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복잡한 휴양지, 프리미엄 호캉스 인기…대체공휴일 확대로 3일 이상 연휴 6번, 징검다리 연휴도 3번
부처님오신날이 5월 27일 토요일이라 월요일이 대체공휴일로 지정되면 연휴가 하나 더 생겨 주말을 포함한 3일 이상 연휴는 설 연휴와 추석 연휴를 포함해 총 6번이 된다. 정부는 올해부터 시행되는 부처님오신날과 크리스마스의 대체공휴일 확대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민 여가권 보장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2023년에는 화요일인 6월 6일 현충일과 8월 15일 광복절, 10월 3일 개천절을 끼고 징검다리 연휴를 즐길 수도 있다.
제주로 향하는 여행객들의 면세한도도 기존 600달러에서 800달러로 늘어난다. 담배는 변동 없이 1보루인 200개비까지만 면세가 적용되지만 주류 면세 범위는 늘어난다. 현행 1리터 이하 1병에서 2023년부턴 합산 2리터 이하 2병까지 가능하다. 이는 2022년 9월에 해외여행객의 면세한도를 한 차례 상향한 이후의 추가 조치로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점차 늘어나는 시기에 소비를 좀 더 국내로 돌리기 위함이기도 하다.
#일본‧베트남 등 인기
팬데믹을 겪었던 지난 3년 동안 움츠러들었던 여행업계는 올해부터 급격한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해외여행 수요도 본격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야놀자가 빅데이터를 분석해 발표한 ‘2023 여행 트렌드 전망’에 따르면 2023년에도 근거리 해외여행이 선호될 것으로 예측된다.
2022년 항공권 발매 기준 인기 10개 도시는 일본, 태국, 베트남, 괌 등 모두 근거리 국가들이었다. 근거리 여행지 가운데서도 인구 혼잡도가 비교적 낮고 물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휴양지의 인기가 높았다. 또 엔저 현상과 짧은 항공 시간에 힘입어 최근 해외여행객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일본은 무비자 입국이 허용된 2022년 10월부터 12월까지의 숙소 거래액이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동기와 비교해서도 482%나 증가하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뛰어넘었다.
전통적으로 구분되던 여행업계의 성수기와 비성수기의 간극도 3년 동안의 팬데믹을 겪으며 대폭 완화돼 여행객이 예전처럼 시즌에만 몰리지 않고 분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팬데믹 이전보다 더 개인화된 여행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이며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독립된 공간과 해외여행을 대체할 국내 프리미엄 호캉스를 찾는 고객들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에는 전 세계 다수의 국가들이 엔데믹 체제로 전환한 만큼 해외여행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한편, 전반적인 여행 가격 상승과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근거리 여행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올해 설 연휴에도 해외여행객은 크게 늘었다. 올 설 연휴는 주말을 포함해 4일로 비교적 짧은 편이지만 해외여행 수요는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최대치를 보여주고 있다. 항공사들에 따르면 설 연휴 출발 항공 좌석들은 80~90% 이상 예약이 찼다. 설 연휴가 짧은 만큼 베트남을 비롯해 필리핀, 태국, 타이완, 괌‧사이판 등 기존 인기 지역이었던 단거리 동남아시아는 물론 일본도 인기가 뜨겁다.
하나투어 예약현황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 해외여행 예약자는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20년 설 연휴와 비교해 50% 이상 회복한 수준이다. 설 연휴 특수는 코로나19 이후 3년여 만에 처음이다.
해외여행을 견인할 유류할증료도 호신호를 보여준다. 2023년 1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12단계로 전월 대비 3단계나 하락했다. 2022년 7~8월 성수기에 22단계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던 때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당시 대한항공 기준 뉴욕 왕복항공권의 유류할증료는 67만 8600원이었지만 2023년 1월 기준 39만 2000원이다. 4인 가족 기준으로 하면 100만 원가량 차이가 나는 셈이다.
2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2월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편도 1만 3200원으로 1월의 1만 4300원 대비 1100원 내렸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불안한 국제 정세로 인해 함부로 예측할 순 없지만 국제선 유류할증료도 2월엔 1월보다 더 내릴 가능성이 크다.
한편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자료를 토대로 발표된 ‘2023년 1분기 세계 이동성 보고서’의 각국 ‘여권 파워’ 조사에서 우리나라가 일본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 조사는 사전에 비자를 받지 않고 갈 수 있는 나라 수로 순위를 평가하는데, 우리나라는 세계 199개국 가운데 192개국에서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거나 상대적으로 간편한 입국 절차를 밟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 위한 ‘2023 코리아그랜드세일’도
엔데믹으로 전환되며 스스로 발 빠르게 돌아가는 아웃바운드(내국인의 국외여행) 여행산업과는 달리 정부의 리드가 중요한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여행산업도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 정부는 국내 여행산업 활성화를 위해 ‘2023-2024 한국방문의 해’를 선포해 외국인 방문객을 늘리는 데도 주력할 예정이다.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K컬처를 본격 활용한다는 전략으로 전국에서 대표 이벤트 100선을 선정해 K컬처 릴레이 체험 콘텐츠를 제공한다. 한국관광공사는 전통적으로 수요가 많은 일본을 비롯해 태국·인도네시아·싱가포르·대만 등 동남아 관광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행사를 열고 도쿄·홍콩·뉴욕 등 15개 대도시에서는 ‘K관광 국제로드쇼’도 진행할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방문위원회는 1월 12일부터 2월 28일까지 ‘2023 코리아그랜드세일(Korea Grand Sale)’도 연다. 쇼핑·체험·식음·K컬처 등 주제별 특별 프로모션을 선보이고 한류스타 성지 투어, K팝 안무 배우기, 스키 타기, 고궁 투어 등으로 한국 여행의 매력을 전한다. 모든 국적 항공사가 참여해 110여 개 노선 최대 94% 할인과 부가서비스 혜택도 제공한다.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서 장기체류 여행을 하기도 더 쉬워진다. 1~2년 동안 거주가 가능한 ‘워케이션 비자(디지털노마드 비자)’와 K 콘텐츠 교육 수강을 전제로 한 ‘K컬처 연수비자’를 신설해 외국인의 장기 여행을 독려한다. 단체여행객에게는 전자여행허가제(K-ETA)를 통해 일괄 단체심사를 적용한다. 또 주로 인센티브 여행과 수학여행 등의 특수 목적 단체에 주었던 전자비자 발급 편의를 일반 단체에도 주고 비자 발급에 소요되는 기간도 단축할 예정이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