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중심적이고 칭찬에 집착, 상대방 약점 이용해 자존감 무너뜨려…‘당신을 가르치려 드는 사람’ 조심해야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 얼마 전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가 선정한 지난해 최악의 인물들, 다시 말해 자아도취자를 뜻하는 나르시시스트들이다. ‘폴리티코’는 ‘2022년은 우리 모두가 마침내 나르시시스트들에게 싫증을 느낀 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그들 가운데 일부는 마땅한 벌을 받았고, 일부는 더 심한 벌을 받았다. 바로 무관심이다”라고 보도했다. 나르시시스트들은 자기중심적이고, 주목받고 싶어하며, 상대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한다는 점을 특징으로 갖고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자기중심적인 성격을 가진 배우자, 친구 또는 동료는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아니면 혹시 내가 그런 사람은 아닐까.
자기중심적인 나르시시스트들은 상대를 하찮고, 아무 쓸모없고, 무가치한 사람이라고 느끼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이런 성향의 가족, 친구, 상사를 대할 때면 자존감이 무너지면서 나도 모르게 나 자신에게 실망을 느끼게 된다.
이런 점에서 다음과 같은 사람은 나르시시스트일 확률이 높다. 당신을 고립시키려고 하거나, 당신이 어떻게 느끼거나 행동해야 하는지 가르치려고 들거나, 혹은 당신의 현실을 바꾸려고 하는 사람들이다. 또는 잘못된 일은 당신 탓이라고 비난하고, 친구관계와 행적을 감시하고, 당신의 의견과 요구를 곧잘 무시한다.
다음은 뉴욕의 심리학자인 그렉 쿠쉬닉 박사가 소개하는 나르시스트들에게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특징들이다.
#권력과 성공에 대해 집착한다
나르시시스트들은 권력과 성공을 얻고자 집착한다. 때문에 출세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을 해치는 것에 대해서도 거리낌이 없다. 또한 일반적으로 그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들을 통제하려고 들며 원하는 바를 달성하기 위해 비윤리적인 방법, 예를 들어 거짓말을 하거나 속임수를 사용하기도 한다.
#칭찬받고 주목받고 싶어한다
사실 우리 모두는 칭찬을 받고 싶어하고 또 칭찬을 받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나르시시스트들은 칭찬을 갈구하고 칭찬받기 위해 지나치게 애를 쓴다. 이를테면 화려한 수컷 공작처럼 다른 사람들로부터 감탄과 관심을 받기 위해 비싼 옷을 입거나 화려한 스포츠카를 운전하는 등 튀는 행동을 한다. 때문에 이런 성향의 사람들은 지나치게 거만하기도 하다.
이들이 이렇게 지나칠 정도로 관심받고 싶어하는 이유는 자신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사실은 충분히 훌륭하지 못하거나 괜찮은 사람이 아니라는 데 대한 두려움을 다른 사람의 관심을 통해 숨기고자 하는 것이다.
단순히 자신감이 있는 사람과 자기중심적인 사람의 차이점은 자신감이 있는 사람들은 스스로에 대해 좋은 기분을 느끼기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의존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반면, 나르시시스트들은 종종 대화를 독차지하거나 부탁하지도 않은 조언을 해주는 등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바라는 행동을 한다. 이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빼앗는 동시에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붙잡아 두려는 행동 유형이다.
#상대의 자존감을 무너뜨린다
자아도취적인 사람들은 상대가 스스로를 의심하도록 질문하거나 비판한다. 그리고 이렇게 함으로써 상대의 힘을 빼앗는다. 그들이 하는 가장 악랄한 일은 상대의 불안과 약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들은 상대가 언급한 문제들, 이를테면 몸무게든 직장에서의 성과에 대한 불안감이든 약점들을 기억해두었다가 상대를 비하하기 위해 나중에 이를 활용한다.
#공감능력이 부족하다
나르시시스트들의 가장 흔한 특징 가운데 하나는 주변 사람들과 감정을 공유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이런 사람들은 상대에 대한 공감능력이 부족하고 다른 사람들의 상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누군가의 생각이나 감정이 그들 자신과 일치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는다. 요컨대 상대방을 이해하거나, 상대의 말을 경청하거나, 용기를 주려고 하지 않는다.
