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없이 덜컥 관절이 덜그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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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모든 운동이 그렇듯 잘못된 방법으로 운동을 한다면 오히려 안 하느니만 못 하다. 가장 쉬울 것 같고, 또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을 것 같아 만만하게 여겨지는 달리기라면 더더욱 그렇다. 사실 무조건 달린다고 모두 건강에 좋은 것은 아니며, 또 오래 달린다고 다 좋은 것도 아니다. 최근 독일 시사주간 <포쿠스>는 전 마라톤 선수이자 현재 개인 트레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1986년 ‘슈투트가르트 유럽육상선수권대회’ 동메달리스트인 헤르베르트 슈테프니(58)를 통해 ‘달리기를 하는 데 있어 알아두어야 할 점’들을 총정리했다. 과연 지금 나는 올바로 달리고 있는 걸까. 또 더욱 더 효율적으로 달리기를 즐기려면 어떤 점이 필요할까.
#날씨-두꺼운 옷 한 벌 대신 양파처럼 겹쳐 입어야
날씨에 따라 그날그날의 몸 상태가 다른 것은 당연한 일. 그렇다면 궂은 날씨에는 차라리 운동을 쉬는 게 좋을까.
슈테프니는 꼭 그럴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쌀쌀하고 바람이 부는 날씨에도 제대로 된 복장만 갖춘다면 충분히 달리기를 해도 좋다. 가령 ‘양파껍질 원리’에 따르는 것이 한 방법이다. ‘양파껍질 원리’란 양파껍질처럼 여러 벌의 옷을 겹쳐서 입는 것을 의미한다. 다양한 두께와 소재의 옷을 여러 벌 겹쳐 입을 경우 한 벌의 두꺼운 옷을 입었을 때보다 보온성이 뛰어나며, 방풍 및 방한 기능도 더 뛰어나기 때문에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
이밖에 쌀쌀한 날씨에 반드시 챙겨야 할 것으로는 ‘모자’를 빼놓을 수 없다. 사람의 열은 대부분 머리 정수리를 통해 빠져나가기 때문에 모자를 착용해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에는 뻥 뚫린 길보다는 바람을 어느 정도 막아줄 수 있는 나무가 많은 공원이나 숲 속에서 달리는 것이 좋다. 또한 궂은 날씨에는 속도를 높여 단거리를 달리는 것보다는 천천히 오랜 시간 장거리를 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대로 무더운 여름 날씨에 달리는 것은 어떨까. 이때는 뜨거운 열기를 피해서 이른 아침이나 저녁 무렵에 달리기를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에 충분히 수분을 섭취했다면 달리기를 시작한 후 한 시간이 지나기 전까지는 물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따뜻한 날씨에 알맞은 복장은 땀 배출이 잘되는 기능성 소재로 된 밝은 색의 가벼운 셔츠와 반바지 차림이다.
또한 이런 날씨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맥박수 조절이다. 빠른 속도로 달리기보다는 맥박수를 조절하면서 천천히 달리는 것이 좋다. 이상적인 맥박수는 개인별 평균 최고 맥박수의 70~75%다.
#달리기 시작 전에-마음 동했다고 무작정 뛰면 관절이 싫어해요
자, 이제 막 문 밖으로 나가 달리기를 시작한다고 하자. 당장이라도 달릴 수 있을 것 같지만 사실 이때 준비가 된 것은 마음과 머리뿐이다. 몸은 아직 달릴 준비가 안 되어 있다는 점을 명심하라.
아무런 준비운동 없이 갑자기 달리기 시작할 경우 몸에 무리가 가는 것은 당연한 일. 혈액이 근육에 공급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며, 또한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관절도 미리 부드럽게 풀어줄 필요가 있다. 따라서 처음 5~10분간은 느린 속도로 천천히 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속도를 재거나 마라톤 대회에 참가할 경우에는 반드시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에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속도를 조절하면서 달리는 연습을 할 때에는(예: 10분 달리고 3분 걷고, 다시 10분 달리고 3분 걷는 식) 15~20분가량 천천히 달리면서 몸을 데우는 워밍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달리기 마친 후에-천천히 걷거나 달리면서 멈추기…스트레칭 필수
달리기를 마칠 때에는 끝까지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것보다는 천천히 5분가량 조깅을 하듯이 달리면서 마치는 것이 좋다. 특히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거나 고강도 트레이닝을 실시한 후에는 더욱 그러하며, 이런 경우에는 최소 10분 동안 천천히 걷거나 달리면서 마치는 것이 좋다. 이렇게 속보로 걸으면 근육이 빠르고 효율적으로 회복되는 데 도움이 된다.
