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출신 내정설에 전국 항만공사 노조 연대 투쟁…해수부 “개입하는 부분 없다”
이들이 이처럼 시위에 나서게 된 배경을 살펴보면 전국 4대 항만공사(부산·인천·여수광양·울산)의 임원진 공모가 진행 중인 가운데, 먼저 인천항만공사(IPA)는 제7대 사장에 이경규 전 해수부 수산정책실장(56)이 임명됐다. IPA는 역대 사장 7명 중 기업인 출신인 제4대 유찬근 사장을 제외한 6명이 해수부 간부 출신이다.
여수·광양항만공사(YGPA)의 경우 경영본부장 선임 과정에서 ‘해수부가 정치권과 결탁해 이미 특정 후보를 내정한 상태에서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는 등의 소문이 돌자, 당국이 ‘적격자 없음’으로 경영본부장 선임을 보류했다.
BPA의 경우에는 임원진이 사장을 비롯해 경영·건설·운영본부장 등 4명이다. 그동안 BPA 경영의 균형을 위해 임원진 2명(사장·운영본부장)은 해수부 출신 외부인사로, 2명(경영·건설본부장)은 내부 인사로 각각 구성했다. 만약 이번에 건설본부장에 해수부 출신이 온다면 경영진은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해수부 출신이 차지하게 된다.
이번 BPA 건설본부장 공모에는 해수부 출신 이상권 전 제주도 해운항만과장, BPA 출신 이형하 항만건설실장, 전성훈 항만시설부장, 박호교 전 실장이 참여하고 있다. 현재 당국은 마지막 인사 검증을 진행하고 있으며 5월 중 공모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문제는 현재 거론되는 해수부 출신 인물이 이번 BPA 건설본부장 공모를 위해 퇴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해수부 장관이 내정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게 중론이다.
박신호 BPA 노조위원장은 “의사 결정을 하는 임원 수가 해수부 출신으로 기울면 부산이 아닌 해수부 중심의 정책으로 운영되면서 부산항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며 “현재 진해 신항을 비롯해 부산항만에는 굵직한 사업이 산적해 있다. 신항에 난립해 있는 부두 운영사의 통합도 시급하다. 부산항 건설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서는 부산항에 대한 전문성이 있는 인사가 건설본부장 자리에 앉아야 한다”고 말했다.
해수부 측은 “공사 본부장 임명권자는 항만공사 사장이기 때문에 해수부에서 개입하는 부분은 없다”고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