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원내대표 “직접 개입과 노골적 편파…초등학교 반장 선거도 이 정도는 아닐 것”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눈 밖에 난 이준석 대표를 몰아내려고 당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지지율이 가장 높던 유승민 전 의원을 잘라내려고 당의 규칙까지 개정한 것은 예고편에 불과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엔 여론조사 1위를 기록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사직서를 내자, 윤 대통령은 보복·응징이라도 하듯이 ‘사표 수리가 아닌 해임’으로 맞받았다. 이른바 ‘제2의 진박 감별사’를 내세워 무조건 말 잘 듣는 ‘친윤 당 대표’를 만들고야 말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오기와 독선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점입가경의 막장 내전으로 치닫는 집권 세력의 낯부끄러운 행태가 참으로 목불인견”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023년 새해 벽두부터 집권 세력은 정당민주주의의 시계를 완전히 거꾸로 돌리는 ‘줄 세우기 구태’로 국민의 눈살만 찌푸리게 하고 있다. 군사정권 이후, 어떤 대통령한테도 보기 어려웠던 당권에 대한 직접적인 개입과 노골적인 편파가 빚어낸 상황이다. 초등학교 반장 선거도 이렇게까지는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태원 참사마저 대통령이 오직 측근 후배 이상민 장관만 살리겠다고 일념을 불태우다 보니 ‘정확히 꼬리만 자른’ 특수본 수사, 국정조사 내내 진상 규명을 방해한 정부와 여당으로 인해 유가족의 고통만 더욱 커졌을 뿐”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 뜻에 따라 국정을 책임 있게 이끌 생각이 눈곱만큼이라도 있었다면, 우선적으로 해임할 사람은 나경원 부위원장이 아니라 이상민 장관이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박 원내대표는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 있어야 할 곳은 여당 전당대회 한복판이 아니라, 국민 삶의 한복판이어야 한다. 당장 북한 무인기 등 속수무책으로 뚫려버린 안보 상황, 무역수지 적자 역대 최대,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민생 고통 등, 온통 빨간불이 들어와 있다”며 “대한민국이 처한 민생경제와 안보의 큰 위기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우선적으로 몰두할 일은 당권 장악이 아니라 국민을 통합하고 유능한 리더십을 증명하는 것임을 명심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