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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민주당 내에서 쇄신파를 중심으로 한 일부 의원들이 “최고위원회 해체”까지 거론하며 ‘노무현당’ 개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27일 참모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노 무현 후보.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노 후보는 당 지도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줄기차게 대선기획단 조기 발족을 추진, 성사시켰고 중앙당 폐지 등 파격적인 정치개혁 방안을 마련해 당을 확실하게 장악해 간다는 시나리오를 수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당의 기득권 세력들이 제대로 협조를 하지 않는 등 반발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 후보가 제대로 반란을 성공시킬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노 후보는 6·13지방선거에서 자칫 호남지역에서만 승리하고 여타지역에서 전패, 호남당으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우려 탓에 민주당의 과감한 변신을 모색해왔다. 노 후보의 변신노력은 먼저 소장파 의원들의 입을 통해 이뤄져왔다. 가장 단적인 예가 중앙당 폐지를 포함한 현재 정치질서의 과감한 탈바꿈 노력이다.
노 후보는 지난 5월22일 “민주당에 제2의 쇄신이 필요하다”면서 정면으로 당의 개혁을 촉구했으며, 정동채 비서실장은 “노무현당으로 바뀌어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노 후보측의 이 같은 발언을 시작으로 소장파 의원들은 당을 완전히 뒤엎기위한 시도에 돌입했다.
신기남 김성호 의원 등은 “낙후된 정치체제를 근본적으로 뒤바꾸기 위해서는 중앙당 폐지, 원내중심 정당화, 정치자금 투명화 등 획기적인 개혁이 모색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쇄신연대에 가담하고있는 상당수 초·재선의원들의 공감을 얻었다.
특히 최고위원회의 해체 가능성은 많은 사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중앙당이 폐지되려면 당연히 최고위원회는 해체돼야한다. 실제 이재정 의원 등 당내 의원들은 “최고위원회가 기득권을 완전 포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 후보측 일부 참모들은 내심 민주당 최고위원회가 지방선거 후 선거참패를 이유로 책임을 지고 해체하는 결단을 내려주길 바라고 있다. 노 후보가 앞장서 해체를 요구할 순 없지만 최고위원회가 필요에 따라 자진해산한다면 말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23일 민주당 워크숍을 계기로 최고위원회를 비난하는 의원들의 목소리가 높아진 것도 이와 무관치않다는 지적이다.
최고위원회 해체는 노 후보가 원하는 방향으로 정계개편을 추진해나가기 위해서도 필수불가결하다는 지적이다. 노 후보는 지방선거 후 본격화될 정계개편을 일일이 최고위원회 승낙을 받아 해나갈 수 없다. 정계개편에 가속도를 붙이고 원하는 방향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노 후보가 자기중심을 확고히 장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뜻에서 임채정 이호웅 의원 등은 워크숍에서 “당정분리란 대통령 당선됐을 때 일이며, 지금은 후보가 당권을 장악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이는 당·대권 분리라는 정당민주화의 기본원칙을 위배하는 것으로 당 지도부를 무력화시키는 일종의 ‘반란’이다.
그렇지만 민주당 소장파 의원 사이에서는 대선승리를 위한 효율성의 측면에서 당·대권 분리를 잠시 유예시킬 수 있다는데 상당수 공감하고 있다. 노 후보측을 지원하는 소장파 의원들은 그만큼 지금 절박한 상황에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소장파 의원 중 일부가 김홍일 의원의 사퇴와 아태재단 해체 등을 주장하는 것도 ‘노무현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절박성 때문이다. 강성구 의원 등은 “민주당은 산소호흡기를 꽂고 있는 느낌”이라며 “대통령 아들의 비리에 대해 장남(김홍일 의원)이 당연히 도덕적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강 의원은 쇄신연대 소속이며, 노무현당으로의 시급한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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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같은 소장파의 생각은 24일 최고위원회에서 거부됐다. 상당수 최고위원들은 과감한 변신도 중요하지만 당 단합이 우선이라는 논리를 전개하며, 노 후보 및 소장파의 반란 가능성에 경계심을 드러냈다.
당내 특별기구도 당초 신기남 최고위원이 맡길 원했지만 박상천 최고위원이 정치개혁 특위위원장을 맡아 총괄하는 것으로 돼 버렸다. 당내에서는 노 후보측의 반란이 당내 암초에 부닥치는 것으로 진단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김두관 경남도지사 후보는 24일 “김영삼 전 대통령과 손을 끊고 영남의 진정한 민주세력과 손을 잡아야 하며, 당내 부패, 무능한 구세력과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면서 노무현 후보의 ‘반란’에 적극 가세, 주목을 끌었다.
노 후보측이 자신들의 페이스대로 당을 이끌어가기 위해 던진 또다른 승부수가 대선준비기획단이다. 노 후보측은 대선준비기획단의 구성 필요성을 줄기차게 제기했다. 23일 워크숍에서도 임채정 이재정 의원 등이 공개적으로 이를 요구했다.
이는 당과 후보간의 관계가 겉돌고 있다는 문제의식이며, 보다 근본적으로는 후보가 당을 장악해야 한다는 논리에서 출발하고 있다. 대선기획단이 발족되면 민주당은 완전히 대선체제로 들어서게 되고, 지방선거도 대선기획단 중심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후보중심의 대선기획단은 사실상 당내에서 최고위원회보다 더 막강한 권한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대선기획단 발족의 또다른 필요성은 겉돌고 있는 상당수 의원들을 후보 주변에 포진시키고, 산만하게 흩어져있는 힘을 후보에게 집중시켜야 한다는 절박성이다. 노 후보는 현재 스케줄 관리조차 제대로 되지않을 정도로 정상적 보좌를 받지 못하고 있다.
노 후보가 자신의 입맛대로 처리할 수 있는 영역은 비서실 인사에 불과하다. 정작 노 후보가 대선 때까지 치밀하게 움직이고 큰 방향을 잡아나가는 작전을 짤 수 있도록 총괄하는 싱크탱크 기능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한때 국가전략연구소가 이를 맡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김한길 소장이 임명되면서 미디어 선거대책을 연구하는 수준으로 위상이 조정됐다.
대선기획단은 또 분란만 야기하는 최고위원회를 무력화시키고 선거승리의 효율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럼에도 대선기획단 발족은 상당수 최고위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수용되지 않았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방선거를 당중심으로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며, 대선기획단을 꾸릴 인력과 여유가 없다는 명분을 제시했다.
그러나 상황은 다시 한 번 반전됐다. 민주당은 노 후보측의 거듭되는 강력한 요구에 결국 대선기획단을 조기 발족하기에 이르렀다. 민주당은 27일 최고위원회를 열어 문희상 최고위원을 대선기획단장에 임명했다. 문 최고위원은 사실상 노 후보의 뜻을 대신해 당 전반을 장악해 가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문 최고위원이 한화갑 대표 사람이라는 점 때문에 노 후보와 또다른 갈등을 빚지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이 같은 한계 속에 노 후보의 반란이 실질적인 당 장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성태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