 있는데, 베이징과 상하이를 비롯해 톈진, 충칭, 선전 등 주요 도시에서 대중교통과 공공장소 출입 시 PCR 검사지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중국은 그동안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며 PCR 검사를 받지 않은 시민들의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을 비롯해 슈퍼마켓 이용까지 통제해왔지만 최근 이 같은 과도한 조치를 완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요 도시 대부분의 공원과 관광 명소도 PCR 검사 확인서 없이 출입이 가능해졌다.
중국의 국가질병통제국도 최근 “대중들이 지적한 문제는 방역 자체가 아닌 통제의 단순화와 대중의 요구에 대한 소홀함 등이다”라고 인정하면서 “향후 효과적으로 대응해 각 지방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정저우시는 전면 봉쇄가 해제되기도 했다.
하지만 외국인에 대한 출입국 규정에는 아직 큰 변동이 없다. 중국 정부는 11월 11일부터 해외입국자의 격리기간을 7일에서 5일로 단축하고, 항공기 탑승 전 48시간 이내 2회 받아야 했던 PCR 검사를 1회로 줄이는 등 외국인 입국 규제를 완화했지만 여행심리가 회복되기에는 역부족이다. 입국 직후와 3일 차에 PCR 검사를 받아야 하는 의무도 남아있다.
#아직 특별여행주의보 발령 국가
한편 우리 외교부의 전 세계 대상 여행경보 단계는 대폭 하향 조정됐다. 특별여행주의보 발령 국가도 12개국으로 줄었다. 대부분 코로나19와 관련 없는 치안 등의 이유 때문이다. 사실상 코로나로 인한 특별여행주의보 발령 국가는 중국뿐이라는 이야기다.
외교부는 2020년 3월 전 국가·지역 대상으로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한 바 있다. 그러다 올 4월 14일에 기존처럼 나라별 여행경보 발령 체제로 전환했다. 이후 8월 말과 11월 말에 분기별로 여행경보를 하향 조정했다.
외교부가 최근 발표한 ‘각 국가·지역별 안전여행 위험도에 따른 여행경보 조정’을 보면 미국·영국·독일·프랑스 등 24개국은 여행경보 1단계, 스리랑카·카메룬 등 9개국은 2단계로 하향 조정됐다.
특별여행주의보 발령 국가는 중국·러시아·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2개국으로 줄었는데, 봉쇄정책으로 특별여행주의보를 유지 중인 중국을 제외하면 치안 우려가 높은 지역에 한해서 여행경보를 발령했던 2019년 하반기 수준으로 돌아간 모습이다.
#2023년 2분기에는…
여행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한 치 앞을 예측하기가 어려운 국가이고 그사이 또 어떤 국제적 변수가 튀어나올지도 모르는 일이라 함부로 예단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10월에도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회의 이후 항공 노선이 다소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막상 아무런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2022년 10월 30일부터 2023년 3월 25일까지 동계시즌에 국토교통부가 운항을 허가한 국제선 노선만 봐도 내년 1분기까지는 중국행 여객이 갑자기 늘어날 수 없다. 국토부는 위 기간 74개 항공사에 162개 노선, 주 2711회 규모의 국제선 운항을 인가했다. 이 가운데 일본은 주 736편으로 2019년 동계기간 주 845편과 비교하면 87%가량 회복한 수준이다. 반면 중국은 2019년 동계기간 주 1164편이었으나 이번 동계에는 주 68편에 그치고 있다. 항공사들은 일단 중국이 본격적으로 국경을 개방하기 전까지 단거리는 일본과 동남아 노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항공업계는 2023년 3월 시진핑 주석이 중화인민공화국의 지도자인 국가주석 3연임을 공표한 이후 항공 노선이 본격적으로 풀릴 것을 기대하고 있다.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중국 여행 개방 시기가 2023년이라는 데는 업계 전반에서 이견이 없다. 한국은행도 “코로나19 재확산과 정치적 부담 등으로 중국은 내년 2분기부터 봉쇄 정책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