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신현성 대표와 함께 영장심사 받은 7명 재산 추징보전…결제사업 불가능 사실 알고도 테라·루나 발행 혐의
일요신문 취재 결과,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최근 테라·루나 초기 투자자 3명과 기술개발 핵심인력 4명의 재산을 추징보전해 달라는 검찰 청구를 받아들였다. 추징보전은 피의자가 범죄로 얻은 것으로 의심되는 수익을 재판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게 하는 조치다.
검찰이 이번에 재산을 동결한 7명은 신현성 차이페이홀딩스컴퍼니 대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등과 함께 사전발행된 루나를 매도해 천문학적인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테라·루나 등 암호화폐로 결제사업을 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고 암호화폐 발행을 강행한 의혹도 받는다.
7명 중 부당이득 규모가 가장 큰 인물은 커널랩스 대표 김 아무개 씨다. 커널랩스는 테라폼랩스 관계사로 테라·루나 핵심기술 중 하나인 '블록체인 상에서 스테이블 코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 및 장치' 특허권을 갖고 있다(관련기사 [단독] '테라' 개발 관여 국내 법인 포착…검찰 합수단 1호 타깃 되나).
검찰은 김 씨의 부당이득 금액이 최소 791억 원이라고 판단했다. 김 씨는 지난해 11월 자신이 소유한 법인 명의로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건물을 348억 원에 매입했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 직후인 지난 6월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아파트를 88억 원에 매입했다. 당시 서울 성동구 아파트 신고가를 경신한 거래였다.
검찰은 커널랩스 전 대표 최 아무개 씨의 부당이득 금액은 409억 원이라고 판단했다. 테라·루나 초기 투자자인 최 씨는 암호화폐 사업을 구상하던 신현성 대표에게 권도형 대표를 소개해준 인물이다. 김 씨와 최 씨의 부당이득 금액을 합하면 모두 1200억 원이다.
검찰은 이번에 재산을 동결한 7명과 신현성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지난 11월 29일 청구한 바 있다. 하지만 법원은 "죄질이 매우 무겁지만 구속할 필요성과 상당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지난 3일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지난 11월 신현성 대표의 재산 1541억 원 추징보전을 신청해 동결 조치했다.
루나는 한때 암호화폐 시가총액 세계 10위권까지 올랐지만, 지난 5월 초 일주일 만에 가격이 99% 폭락했다. 이에 테라·루나 투자자들은 지난 5월 19일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권도형 대표와 신현성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사기)과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취임 후 지난 5월 부활한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수단은 1호 사건으로 테라·루나 폭락 사태를 수사했다. 하지만 핵심 피의자인 권도형 대표가 해외 도피를 이어가면서 수사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남경식 기자 ng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