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방송 출연해 거침없는 욕설…“방송인으로서 입장 생각해야” 비판 여론↑
지난 9일 김희철은 인터넷 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의 BJ(인터넷 방송인) 겸 유튜버인 최군의 인터넷 라이브 방송 '최가네'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술을 마시며 방송을 이어가던 김희철은 2019년 일본 불매 운동을 언급하며 "센 얘기인가? 2019년도인가 일본 불매 운동이 있을 때 내가 X까라고 했던 게, 그게 너무 말 같지도…"라며 수위높은 발언을 이어갔다. 당시 최군은 당황한 듯 "형님, 잠시만요"라고 말리며 황급히 마이크를 음소거로 전환했다.
김희철이 언급한 일본 불매 운동은 2019년 7월 당시 일본 총리였던 고 아베 신조가 한국에 대해 수출 통제 조치를 취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으로 한국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일본 상품 불매 운동이다. 당시 국내에 진출해 있는 일본 기업과 판매 상품에 큰 타격을 입히면서 일부 기업의 한국 지점들은 보이콧을 이기지 못하고 국내에서 철수하기도 했다. 스스로를 일본 애니메이션 오타쿠로 규정하며 일본에 옹호적인 입장을 보여온 김희철의 여전한 소신으로도 볼 수 있지만, 당시 국제 무역 분쟁이 불거지고 있던 상황과 일본의 일방적인 조치에 대한 국내의 반감을 고려한다면 사려깊지 못한 발언이라는 의견이 대중들 사이에서 지배적이다.
이와 더불어 김희철은 각종 사회적 이슈를 언급하며 욕설을 이어가 최군을 당황시키기도 했다. 학교폭력과 관련한 이슈가 나올 때는 "XXX들, 너희 그렇게 살지 마라, 다 대가리에 총을 맞아야 하는 거 아니냐" "알루미늄 배트로 머리를 쳐도 되냐"며 분노하다가 손가락 욕을 하는 포즈를 취했다.
또 자신의 기부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 나왔던 온라인 커뮤니티 '여성시대'(여시)를 향해서는 "이슈가 되게 기부를 해야 이슈가 되더라.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옛날에 조용히 기부를 했더니 씨X 아무도 몰라" "아무도 모르는 건 오케이야. 근데 '여성시대'에서 개XXXX들"이라며 또 한 번 수위 높은 욕설을 퍼부었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최군이 말리자 "안돼? 난 대놓고 (여성시대 회원들을) 고소를 했는데?"라며 자신의 발언에 전혀 문제의식이 없다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돼 연예 활동을 전면 중단한 전 슈퍼주니어 멤버 강인에 대한 옹호 발언까지 꺼내며 "진짜 상남자"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방송에서 나온 발언의 대부분이 사실상 문제 발언이었던 셈이다.
김희철은 여느 보이그룹 출신 방송인과 달리 특히 2030 젊은 남성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는다. 온라인 여성 커뮤니티를 공격하거나 정치적으로 보수 성향을 띤 그의 발언은 이 같은 남성층에서 큰 호응을 얻어낸 바 있다. 이번 인터넷 방송에서 쏟아낸 수위 높은 발언들 역시 자신의 팬인 여성들보다 남성들의 지지를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여성 이용자들이 많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김희철의 발언을 비판하는 여론 분위기가 형성된 한편, 남성 이용자들이 많은 커뮤니티에서는 "솔직해서 좋다"는 지지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지지 여부와는 별개로 김희철의 수위 높은 발언은 방송인으로서 적절하지 못했다는 데 공통적인 의견이 모아진다. 아무리 인터넷 방송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해도 현재 활발히 활동 중인 연예인이 이정도 수위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쏟아내는 것은 김희철의 사례가 처음인 만큼 그를 기용한 각 방송 프로그램 역시 이 논란을 눈여겨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김희철은 JTBC '아는 형님'의 고정 패널이자 디즈니+(플러스) '핑크라이',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등에서 메인 MC를 맡는 등 진행과 게스트를 오가며 다양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방송가의 메인스트림으로 자리잡은 연예인으로서의 대중적 영향을 고려했을 때 이번 논란에 대한 김희철 본인과 소속사 차원의 공식 입장 표명도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