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열릴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예비 후보…최종 후보 선정 가능성↑
11일 오전(한국시간, 현지시간 10일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 비벌리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8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헤어질 결심'이 노미네이트된 비영어권 작품상은 아르헨티나 영화 '아르헨티나, 1985'(감독 산티아고 미트레)에게 돌아갔다.
'헤어질 결심'은 수상작을 비롯해 '서부 전선 이상 없다'(독일), 'RRR: 라이즈 로어 리볼트'(인도), '클로즈'(벨기에) 등과 각축을 벌였다. 미국 언론은 '서부 전선 이상 없다'와 'RRR'을 수상 유력 후보로 점쳤으나 '아르헨티나, 1985'가 수상의 영예를 안아 반전을 선사했다.
'아르헨티나, 1985'는 1980년대 아르헨티나를 배경으로 역사상 최악의 군부 독재자를 기소하고 그의 희생자들에게 정의를 되찾아주기 위한 싸움을 이어가는 한 법률팀의 이야기를 그린 실화 바탕의 영화다. 앞서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국제비평가협회상,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관객상, 미국비평가협회상 등을 수상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매년 영화 및 드라마에서 최고의 작품과 배우를 선정해 시상하는 미국의 대표 시상식 가운데 하나다. 골든글로브에서 노미네이트, 시상으로까지 이어진 작품과 배우, 감독들은 그로부터 한 달 뒤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수상을 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오스카 레이스'의 전초전으로 본다.
'헤어질 결심'은 지난해 열린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이 '취화선'(2002, 감독 임권택) 이후로 20년 만에 감독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이번 골든글로브의 선전도 기대를 모았다.
특히 최근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과 함께 배우 윤여정·한예리 주연의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 등이 각각 2020년, 2021년 골든글로브에서 외국어 영화상(현 비영어권 작품상)을 수상하며 한국 작품과 감독, 배우들이 가진 위상을 높여온 바 있다. 그런 만큼 이번 수상 불발에 아쉬움이 남지만, 수상의 여부와 상관 없이 '헤어질 결심'의 오스카 레이스는 계속 될 전망이다.
'헤어질 결심'은 오는 3월 12일 열리는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국제장편영화상 예비 후보에 올라 있다. 골든글로브에서 경쟁한 '서부 전선 이상 없다' '아르헨티나, 1985' 등을 포함해 총 15편의 영화와 경쟁하며 오는 24일 아카데미 회원들의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가 추려질 예정이다. 현재 HBO Max 드라마 '동조자'의 촬영을 위해 미국에 머물고 있는 박찬욱 감독은 현지에서 오스카 레이스를 준비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오는 15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에도 후보로 올라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