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롯2’ 시청률 ‘트롯맨’ 앞서지만 화제성 면에선 오히려 밀려…두 오디션 다 확실한 반전포인트 필요
시청률만 놓고 보면 두 프로그램 모두 불만족스럽다. ‘불타는 트롯맨’은 8.4%로 시작해 11.8%, 12.7%로 꾸준히 상승세를 그려왔지만 4회에서 12.2%로 전회 대비 시청률이 0.5%포인트(p) 하락했다. ‘미스터트롯2’는 20.2%로 화려하게 시작했지만 2, 3회에서 20.8%, 20.9%를 기록하더니 4회에선 3회와 같은 20.9%를 기록했다. 21%의 벽을 깨지 못하고 박스권에 갇혀버렸다.
어차피 치열한 두 프로그램 대결의 중심에는 서혜진 크레아스튜디오 대표가 있다. 보다 정확히 표현하면 노윤 작가 등 크레아스튜디오에 합류한 제작진 전체를 의미하는 ‘서혜진 군단’인데 상징성을 감안해 이번 기사에선 서혜진 대표로 통칭한다. TV조선에서 ‘미스·미스터 트롯’ 시리즈를 제작하며 TV조선 예능 열풍을 주도했던 서혜진 대표가 사직한 뒤 크레아스튜디오를 설립해 현재 MBN과 함께 ‘불타는 트롯맨’을 제작하고 있다. 시청률을 바탕으로 한 4회까지 초반부 성적표는 ‘미스터트롯2’의 압승이다. 8%대의 시청률 차이를 보이며 ‘불타는 트롯맨’을 크게 앞서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어제의 서혜진 대표’와 오늘의 ‘미스터트롯2’ 현 제작진의 대결이다. ‘미스터트롯2’가 첫 회에서 20.2%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데에는 브랜드 네임이 큰 역할을 했다. TV조선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 ‘미스터트롯1’에 대한 신뢰 등을 바탕으로 한 첫 회 시청률이다. 여기에는 기존 ‘미스·미스터 트롯’ 시리즈 등을 주도하며 TV조선 트롯 예능의 브랜드를 만들고 키운 서혜진 대표의 역할이 크다. 2회부터의 시청률은 서혜진 대표가 빠진 상황에서 달라진 ‘미스터트롯2’의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는 현 제작진의 역할이 작용하는데 2회 이후 시청률 상승률은 4회까지 고작 0.7%에 불과하다.
문제는 5회부터다. 서혜진 대표의 ‘미스터트롯1’은 12.5%의 시청률로 시작해 4회에서 19.4%를 기록했다. 4회까지는 20.9%의 ‘미스터트롯2’가 앞선다. 그런데 ‘미스터트롯1’은 5회에서 25.7%를 기록하며 시청률이 급상승했다. 과연 ‘미스터트롯2’가 5회에서 25.7%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수 있을까. 현재까지의 시청률 추이로 보면 쉽지 않아 보인다. 5회부터는 ‘어제의 서혜진 대표’가 시청률에서도 ‘미스터트롯2’ 현 제작진을 앞서기 시작할 수 있다.
5회 이후 중반부에서 확실한 터닝포인트를 찾아 본격적인 시청률 상승이 이뤄지지 못할 경우 ‘미스터트롯2’ 현 제작진은 어제의 서혜진 대표와의 비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 마스터 군단의 공정성을 제고하고 쓴소리 심사평으로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마스터로 주영훈과 박선주를 투입하는 등 현 제작진은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또한 마스터의 전문성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최근 방송에선 흥미 위주의 마스터 심사평을 상당 부분 편집하려는 의도도 감지되고 있다.
게다가 ‘미스터트롯2’ 현 제작진은 현재의 서혜진 대표와도 계속 겨뤄야 한다. 아직까지는 서혜진 대표의 ‘불타는 트롯맨’에 8%p 이상의 격차로 시청률이 앞서 있지만 아직 마음을 놓을 단계는 아니다. 시청률을 제외한 영역에선 반드시 ‘미스터트롯2’가 앞선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화제성과 참가자 팬덤 등에서는 ‘불타는 트롯맨’이 비등하거나 다소 앞서가는 분위기다. ‘불타는 트롯맨’은 현재 가장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황영웅을 중심으로 여러 참가자들이 화제를 양산하며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반면 ‘미스터트롯2’는 확연히 앞서 가는 참가자가 아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예심에서 TOP(톱)3인 진·선·미에 오른 박지현, 황민호, 김용필 등이 눈길을 끌지만 박지현과 황민호는 소속사와 몇몇 마스터의 관련성으로 인해 괜한 공정성 논란이 불거져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전체 참가자의 평균 실력을 비교하라면 ‘미스터트롯2’가 더 앞서 있는 것 같은데 참가자 개개인, 특히 상위권 참가자들의 스타성은 ‘불타는 트롯맨’이 조금 앞서 보인다”며 “오디션 프로그램은 결국 어떤 스타를 발굴하느냐가 관건인데 그런 측면에선 ‘불타는 트롯맨’이 더 정도로 가고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사실 시청률이 가장 객관적이고 직관적인 수치이긴 하지만 그만큼 허망하기도 하다. 역대 최고의 오프닝 기록은 TV조선 ‘미스트롯2’의 28.6%로 4회에선 26.7%를 기록했으며 최종 성적은 32.9%다. ‘미스터트롯1’의 최고시청률 35.7%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전회 평균 시청률에선 ‘미스트롯2’가 더 높다. 그렇지만 이는 전작 ‘미스터트롯1’의 브랜드 네임 덕분에 초반부터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을 뿐, 자체적인 한계에 부딪히며 후반부에서 기세가 꺾이고 말았다. 결국 송가인, 임영웅 등 TOP7급 스타를 발굴해내지 못하며 ‘미스트롯2’는 아쉬움이 짙게 남은 프로그램이 되고 말았다.
그런가 하면 현재의 서혜진 대표에게도 어제의 서혜진 대표는 반드시 겨뤄 이겨야 하는 존재다. 현재의 ‘불타는 트롯맨’ 성적표 역시 상당히 좋은 수준이다. MBN 입장에선 기존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이 거듭 흥행에 실패했다. ‘보이스퀸’은 최고 시청률이 8.6%, ‘헬로트로트’는 최고 시청률이 4.8%에 불과했다. 그나마 ‘보이스트롯’이 18.1%의 최고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최종회(12회)에서 일궈낸 기록일 뿐 11회만 해도 13.9%였다. ‘불타는 트롯맨’은 MBN 예능 첫 회 시청률 역대 1위를 기록했으면 최종 최고시청률도 ‘보이스트롯’의 18.1%를 뛰어 넘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서혜진 대표 입장에선 어제의 영광과 비교하면 여전히 아쉬움이 많이 남는 상황이다. 심지어 4회에선 전회 대비 시청률이 0.5%p 하락하면서 빨간불이 들어왔다. 그나마 ‘미스터트롯2’도 21%의 벽을 넘지 못해 차이가 더 벌어지진 않았지만 자칫 하락세가 더 이어지면 좋은 분위기가 깨질 수도 있다. 서혜진 대표의 ‘불타는 트롯맨’ 역시 중반부에서 확실한 반전 포인트가 절실한 상황인 셈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김은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