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추가 매입 가능성 주목, 시너지그룹 “단순 투자”…종속기업들 전망 악화와 소송 리스크는 변수
#상상인 2대주주 시너지그룹 움직임 주목받는 까닭
오는 3월 시너지파트너스의 자회사 시너지이노베이션은 의료기기 자회사 엠아이텍을 매각한 대금 약 2912억 원을 받을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6월 시너지이노베이션은 엠아이텍의 지분 전량을 보스턴사이언티픽에 넘기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양도 목적은 경영효율성 제고 및 운영자금 확보다. 매각 대금은 거래가 종결되는 3월 15일 시너지이노베이션에 현금으로 지급된다.
시너지이노베이션이 매각대금으로 상상인 지분 추가 확보에 나설지 시장은 주목된다. 시너지이노베이션과 시너지파트너스 등 특별 관계자들은 상상인 지분을 꾸준히 늘려왔다. 지난해 6월 기준 시너지파트너스는 상상인 지분 8.49%를, 시너지이노베이션은 5.95%를 보유 중이다. 구자형 시너지파트너스 대표도 3.60%, 시너지파트너스가 최대주주인 메디카코리아와 시너지투자자문도 상상인 지분을 각각 3.29%, 0.65%를 보유하고 있다. 시너지파트너스 및 특별관계자의 지분율은 총 21.75%다.
특히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지난해 5월 시너지이노베이션이 엠아이텍이 보유하고 있던 상상인 지분 약 107만 주를 매입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상상인 지분이 필요 없었다면, 굳이 지분을 사올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아직 시너지그룹 측과 상상인 최대주주인 유준원 상상인 대표 및 특별관계자와의 지분 차이는 크다. 상상인 지분 23.44%를 보유한 유준원 대표와 부인 김수경 씨 등 특별관계자 지분을 모두 합하면 32.05%다. 시너지그룹 측과는 10%포인트가량 차이가 난다. 하지만 만약 시너지이노베이션이 매각대금 3000억 원 중 330억 원 정도만 상상인 지분을 매수하는 데 써도 최대주주 자리는 바뀔 수 있다. 현재 상상인 시가총액은 약 3300억 원이다.
게다가 최근 상상인 주가는 내림세다. 2018년 2월 2만 6000원대였던 주가는 2019년 8월 1만 1000원대로 내려앉았다. 이후 주가가 계속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4월 1만 1000원대로 소폭 올랐다가 현재는 59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이 때문에 시너지그룹이 낮은 가격에 상상인 지분을 매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선 후 회사를 키우거나, 시장에 다시 지분을 내다 팔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분 매각 시 최대주주라는 위치가 2대주주보다는 유리하다는 점에서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대학교수는 “최대주주로 올라설 시 경영권과도 연계되기 때문에 2대주주 지분보다 지분 가치가 높고, 추후 보유한 지분을 되팔 때 시장에서 매수자가 나타나기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최대주주가 된다고 해서 무조건 경영권까지 가져오는 것은 아니지만, 이사회 안건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업황 전망 안 좋고 소송도 진행 중인데
상상인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상상인은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을 100% 소유하고 있으며, 상상인증권, 상상인선박기계, 상상인인더스트리 등을 종속회사로 보유 중이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1~3분기 상상인 매출은 5371억 원으로, 4101억 원을 기록한 2021년 1~3분기보다 상승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60억 원에서 783억 원으로 감소했으나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종속기업 중 매출 규모는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 가장 크다. 지난해 1~9월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2021년 1~9월 대비 각각 542억 원, 287억 원 증가한 2539억 원과 1297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각각 상상인저축은행의 경우 43억 원 감소한 459억 원,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118억 원 증가한 26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실적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으나 문제는 올해 저축은행 업황 전망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 1월 곽수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웹 세미나를 통해 “작년 저축은행업은 수익성 하락, 대출성장률 둔화, 자산건전성 저하의 문제가 있었고 올해는 이 흐름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은 11.59%와 11.94%였다. 2021년 3분기 12.45%, 12.16%에서 하락했다.
상상인의 또 다른 종속회사인 상상인증권과 상상인인더스트리, 상상인선박기계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상상인증권의 경우 매출이 341억 원에서 327억 원으로 줄었으며, 75억 원이던 순이익은 마이너스(-) 1억 9287만 원을 기록해 적자로 전환했다. 상상인인더스트리는 427억 원에서 506억 원으로 매출이 상승했으나, 순손실이 3억 2824만 원에서 56억 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상상인인더스트리는 2018년 기업회생절차 종료 후인 2019년부터 3년 연속 일부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상상인선박기계의 매출은 43억 원에서 401억 원으로 대폭 올랐으나 같은 기간 순손실이 26억 원에서 57억 원으로 증가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 상황이 좋지 않다. 최근 금융당국이 STO(증권형 토큰) 도입을 허용하며, STO가 증권사들의 신사업으로 떠오른다고는 하지만 당장 수익을 낼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상상인증권의 경우 업계에선 존재감이 워낙 없다. 증권사들은 자기자본 한도 100% 내에서 레버리지 투자를 할 수 있는데, 중소형 증권사들은 규모가 작고 리스크가 높은 것들 위주로 투자해야 하므로 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상인의 재무 상황도 좋은 편은 아니다.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상상인의 부채비율은 574.03%에 달한다. 616.75%를 기록한 2021년 말보다는 낮아졌지만 상당히 높은 수치다. 지난해 3분기 상상인의 순차입금비율은 508.41%를 기록했다.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에도 상상인은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유 대표 자택과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건물을 담보로 114억 원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소송도 변수다. 금융위원회는 2019년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 개별차주 12명에게 신용공여한도를 초과해 불법 대출해줬다는 이유로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유준원 전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대표에 직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해당 처분에 유준원 대표 및 상상인,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취소 청구의 소를 제기했으나 1, 2심 모두 패소했다.
금융위 처분이 확정돼 금융위가 저축은행의 대주주 적격성 유지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하면 대주주적격성유지요건을 갖출 것을 명령한다.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금융위는 상상인에 6개월 안에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지분을 10% 미만으로 강제로 처분하라고 명령할 수 있다. 다만 지난 1월 18일 대법원에 상상인 측이 상고한 상황이라, 판결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전망이다.
이와 관련, 시너지파트너스 관계자는 “상상인 지분 매입은 단순 투자 성격”이라고 답했다. 상상인 관계자는 “시너지 측에서도 단순투자라 밝히고 있는 상태라 따로 드릴 말씀은 없고, 아직 지분 차이가 많이 난다. 소송 관련해서는 아직 진행 중인 건인 데다 향후 금융위 명령이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 상상인이 (저축은행) 지분을 매각하지 않는 방향으로 로펌과 오랜 시간 논의를 하고 있다”며 “(지난해 수익성이 하락한 것은) 원가 상승 등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상상인은 도산 직전인 회사들을 인수해서 살려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