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등…‘팔로잉·좋아요’ 신중해야
[일요신문] '고액 성인채팅 알바! 고수익 투자 확실!' 이런 내용의 문자, SNS, 이메일을 받는 것이 일상인 시대다. 문제는 '4월 이벤트 무료 치킨 쏩니다!' 또는 '고객님 택배가 반송처리됐으니 주소 수정하세요' 등 스미싱 문자·카톡 등에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속는다. 손가락 한번의 터치로 링크를 탭하는 순간 개인정보가 빠져나가는 것이다.
사실 '사이버범죄'는 누구에게나 노출돼 있다. 범죄를 피하려면 포털 검색, 이메일, SNS, 유튜브, 문자, 전화 등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경찰들에게도 사이버 범죄자를 검거하는 것은 매우 힘든 과제로, 관련 과는 항상 격무를 겪고 있다. 대구경찰청 사이버수사과 관계자는 "우선 피해가 매우 광범위하고, 피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비대면 특성상 범인 특정도 어렵지만, 해외 IP를 두기에 국제 간 공조수사도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밝혔다.
'사이버범죄'는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매년 4월 2일 '사이버범죄 예방의 날'을 맞아 사이버범죄의 유형과 피해 사례를 알아봤다.
- "여보, 나 휴대폰 고장났어. 계좌로 수리비 입금해줘"
가족과 지인을 사칭해 문자를 보내는 경우는 고전적 수법이다. 가족의 '정'을 이용하는 것으로, 링크를 탭하거나 돈을 보내는 순간 사기를 당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전화를 하는 것이다. 전화 통화가 안될 경우 당황하지 말고 주변 지인들에게 알려 해결책을 같이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불특정한 링크는 손대지 말아야 한다. 원격 제어앱인 '팀뷰어' 등이 휴대폰에 깔리면 자신도 모르게 대출신청이 되거나 개좌가 개설되기도 한다. 금융정보는 물론 개인정보도 유출되면서 악용되기도 한다.
최근 대구동부경찰서는 금융기관과 관공서를 사칭해 2억 8000여만원을 가로챈 20대 사기범을 구속하기도 했다. 이 남성은 현금 인출책으로, 온라인 고액 아르바이트 광고를 보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점 조직으로 운영되기에 전화 또는 문자금융사기범으로 잡히는 잡히는 이들은 '꼬리'에 불과해 피해액 회수는 물론 '몸통' 잡기는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 "카지노 신규가입 쿠폰 지급, 고수익 성인채팅 알바생 모집"
'포인트 환전사기'도 날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성인사이트에서 이성들과 대화만 하면 돈을 주겠다고 유혹한다. 사이트는 천차만별이며 SNS에서도 매우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성과 대화를 한 알바비는 '포인트'로 받게 된다. 문제는 알바를 하며 쌓아뒀던 포인트가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포인트 환전수법인 것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에도 '투자, 고수익, 카지노 배팅' 등의 계정 팔로우 요청도 상당히 많다. 우선 팔로우 숫자가 수십만명 이기에 의심하지 않고 팔로잉을 하게 된다. 프로필과 사진은 대부분 아름다운 여성과 아이가 함께 웃고 있는 장면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군복을 입은 여성도 많이 등장했지만 지금은 통하지 않자 반려견 또는 반려묘 등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포착되고 있다. 예쁜 사진과 화려한 이력에 속아 DM에 답장을 하게 되면 "내가 카지노를 하는 데 대신 배팅을 해 주면 수익의 20%를 주겠다" 등 관심사에 따른 유형별 메시지로 유혹한다.
- SNS, 프로필·수상내역 '속아선 안돼'
SNS 프로필을 살펴보고 팔로잉을 신중히 해야 한다.
프로필에는 스튜어디스, 은행원, 의사, 변호사, 군인 등의 사진과 함께 신분증, 상장, 각종 수상 이력, 사이트 등도 게시돼 있다.하지만 모두 사기일 가능성이 크다. 이른바 딥페이크(Deep Fake) 기술을 적용한 사진들이다.
병원 내부를 배경으로 의사복장을 한 사진, 군인이라는 여성, 근육질의 남성, 외부활동이 활발한 유명인인 것처럼 찍은 사진 등은 모두 도용 된 것들이다. 심지어 자신이 고아라며 한국의 학교에서 배울 수 있도록 도와 달라거나, 군인이라서 아이를 돌보지 못하니 한국에 보낼 테니 돌봐 달라는 식으로 동정심을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지인과의 관계성이 없는 사람이 팔로우를 할 경우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팔로잉을 하게 되면 자신의 계정을 통해 지인들에게도 추천 팔로우가 뜨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게 된다.
- "당신한테 협찬하겠습니다"…SNS 협찬 사기 주의
SNS에서 팔로우를 수십 만으로 올리고 웹사이트를 통해 고급 액세서리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파는 것 역시 사기일 가능성이 크다. 유명 연예인들이 해당 회사의 액세서리를 찬 채 셀카를 찍은 것도 역시 딥페이크 기술이 적용된 사기다.