달리기를 완전히 마친 후에는 스트레칭을 통해 다리 근육을 풀어준다. 무엇보다도 장딴지와 허벅지 뒤쪽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물을 많이 마셔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되 음식물은 소량만 섭취한다.
#초보자들은-고도비만·고혈압·당뇨…먼저 전문의와 상담을
35세 이상에 처음 달리기를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먼저 스포츠 전문가나 전문의와 상담 후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특히 위험 요소들, 가령 심한 고도비만, 흡연, 고혈압, 당뇨, 높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등을 갖고 있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또한 운동부하심전도 검사나 혈액 검사를 통해 지구력을 요하는 운동을 해도 좋은지 사전에 점검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초보자들이 저지르는 흔한 실수 가운데 하나는 ‘너무 서두른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달리기를 시작하면 부상을 당하거나 지친 나머지 금세 흥미를 잃곤 한다. 이에 슈테프니는 “천천히 부드럽게 시작할수록 나중에 결과가 좋다”고 말한다.
처음부터 무조건 달리려고 하지 말고 먼저 산책하듯이 천천히 걷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혹은 ‘천천히 달리기’와 ‘걷기’를 반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처음에는 이런 식으로 일주일에 두 번가량 달리기를 하고, 좀 더 익숙해지면 일주일에 3~4회로 횟수를 늘려 나간다. 한 번에 30분을 쉬지 않고 달릴 수 있을 정도가 되면 일주일에 한 번은 90분까지 시간을 늘려본다.
#숙련자들은-풀코스 마라톤 도전자들 최소 1년 반은 준비해야
어느 정도 달리기를 해본 경험 많은 사람이라면 대부분 한번쯤은 마라톤 대회에 나가 자신의 실력을 점검해보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이때 대개 저지르는 실수는 자신의 실력을 실제보다 과신한다는 것이다. 가령 근육은 눈에 보일 정도로 비교적 빠른 속도로 만들어지지만, 힘줄이나 인대 등 다른 부분은 달리기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지는 데 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실제 아무리 뛰어난 베테랑이라고 하더라도 최고의 실력에 도달하는 데에는 적어도 3~5년은 걸린다. 따라서 하프마라톤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대회에 참가하기 전 적어도 1년 전부터 꾸준히 달리기 연습을 해야 하며, 풀코스 마라톤을 참가하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최소 1년 반 동안 준비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연습은 어떤 식으로 하는 것이 좋을까. 이에 대해 슈테프니는 “최소 일주일에 4일은 달리기 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무작정 달리는 것이 아니라 마라톤 대회를 목표로 한 특별한 스케줄(예: 인터벌 트레이닝)에 따라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매주 일정 거리를 조금씩 늘려 나가는 것이 중요하며, 하루는 전력으로 그리고 다음 날은 천천히 달리는 식의 강약 조절을 통한 연습도 필요하다.
#운동화-크거나 작으면 NG…찰떡궁합 찾아라
운동화는 달리기를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물품이다. 자신의 발에 맞는 운동화를 신어야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조깅화 전문점에 가서 자신에게 맞는 신발을 찾도록 한다.
맥박수 측정기를 착용하고 달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달리면서 자신의 맥박을 체크하면 자신에게 맞는 속도를 조절하면서 달릴 수 있다.
#동기-‘왜 사서 고생하지?’ 혼자 말고 같이 뛰세요
꾸준히 운동을 하기란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야외 운동인 달리기는 특히 날씨가 나쁜 날이면 더욱 주저하게 마련. 이럴 때 동기를 부여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친구와 약속을 정하는 것이다. 누군가와 약속을 했다면 쉽게 취소하기 힘들어진다.
또한 달리기 동호회에 나가거나 정기적인 모임을 만드는 것도 동기를 부여하는 데 좋은 방법이다. 혼자 달리기를 할 때면 간혹 ‘왜 내가 이런 고생을 해야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때로는 속도 조절을 못해서 달리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울 때도 있다. 이때 다른 사람과 함께 달리면 이런 문제는 자연히 해결된다.