나르시시즘적인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에 더 집착하며, 종종 주변 사람들보다 자신이 더 우월하거나 더 중요해 보이기 위해서 노력할 뿐이다.
#늘 자신에 관한 이야기만 한다
이러한 행동은 통제와 관심 추구의 또 다른 형태다. 일단 그들이 대화를 장악하면 그들의 말에 끼어들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화가 일방적으로 흐르고 대화 자체가 매우 피곤해질 수 있다.
#상대를 가스라이팅하려고 한다
나르시시스트들은 친한 상대, 특히 연인 관계의 경우 상대를 가스라이팅하려는 경향이 있다. 상대를 괴롭혀서 상대의 현실에 의문을 갖게 하고 상대가 온전한 정신상태인지 스스로를 의심하도록 부추긴다.
#특권의식이 강하다
자아도취적인 특성을 가진 사람들은 스스로 특별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 지나치게 자신의 재능을 과신하며 이에 집착한다.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중요하고 더 낫다는 강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으며, 이런 태도는 종종 다른 사람들에게 위협적이 될 수 있다.
#내 말이 항상 맞다고 생각한다
나르시시즘적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틀리는 것을 좋아한다. 반면, 늘 자신은 맞기를 바란다. 마음대로 다른 사람들을 판단한다. 특히 도전을 받거나 상대가 한 수 위라고 느낄 때면 그렇다. 만약 이런 사람과 관계를 맺고 있다면 자신이 항상 틀렸다고 느끼기 때문에 스스로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갖게 되고 부정적이 된다.
#자존감이 지나치게 강하다
나르시시스트들의 또 다른 주요 특징은 과장되고 거창한 자아의식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종종 자신이 주변의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우월한 존재라고 믿는다.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낫다는 점을 뽐내기 위해 이들은 자신의 소유물을 자랑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이 소유한 최고의 옷, 자동차, 가전제품 등을 자랑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친구들을 만나면 자신이 그들보다 한 수 위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자신의 개인적인 업적을 과장하기도 한다.
#비난받는 것을 매우 힘들어한다
나르시시스트들은 누군가 자신을 비난하거나 꾸짖는 것을 자존감과 정체성에 대한 공격으로 보기 때문에 어떤 형태의 비난도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 때문에 이런 경우 자신을 비난한 상대를 비하하고 무시하려는 시도로 이어질 수 있다.
나르시시스트들의 또 다른 특징은 책임감 결여다. 명백하게 자신의 잘못이거나 가장 간단한 일에 대해서조차도 사과하기 힘들어 한다. 어떤 문제에 대해 사과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면 자아도취적인 사람은 종종 “당신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 또는 “당신이 그랬기 때문에 그렇다”라고 말한다.
나르시시스트로부터 나를 지키는 법 “감정 공유 말고 거리 두라”
#나 자신을 안다
나 자신에게 정말 중요한 것, 즉 나의 가치, 관심사, 의견이 무엇인지에 집중한다. 그러면 나르시시스트가 나의 현실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나 자신을 의심하도록 만들 때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아차릴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의심하지 않도록 나 자신의 가치를 아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아도취자의 망상에 빠지는 대신 스스로 원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자신의 꿈에 집중하라. 인생에서 무엇을 바꾸고 싶은가. 어떤 재능을 개발하고 싶은가.
#자신의 한계를 안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받아들일 수 없는지 스스로 결정한다. 나 자신의 한계를 알면 나르시시스트가 나를 이용하거나 내 탓을 할 때 죄책감이나 자기 회의를 느끼지 않게 된다.
#감정을 공유하지 않는다
나르시시스트와 감정을 공유하는 것을 피하도록 한다. 그들은 감정을 공유하면 이를 약점으로 간주하고 당신이 말하고자 하는 요점을 무시하려 든다.
“당신이 자꾸 나를 깔보기 때문에 당신으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해 피해야 하니 나 역시 마음이 아프고 슬프다”는 식으로 말하지 않는다. 대신 감정을 배제하고 이렇게 선언한다. “나는 당신과 거리를 두겠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