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부진한 자회사 직원 선택할 팀 있을까” 우려…“최대한 전환 배치되도록 방법 찾을 것”
메타버스월드의 조직개편 소식은 지난해 말부터 흘러나왔다. 연초까지만 하더라도 직원들이 넷마블에프앤씨로 전환 배치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관련기사 [단독] 넷마블에프앤씨 ‘메타버스월드’ 설립 1년 만에 조직개편이라니…). 일부 직원은 부서까지 이미 확정된 것으로 알려진 데다 넷마블에프앤씨 관계자가 이번 조직개편이 강제적 구조조정이 아닌 순차적인 전환 배치라고 설명한 만큼 예정된 수순에 따라 직원들이 모회사로 전환 배치될 것으로 점쳐졌다.
메타버스월드 직원들은 넷마블에프앤씨와 메타버스월드 인사팀 직원들에게 전환 배치를 위한 안내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직원들은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개별적으로 업데이트해 넷마블에프앤씨 인사팀에 전달하면 이후 넷마블에프앤씨 인사팀이 메타버스월드 직원들을 채용 의사가 있는 팀에 연결해주는 방식이다. 현재 채용을 기다리는 직원들은 30명 정도로, 출근하지 않고 자택에서 대기 중이다. 인사팀은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제출한 직원들에게 휴가라고 생각하고 마음 편히 대기하라고 전달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직원들은 마냥 마음놓고 대기하고 있기 힘들다. 자회사에서 모회사로 이동해야 하는 데다 시장 침체에 따른 사업 부진으로 인원을 축소하는 계열사의 직원들을 받아주는 팀이 있겠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서다. 전환 배치 자체가 허울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넷마블에프앤씨에서 자신을 원하는 팀이 없으면 대기기간은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넷마블에프앤씨로 전환 배치되지 못하는 직원들에 한해서는 모회사의 타 자회사에도 이력서와 포트폴리오가 전달될 예정이다. 그러나 자회사에서도 선택받지 못한다면 회사 측의 퇴사 권유를 받을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부 직원은 대기하는 동안 경력 단절을 우려해 자진해서 이직을 선택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수습 직원들에게 이 기간은 더욱 가혹하다. 수습 기간 이렇다 할 경력을 쌓은 게 없는 수습 직원들은 정규직 직원들보다 이력이나 포트폴리오가 초라할 수밖에 없다. 선택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수습 직원들은 채용을 기다리다가 계약이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월드 관계자는 “수습 직원들은 통상적인 수습 기간 중 다면평가를 통해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다른 조직으로 전환 배치될 기회를 드린 상황이다. 다른 직원들은 우선적으로 넷마블에프앤씨로 전환 배치되도록 노력할 것이나 상황이 안 될 경우 타 자회사의 면접 기회를 제공해 최대한 전환 배치가 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설령 타 자회사에서도 상황이 안 되더라도 최대한 전환 배치될 수 있는 방향을 찾고자 한다”고 전했다.
한국게임학회장인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전환 배치는 사업이나 시장 확장기보다 침체기에 두드러진다. 다른 팀에서도 인정하는 직원들은 빠르게 전환 배치되지만 그렇지 못하는 직원들은 어려움에 처한다. 만약 정말 IT·게임업계가 선한 의지를 갖고 있다면 퇴사를 권유하기보다 3~6개월 직원 재교육 등을 통해 다른 팀에서 해당 직원을 채용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고 조언했다.
위 교수는 “물론 전환 배치 로직 자체는 우리나라 노동법 구조상 회사로서는 최선을 다한 결과다. 문자 한 통으로 직원을 해고하는 나라가 여전히 존재한다. 다만 전환 배치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IT·게임업계에서는 현재 창업주·경영진들의 책임 경영이 결여돼 있다. 직원들은 창업주와 경영진의 지시에 따라 일을 했을 뿐인데 사업이 부진하면 직원들이 책임을 진다. 의사결정을 한 경영진이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업계가 계속 변화해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앞의 메타버스월드 관계자는 “이번 전환 배치는 메타버스월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해 자립적인 생존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진행하는 것”이라며 “모회사인 넷마블에프앤씨가 다수의 신작 개발을 진행하고 있고 개발 인력도 부족한 상황이라 이에 적합한 인원들의 전환 배치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최대한 기회를 제공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