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흥행세 꺾이자 다시 독주 채비…‘아바타1’ 1333만 기록 도전 여전히 진행형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월 24일 오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는 “‘아바타: 물의 길’이 개봉 42일 차인 24일 오전 7시 기준 누적 관객수 1005만 4086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1월 23일 수익이 20억 달러(약 2조 4600억 원)를 돌파한 ‘아바타: 물의 길’은 역대 전세계 흥행 순위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역대 1위는 ‘아바타1’으로 ‘아바타’ 시리즈가 1위와 6위를 기록했다. ‘아바타’ 1편과 2편을 모두 연출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전세계 흥행 순위 3위에 오른 ‘타이타닉’도 연출했다. 조만간 ‘아바타: 물의 길’이 역대 전세계 흥행 순위 5위 안에 들 것으로 예상돼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역대 전세계 흥행 순위 TOP(톱)5 가운데 3편을 연출한 감독이 될 전망이다.
‘아바타: 물의 길’은 1000만 관객을 기록한 한국에서도 높은 수익을 냈다. 미국, 중국, 프랑스, 독일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은 흥행 수익을 낸 국가로 기록되고 있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여러분들의 성원과 사랑에 정말 감동받았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한국!”이라고 감사의 말을 남겼을 정도다.
개봉 이후 1월 17일까지 줄곧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서 일별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켜온 ‘아바타: 물의 길’은 1월 18일 4위로 내려간다. 설 연휴를 노린 한국 영화 기대작 ‘교섭’과 ‘유령’이 이날 개봉해 1·2위에 올랐고 1월 4일 개봉 이후 꾸준히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던 일본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3위를 기록했다. 그렇게 흥행세가 꺾인 것으로 보이던 ‘아바타: 물의 길’은 이틀 뒤인 20일 다시 3위가 됐고, 22일 다시 2위로 올라섰다.
‘교섭’이 개봉 이후 설 연휴 기간 내내 일별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데 반해 ‘유령’은 개봉 다음날인 19일 3위로 내려왔고 20일에는 4위가 됐다. ‘유령’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흥행 성적을 기록하며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월 24일까지 41만 4304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현재 상황에선 100만 관객도 어려워 보인다.
‘교섭’은 꾸준히 1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1월 24일까지 누적 관객수는 113만 7876명에 불과하다. 설 연휴로 4일이나 빨간 날이 이어지는 대목이었음을 감안하면 기대 이하의 흥행 성적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12월 21일 개봉한 ‘영웅’이 일주일 동안 기록한 흥행 성적(96만 7485명)보다는 앞서지만 연휴 성적임을 감안하면 오히려 ‘교섭’의 흥행력이 더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영웅’의 1월 24일 기준 누적 관객수는 295만 9784명이다.
‘교섭’은 무려 1231개의 스크린을 확보해 하루 상영횟수(1월 24일 기준)도 5390회로 ‘아바타: 물의 길’(스크린수 909개)의 2111회보다 2.5배 이상 많다. 그러다 보니 회당 관객수는 ‘아바타: 물의 길’이 57.74명으로 35.3명의 ‘교섭’을 압도하고 있다. 극장가가 수익성 제고를 위해 ‘교섭’의 상영횟수를 줄이고 다시 ‘아바타: 물의 길’의 상영횟수를 늘리면 일별 박스오피스 순위도 다시 달라질 수 있다.
게다가 ‘교섭’과 ‘유령’이 ‘아바타: 물의 길’의 독주를 막아서는 데 사실상 실패하면서 다시 한동안 별다른 경쟁작이 없다. 마블의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가 개봉하는 2월 15일까지 ‘아바타: 물의 길’의 순항이 이어질 전망이다. 어려워 보이긴 하지만 ‘아바타1’의 1333만 명 기록 돌파를 향한 도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영웅’에 이어 ‘교섭’과 ‘유령’까지 기대작이 연이어 개봉했지만 한국 영화계는 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분위기다. 황정민 현빈 강기영(이상 ‘교섭’),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박해수(이상 ‘유령’) 등 흥행성이 보장된 배우들을 대거 투입하고도 흥행 성적은 기대 이하다. 워낙 막강한 경쟁자인 ‘아바타: 물의 길’의 존재감이 무시무시한 게 현실이지만 누적 관객수가 159만 4213명인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도 사실상 밀리고 있다는 부분이 더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1월 24일 기준 일별 박스오피스에선 3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회당 관객수는 36.75명으로 ‘교섭’을 살짝 앞선다.
물론 2023년 개봉 예정인 한국 영화 가운데에는 유독 기대작이 많아 곧 다시 흥행 동력을 회복할 것이라는 장밋빛 관측도 이어지고 있다.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등이 출연하는 ‘밀수’와 황정민, 정해인, 오달수 등이 출연하는 ‘베테랑2’ 등 류승완 감독의 영화 두 편과 김윤석, 백윤식, 정재영, 허준호 등이 출연하는 김한민 감독의 ‘노량: 죽음의 바다’도 있다. 2022년 1000만 관객을 동원한 ‘범죄도시2’의 속편으로 마동석을 필두로 이준혁, 아오키 무네타카, 이범수 등이 출연하는 ‘범죄도시3’도 2023년 개봉 예정이다.
또한 설경구 도경수 주연의 김용화 감독 영화 ‘더 문’, 현빈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유재명 등이 출연하는 우민호 감독의 ‘하얼빈’,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등이 출연하는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 등도 2023년 개봉 예정이다. 이외에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등이 출연하는 ‘콘크리트 유토피아’, 박서준 이지은 등이 출연하는 ‘드림’, 하정우 주지훈 등이 출연하는 ‘피랍’,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박해준 김성균 등이 출연하는 ‘서울의 봄’ 등도 기대작이다.
문제는 개봉 시기 등을 잘 조절해야 한다는 점이다. 2022년에는 여름 극장가에 대작들이 대거 개봉하며 연쇄적인 흥행 실패를 경험해야 했다. 게다가 대작의 속편들이 대거 개봉하는 할리우드 영화와의 경쟁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또한 페이즈5가 시작되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공습도 2023년에는 매우 거셀 전망이다.
김은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