기자에게도 인스타그램의 모 계정에서 협찬 요청이 들어왔다. 사진이 마음에 든다며 매력적이라고 칭찬을 한 후 반지를 구매하면 차후 사진 노출 빈도에 따른 수수료를 제공하고, 이벤트에 선정되면 해외여행도 보내주겠다고 유혹했다. 기자는 해당 계정의 사이트에 들어가 개인 정보를 기입해 가입한 후 날개모양의 반지를 약 3만원에 구매했다. 몇 달 후 반지는 받을 수 있었지만, 이후 수수료 등 광고 혜택을 받을 수 없었다.
- "귀국해서 서울에 병원 차릴 거야"…웹기반 연애사기 '주의'
코로나19 이후 치고 빠지는 단타성에서 중장기적으로 속이는 경우도 많이 포착되고 있다.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개월에 걸쳐서 SNS를 통해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연대감과 신뢰감부터 쌓는다. 이른바 '가스라이팅(Gaslighting)'을 하는 것이다.
그들의 본색은 '충분히 마음이 넘어왔다'는 시점에서 드러난다. 실제로 서울에서 개원을 앞둔 치과의사라고 속여 건물보증금 비용으로 수억 원을 건네준 사례도 있다. 문제는 이미 가스라이팅을 당한 상태라 사기를 당해도 속았다고 믿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피해 신고 건수가 오프라인 사기보다 현격히 적다. 자신의 피해사실을 인지하고 신고를 하더라도 해외송금, 가상화폐 등으로 넘어가기에 회수는 물론 피해액의 추정조차 어렵다.
경찰 추적이 본격화 될 시 사기범들은 SNS 계정을 폐쇄하면 그만이다.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범죄이기에 특정 국가에선 사전에 검열하는 방식으로 스팸처리 등으로 분류하고 있으나 이것 역시 한계가 있다.
- SNS 통한 성매매 알선사이트…가입 회원만 18만명
'오빠, 벚꽃(벚고) 만날래?' SNS에서 성매매 DM은 매우 흔하게 접할 수 있다. 문제는 벌거벗은 이성의 사진과 영상에 넘어간 이들이 성매매에 가담하는 것이다.
최근 대구경찰청은 성매매 알선 사이트를 개설해 불법 영업한 인출책 A씨를 성매매알선등처벌에관한법률 혐의로 구속하고 B씨 등 운영진 7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이 보유한 가입회원은 18만명. 매매업소 홍보를 원하는 업주에겐 광고비 명목으로 매월 25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이트 운영은 매우 치밀했다. 일본 도쿄에 IP주소를 두고, 범죄 수익금은 청도·여수·군포·구미를 돌며 빼냈다. 구글 검색 순위 상승을 위한 백링크(Back links), D-Dos 공격방어, 비밀채팅방으로만 연락을 주고 받는 등 분야별 업무 담당을 체계적으로하며 불법 영업을 해왔다.
- 사이버범죄, 플랫폼 자체 관리가 어려운 이유
사이버범죄는 코로나19 이후 더욱 급증했다. 지인들조차 만나기 힘든 비대면시대에 접어들면서 사회적인 단절에 우울감이 더해진 점, 그리고 홀로 방안에서 터치 한번으로 세계 시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간편함도 웹기반 사기에 한몫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으론 플랫폼이 오래되면서 자체 관리가 미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가장 오래되고 많이 쓰이는 플랫폼은 Facebook(2004년), YouTube(2005년), Twitter(2006년), WhatsApp(2009년), Instagram(2010년), Pinterest(2010년), WeChat(2011년), Snapchat(2011년), TikTok(2016년) 등이다.
페이스북의 스팸, 광고, 사기는 포화 상태고 최근 들어 인스타그램에도 광고량이 증가하면서 사용자들이 틱톡으로 넘어가거나 추세다. 하지만 해당 플랫폼에 스팸 등이 많은 이유는 이용자들이 관련 페이지와 계정을 팔로우 또는 좋아요를 선택한 영향도 크다. 사용자들의 올바른 판단과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것이다. 스팸이 싫어서 아예 SNS를 사용하지 않는 이들도 상당수이나, 최신 기술, 문화, 트랜드에 뒤쳐진다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각 플랫폼들 역시 해결책을 모색 중이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스팸·광고를 차단하는 알고리즘을 발전 시키고 있다. 유튜브도 불법적인 콘텐츠를 차단하는 시스템을 강화 중이다. 게시글, 댓글, 메시지 등에 포함된 텍스트를 분석해 스팸·광고로 판단되는 단어가 포함될 경우 차단한다. 이미지 파일, 링크, 특정 키워드·해시테그는 물론 인공지능 분석을 통한 불법 콘텐츠도 차단하고 있다.
대구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최근에도 무수한 사례들이 쏟아지지만 전형적인 패턴은 동일하다. 직업군, 나라, 성별 등에 따른 멘트는 수시로 바뀐다. 그 멘트들은 중요하지 않다. 사랑 또는 동정심을 유발하는 이들에게 속지 않으려는 '착한 의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SNS상에서 무분별한 친구 추가는 자제해야 한다. 자신의 프로필도 딥페이크 기술로 다른 범죄에 이용될 수 있다"면서 "사실상 SNS에서 자신의 프로필을 전체 공개로 한 경우 이들의 범죄에 이용될 수도 있으니 친구 추가도 신중히 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매년 4월 2일은 '사이버범죄 예방의 날'이다. 사이버(Cyber)의 '사(4)'와 '이(2)'를 딴 것으로 2015년부터 시작됐다.
남경원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