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인사들, 전문성 부족으로 경영부실 초래” 지적…지속가능 경영체계 구축 나서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BTO의 자본금은 230억 5000만 원인데 현재 자본금 잔액은 116억 4000만 원에 불과해, 자본잠식률이 53.8%에 달했다. 지방공기업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클린아이’에 의하면 BTO는 지난 2020년 54억 8400만 원, 2021년 58억 5200만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문제는 자본잠식 상황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부산 관광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BTO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지방공기업법에는 ‘2년 연속 50%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면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방공기업 해산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상황 전인 2019년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2022년에도 각각 9억 원가량의 적자를 기록한 점을 들어 BTO가 자체적으로 변해야 한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된다.
이 같은 상황은 오랜 기간 누적된 ‘적자 경영’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BTO 임원으로 이른바 ‘낙하산 인사’가 계속 자리를 차지하면서 제대로 된 관광상품을 기획·운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BTO의 변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업무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BTO의 역대 사장들은 전문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초대 엄경섭 사장은 사원채용과정의 특혜 의혹으로 행정안전부로부터 중징계에 해당하는 경고장을 받고 사표를 제출했다. 이후에는 언론인 출신이나 시장 캠프 인사 등 업무 연관성이 없는 인사들이 대표를 역임해왔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 재임 당시 체육계 인사로 분류되던 정희준 씨를 임명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사장과 함께 BTO를 이끄는 상임이사 역시 마찬가지다. 2019년부터 2021년 상임이사를 지내다 해임된 나호주 씨도 오거돈 선거 캠프인사로, 임명 당시 노조의 강한 반발이 일었다. 나 씨 외에도 상임이사 자리는 부산시 퇴직공무원들이 임명되는 등 역시 전문성과는 동떨어져 있었다.
자본잠식이 심화되자 BTO도 자구책을 마련했다.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경영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이다. 우선 자체 수익사업의 경쟁력을 높여 ‘흑자 전환’을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부산시티투어와 태종대유원지 등 현재 운영 중인 사업들의 운영체계를 개선하고 수익성 이벤트를 활성화해 수익구조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현물출자와 연계한 신규 수익사업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3년 1월 BTO가 출범할 당시 부산시는 조례를 통해 현금 350억 원과 현물 450억 원 등 총 800억 원을 자본금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현금은 230억 5000만 원만 지원 받았으며, 현물은 아직까지 지원받지 못한 상태다.
BTO 관계자는 “출자금 문제가 해결되면 자본잠식률은 20%도 되지 않는다”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출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조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