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하자 있는 월세집’ 인기

‘전 주인 죽은 집’ 싼 맛에 줄선다

불황에 빠진 일본에서는 한 푼이라도 더 싼 월세집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하지만 도쿄와 같은 대도시에서는 아무리 열심히 발품을 들여도 월세가 싸면서 좋은 집을 찾기가 어렵다.

하지만 교통이 편리할 뿐만 아니라 전망도 뛰어나고 깨끗한데도 월세가 주변의 절반인 집들이 등장해 화제다. 속칭 ‘하자 있는 집’이다.

대체 무슨 결함이 있기에 그럴까. 살던 사람이 자살했거나 사고사나 살인당한 집, 독거노인이 죽은 후 시신이 오랜 기간 방치된 채 있던 집이 대부분이다. 우리나라의 주택관리공단 격인 ‘UR도시재생기구’가 이런 집만 모아 ‘특별모집주택’으로 내놓았다. 일종의 공공 아파트로 관리비와 월 임대비를 반으로 깎아주며 1년만 살 수 있다. 특별모집주택은 임대공고를 낸 뒤 선착순으로 입주자를 정한다.

UR도시재생기구 측은 입주자에게 집의 내력을 자세히 가르쳐 주지 않는다. 또 주 고객인 20~30대 젊은이들도 더 이상 캐려 하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대부분은 병으로 죽은 사람이 있던 집을 선호한다. 이를 테면 토막살인 사건이 난 집에 이사한 후 사정을 알게 되면 아무래도 꺼림칙하기 때문일 것이다.

조승미 해외정보작가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