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여당, 꼰대 정책 멈추고 파격적으로 제도 개발해 공론화해야”
고 위원은 27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심각한 인구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내놓은 저출생 대책이 연일 국민의 질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30세 전 아이 셋 낳으면 병역면제를 검토하겠다’는 대책에, ‘아이는 여성이 낳는데 왜 남성에게 혜택이 주어지는가.’, ‘30세 이전에 아이 셋을 낳는 일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가.’ 하는 비난이 쇄도했다. ‘경제활동은 기본적으로 남성들이 하니 병역면제를 통해 일하게 해주겠다’는 전근대적 발상이 그 시작점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에는 자녀 수에 따라 증여재산공제를 차등 확대하겠다며 아이 셋을 낳으면 4억 원까지 조부모에게 증여받아도 세금을 내지 않도록 하겠다고 한다. 말 그대로 부자 맞춤형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1억 원 상속은커녕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전월세에 전전긍긍해야 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한데 국민의힘은 별나라 사람들인가 싶다. 4억 원 증여받을 만한 청년들이 애를 낳지 않는 게 아니라 주거비, 사교육비, 생활비 부담에 허덕이는 청년들, 상속받을 돈이 없는 청년들이 애를 낳지 못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고 위원은 “물려받을 재산이 없어도 아이만큼은 국가가 든든한 조부모 역할을 할 수 있게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현재 아동수당은 8세까지 매달 10만 원을 받는다. 하지만 정작 교육비가 급증하는 초등학교부터는 받지 못한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지난 정부에서 만들어진 영아 수당제도가 지금은 부모 급여라는 이름으로 11개월까지는 70만 원, 23개월까지는 35만 원을 받는다. 즉 첫돌까지는 80만 원, 두 돌까지는 45만 원을 받는 셈이다. 초기에 들어가는 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는 있지만 여기에서 그쳐선 안 된다. 초등학생부터 발생하는 수당 절벽을 해소하기 위해선 학령기 아동들을 위한 별도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미 태어난 아기들이라도 국가가 책임지고 키울 수 있도록 한부모 자녀들에 대한 전폭적 지원이 필요하다. 미혼모부 등 한부모에게 월 20만 원의 아동 양육비가 지원되고 있다. 아빠든 엄마든 한 사람의 부재가 고작 20만 원으로 채워질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2020년 기준 한국의 비혼 출산 비중은 2.5%다. 프랑스는 62.2%, EU 평균은 41.9%와 비교하면 너무나 적은 수치다. 비혼 출산을 밝히길 꺼려서 이 숫자에조차 들어오지 못하는 아기들도 많을 거라 생각한다. 인구 위기가 심각하다고 말하면서 태어난 아기들조차 비뚤어진 시선으로 대하는 국가를 보며 한부모들이 느낄 공포와 절망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고 우려했다.
고 위원은 “‘이젠 인구 위기다’, ‘저출생 심각하다’는 정치권의 말을 국민은 믿지 않는다. 그러는 사이 출생률은 끝 모르게 추락했다. 정부 여당은 꼰대 정책 개발은 멈추고 파격적 제도 개발까지 포함해서 공론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