또한 스스로에게 목표를 세우는 것도 동기 부여에 좋은 방법이다. 가령 마라톤 경주에 참가한다거나 달리기를 목표로 한 여행을 계획하는 식이다. 이때 여러 사람과 함께 혹은 친구나 애인 혹은 부부가 함께한다면 즐거움은 배가된다.
#영양 및 수분-소화 잘되는 바나나 강추 조깅 후엔 꼭 수분 보충을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에는 가볍게 배를 채우는 것이 좋다. 한 시간 전쯤 소화가 잘 되는 음식 위주(바나나, 흰 빵과 꿀)로 먹는다.
가볍게 조깅을 마친 후에는 즉시 물을 마셔 수분을 보충하고, 탄수화물 위주의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을 섭취한다. 가령 바나나가 대표적이다. 장거리 달리기나 강도 높은 달리기를 마친 후에는 빠른 시간 안에 근육이 다시 회복될 수 있도록 감자, 계란, 우유, 곡물 시리얼 등 고단백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또한 한 시간 안에 재빨리 탄수화물을 보충하는 것도 중요하다. 달리기 후에 먹으면 좋은 탄수화물 음식으로는 빵, 쌀, 국수, 감자, 과일 등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수분 보충이다. 달리기를 하는 데 있어 가장 이상적인 음료는 염분이 낮은 과일 주스나 미네랄워터다.
#코스-경사 변화 주면 효과적 언덕 구간을 활용하세요
처음에는 일주일에 3회, 한 번에 30분씩 달리는 것이 좋으며, 조금 더 지나면 한 시간으로 늘린다. 어느 정도 실력이 향상되면 조금씩 더 시간을 늘려나간다.
중요한 것은 계속해서 점차 속도에 변화를 주거나 거리를 늘려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변화를 주지 않고 같은 패턴으로 단조로운 연습을 하면 금세 흥미를 잃고 둔감해진다.
만일 일정한 속도로 오래 달리기를 하는 경우에는 평평한 지면이 알맞으며, 마라톤 경주를 준비하고 있다면 아스팔트에 익숙해지도록 아스팔트 도로 위를 달리는 것이 좋다.
경사에 변화를 주면서 운동을 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언덕과 내리막이 많은 구간을 찾아 연습을 하면 자연스레 인터벌 트레이닝 효과를 볼 수 있으며, 근처에 언덕 구간이 없다면 피트니스 센터의 러닝머신 위에서 경사를 조절하면서 연습한다. 또한 평소 꾸준한 근력 운동을 통해 근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맨몸으로도 가능한 간단한 근력 운동은 다음을 참고한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건강하게 달리기 위한 근력 운동
오~래 가는 ‘에너자이저’ 원한다면
다음의 간단한 근력 운동들은 모두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기본 동작들이다. 일주일에 적어도 하루 이상, 그리고 한 번에 10~15회씩 총 3회 실시한다.
▲등운동
1. 의자에 허리를 꼿꼿이 펴고 앉는다.
2. 팔을 위로 곧게 편다. 이때 손바닥이 안쪽을 향해 마주보도록 한다.
3. 견갑골을 척추 방향으로 뒤로 당긴다.
▲앞 허벅지 운동
1. 의자 위에 앉는다.
2. 문고리나 책상 다리에 고무밴드를 묶는다.
3. 고무밴드 한 쪽 끝을 발에 건다.
4. 다리를 뻗어 위로 들어 올린다.
▲몸통 및 옆구리 운동
1. 책상다리에 고무밴드를 묶는다.
2. 고무밴드를 잡아당겨서 발에 건다.
3. 다리를 옆으로 뻗어 들어올린다.
▲허리 운동
1. 배를 깔고 엎드린다.
2. 무릎을 구부린다.
3. 허벅지를 살짝 위로 들어올린다.
4. 양다리를 함께 올리면 운동효과가 더 좋다.
▲복근 운동
1. 누운 자세에서 양쪽 다리를 구부려 몸 쪽으로 당긴다.
2. 팔은 앞으로 뻗는다.
3. 머리와 어깨를 바닥에서 들어올린다.
4. 몸통을 가능한 둥그렇게 만다.
▲허리 돌리기 운동
1. 그림과 같이 테이블 자세를 취한다.
2. 팔과 무릎이 바닥에서 직각이 되도록 한다.
3. 이때 팔은 어깨 너비로 벌린다.
4. 다리를 옆으로 벌려 들어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