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서로 별개의 문제”…매입한 사모펀드와 분쟁 씨앗 될 수도
![CJ올리브영이 2019~2021년 170억 원 규모의 재고자산이 과대계상됐다며 최근 정정공시를 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박정훈 기자](https://storage1.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3/0216/1676511913951688.jpg)
2019년 CJ올리브네트웍스에서 인적분할 한 CJ올리브영은 출범 시점부터 기업 가치가 부풀려진 모양새다. 이렇게 부풀려진 금액은 129억 3050억 원. 자본총계도 그만큼 감소했다. 이는 2021년도 연결기준 자본총계 5561억 원의 2.3% 정도에 불과하지만 CJ올리브영이 처음 설립된 2019년 자본총계 2889억 원에 견주면 4.4% 비중이다.
한 회계사는 “감사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재고자산을 잘못 계산할 수 있다. 다만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이 100억 원 규모인 회사에서 이 같은 규모로 착오를 일으키는 것은 (실수가) 크다”고 말했다.
2019년 CJ올리브영이 CJ올리브네트웍스에서 인적분할할 당시 이선호 경영리더와 이경후 경영리더가 CJ올리브영 지분을 각각 17.97%, 6.91%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주목을 받았다. 투자업계에서는 이들이 CJ올리브영의 지분을 승계 자금으로 활용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실제 이들은 가지고 있는 지분을 2020년 말 사모펀드 글랜우드PE가 설립한 코리아에이치앤비홀딩스에 대거 매각해 현금화했다. 이선호·이경후 경영리더가 매각해 받은 현금은 각각 1018억 원, 391억 원, 총 1409억 원 규모다. 이후 이들의 지분율은 11.04%, 4.21%로 낮아졌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번 공시로 이선호·이경후 경영리더가 회사 가치가 부풀려진 때 지분을 매각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이선호·이경후 경영리더는 당시 2019년 감사보고서 자료로 주식 매각 협상을 진행했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 지분 매각시 직접 실사를 거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보통 자료 등을 검토해 지분 매입을 결정하는데 이 과정에서 부풀려진 재고자산이 반영된 지분 가치로 거래가 성사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들 지분을 매입한 코리아에이치앤비홀딩스와 향후 분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CJ올리브영의 재고자산이 과대계상된 감사보고서 작성 당시인 2020년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경영리더(사진)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CJ올리브영 지분 1000억 원 규모를 사모펀드가 세운 법인에 매각했다. 사진=박정훈 기자](https://storage1.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3/0216/1676511934823606.jpg)
CJ올리브영 관계자는 “기업공개(IPO)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기업에 대한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정정공시를 냈다”며 “둘 간의(이선호·이경후 경영리더의 지분 매각과 재고자산 과다계상) 관련성은 제로(0)로 서로 별개 문제다”라고 일축했다.
앞서 CJ올리브영은 지난해 상장을 목표로 IPO를 진행한 바 있지만 자본 시장 악화로 같은 해 8월 관련 절차를 잠정 중단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