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밖 판도에 스타 탄생까지 그래 이 맛이야!
▲ 충북 최현재(왼쪽)가 6일 열린 8라운드에서 박영훈 9단을 꺾어 화제를 모은 충남 서해바둑단 유병용에게 승리를 거뒀다. |
현재 각 팀의 운영을 보면 선수들에게 매달 일정액의 수당을 지급하는 팀이 있고, 대국 승패에 따라 승리수당을 지급하는 팀이 있으며 대국 때마다 경비 정도를 보조하는 팀이 있다. 충북은 수당을 지급하는 팀. 물론 승패에 차이가 있다.
리그 현장에서 충북을 이끌고 있는 선수는 최현재. 연구생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되는 새내기다. 순정만화의 주인공 같은 얼굴에 말이 너무 없어 주변에서는 그를 ‘동화청년’이라고 부르는데, 기왕이면 청년이 아니라 ‘동화소년’으로 부르고 싶은, 동화 속의 그 주인공이 팀의 선두에 서서 9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6일, 8라운드 충남 서해바둑단과의 전투에서는 며칠 전인 4일 ‘2012 올레배 프로바둑 오픈 챔피언십’ 본선 2회전에서 박영훈 9단을 꺾어 화제를 모았던 유병용을 제압, ‘프로 잡는, 아마 잡는, 아마’로 다시 한 번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3, 4위 인천 에몬스와 경기 의정부는 살얼음을 밟는 기분일 것이고, 5, 6위 충남 서해바둑단과 경기 고양선수단은 삽교천에서의 마지막 일전을 벼르고 있다. 네 팀 모두 긴박감이 감돈다.
리그는 앞으로 10~11라운드 두 판이 남았다. 내셔널리그도 한국리그처럼 정규 리그 상위 네 팀이 이른바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준플레이오프 → 플레이오프 → 챔피언 결정전으로 최종 순위를 가리는데, 충북과 덕영치과는 포스트시즌을 예약한 상태고 남은 두 자리를 놓고 7월 14일 ‘충남 당진투어-삽교호 함상공원’에서 중위권 팀들이 불꽃을 튀길 것이다.
4명(시니어 1, 주니어 2, 여자 1) 단체전으로 이기면 승점 3점, 비기면 1점, 지면 0점. 승점이 같으면 팀 승수를 따지고(그래서 3승1패보다 4승이 당연히 낫다), 승수도 같으면 주장의 성적으로 우열을 가린다. 그것까지 같으면 승자승.
▲ 내셔널리그 대회장. |
▲ 여자 선수와 시니어 선수 대국 모습. |
한국리그는 전신인 드림리그까지 합하면 올해 10년째다. 연륜을 쌓아가고 있다. 그동안 인기를 누렸고 프로기전 발전-활성화에 기여한 바 크다. 그러나 “이제 신선감은 많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진행 방식이 진부하다는 의견도 있는데, 장기 페넌트레이스라는 대회 성격상 진행 방식을 매년 이랬다 저랬다 할 수는 없어 그것까지는 좀 지나친 얘기일지 모르겠지만, “다만 이제는 팀 구성 방식을 재고할 때는 되었다”는 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번에도 한번 얘기했듯 “한국리그는 매년 각 팀의 선수들이 바뀌는 바람에 회를 거듭하다 보니 도대체 누가 어느 팀 소속인지 기억하기도, 구분하기도 어렵게 되었다”는 것. “관전의 재미는 응원인데, 단체전이니 팀을 응원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니 관전의 재미가 시들해지고 요즘은 누가 누구를 이기든 관심도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리그 주최-주관사와 각 팀이 참고할 얘기다.
내셔널리그는 연구생 출신의 주니어 남자 선수들뿐 아니라 시니어-여자 선수들 개개인의 인기도 흥행에 한 축이 되고 있다. 지지옥션배 인기의 연장인 듯도 하거니와 아무튼 시니어 쪽도 그렇지만 요즘은 특히 여자 선수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지난해에는 김신영이 연승 퍼레이드를 벌이며 시니어 팀의 사기를 꺾어 놓더니 올해는 바로 어제인 5일 김수영이 김정우를 물리쳐 4연승과 함께 여자팀에 우승컵을 안겼다.
우승상금은 2000만 원, 준우승 1000만 원. 그 외에 우수선수와 감독을 별도로 시상한다. 아직 3, 4위 상금 얘기는 없는데, 그래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은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닌지. 이제라도 책정해 놓았으면 한다.
이광구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