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에 도시관리계획 변경 신청…“현행법에 맞춰 건축심의 받을 것”
티아이부산 관계자는 “해당 사업지를 당초 계획한 일반 호텔이 아닌 생활숙박시설로 조성하고자 건축심의를 다시 받기로 결정했다”며 “객실 영업만을 강조하는 국내 유명 호텔들이 줄줄이 폐업을 하는 상황에서 기존 방식만을 고집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는 경영적 판단에 따라 심사숙고하여 결정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행 건축법에서는 생활숙박시설 내 편법 주거를 철저히 금지하고 있는 만큼, 일부 주민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해당 건물을 주거용으로 운영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옛 미월드 부지 개발사업은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사업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일부 주민들의 경우 조망권 침해나 자연경관 훼손 등을 이유로 비대위까지 결성해 지속적인 민원을 제기해왔다.
이러한 이유로 해당 사업지는 20년 가까이 도심 속 흉물로 방치돼 있다. 일각에서는 지역발전과 고용창출을 위해서라도 해당 부지가 하루빨리 개발이 진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시행사에서 해당부지를 법적으로 주거가 금지된 생활숙박시설로 조성하고, 6성급 호텔로 개발해 운영할 것임을 약속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주거시설을 위한 꼼수라며 지속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사업 발목잡기라는 비판도 나온다.
현행 건축법상 숙박시설은 ‘일반숙박시설 및 생활숙박시설’로 명시돼 있으며, 생활숙박시설은 법적으로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없는 숙박시설이다. 이에 따라 티아이부산은 모든 절차를 행정적으로 적법하게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사업이 처음 추진되던 2013년 당시 건축법상 숙박시설은 호텔, 여관 및 여인숙으로 한정돼 있었으나, 관련법(건축법)이 개정됨에 따라 현행법에 맞춰 세부 용도를 지정해 변경 신청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공원조성계획 변경을 통해 건축법 시행령 용도를 현행법과 일치시키고, 숙박시설 도입 및 주변 교통 변화를 계획에 반영하고자 도시공원조성위원회 심의에 일부 도시관리계획을 변경 신청할 계획이다.
이는 코로나19 장기화의 여파로 국내 유명 호텔들이 줄줄이 폐업 또는 매각하고 있는 상황에 보다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남산 힐튼, 반포 쉐라톤 팔레스, 신논현 르메르디앙(구 리츠칼튼), 청담 프리마에 이어 이태원 크라운 호텔까지 주요 호텔들이 폐업 혹은 매각절차를 밟아 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티아이부산은 옛 미월드 부지를 일반 호텔이 아닌 레지던스 호텔(생활숙박시설)로 조성해 6성급 글로벌 브랜드에 위탁 운영할 계획이다. 생활숙박시설로 알려져 있는 레지던스호텔은 일반 숙박시설과 달리 취사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방문형 관광보다 한 곳에서 여유를 즐기며 휴식과 충전의 시간을 갖는 체류형 여행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레지던스 호텔의 가치가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특히 미월드 부지는 우리나라 대표 관광지인 광안리 해변과 인접한 만큼, 레지던스 호텔이 지어질 경우 이곳 일대에 가족 단위 방문객을 대거 유입시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전국 각지에서는 국내외 유명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한 호텔&리조트 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들은 각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시설로서 유명 브랜드의 후광을 등에 업고 지역의 상징적 가치와 경제 활성화 등의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반얀트리 그룹의 ‘카시아’ 브랜드 한국 첫 진출작으로 기대를 모으는 카시아 속초(2023년 준공 예정), 세계 최대 호텔 브랜드 윈덤이 국내 최초로 운영하는 5성급 호텔 윈덤 강원 고성(2023년 예정), GS리테일의 럭셔리 호텔 브랜드가 적용되는 인스케이프 양양 by 파르나스(2026년 예정) 등이 그 예다.
티아이부산 관계자는 “수년째 방치되고 있는 옛 미월드 부지를 개발해 6성급 레지던스 호텔을 조성한다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호텔이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랜드마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정헌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