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환경청, 환경영향평가 수용 검토설에 릴레이 단식 농성…“인근 지역도 골프장 조성 때 피해 심각”
거제는 빼어난 자연환경과 최적의 교통인프라를 갖춰 도심지 생활에 찌든 도시민들에게 힐링할 제공할 수 있는 최적의 여행지다. 거제 시민들은 관광객이 다시 찾는 장소로 만들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거제 곳곳에 산재한 먹거리와 볼거리는 사랑과 추억을 만들기에 충분하다.
이처럼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거제는 국내외 관광객의 방문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거제시가 ‘백년 먹거리’로 지정한 관광업은 굴뚝 없는 산업으로 지역 경기 활성화에 도움되지만 어두운 측면도 상존한다.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지역민의 생존권이 침해를 당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거제에서 경동건설은 남부관광단지를 추진 중이다. 문제는 관광단지가 들어서는 남부면 앞바다의 식생보전등급이 매우 우수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공사 중 발생하는 토사유출로 인해 바다 양식장의 어장이 황폐화될 우려가 매우 심각하다. 실제 인근에 위치한 거제뷰 골프장(18홀) 개발 당시 거제만 굴 양식장이 골프장에서 밀려온 토사로 인해 굴 종패가 대량 폐사하는 등의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경동건설은 거제시 남부면에 면적 369만 3875㎡에 골프장 29홀과 호텔 등을 개발하기 위한 거제남부관광단지 지정을 신청해 2019년 5월 경남도로부터 승인받았다. 그러자 같은 해 6월에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경남환경연합, 율포만 양식어업 대책위원회(어민대책위) 등은 전락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게 조사됐다며 지정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환경평가업체를 형사고발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낙동강유역환경청이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아니지만 환경영향평가를 수용키로 검토 중이라는 얘기가 돌자, 어민대책위는 피해에 대한 대책 없는 관광단지 조성 허가는 있을 수 없다는 이유를 들며 강경투쟁에 나섰다. 어민대책위는 현재 낙동강유역환경청 앞에서 릴레이 단식농성을 펼치고 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단식 중인 어민 A 씨는 “율포만에서 어업을 생업으로 살아가는 어업인들이 자발적으로 단식투쟁을 하고 있다. 우리는 관광단지를 만드는 것에 반대를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개발로 인해 토사가 밀려들어 어류의 아가미를 막으면 호흡을 하지 못해 죽게 된다. 인근 거제만에서 양식 중인 굴 종패가 폐사하는 것을 직접 지켜봤고, 피해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관광단지가 들어서면 안 되는 자리”라고 운을 뗀 뒤 “관광단지 개발로 인해 발생할 양식자 피해에 대한 보상 등의 대책이 없다면, 개발이 끝나는 수년 동안 어업인들이 받는 양식장 피해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이에 대한 피해 보상을 받기 위해 어민들의 피해보상 소송을 벌일 경우 가정경제 파탄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