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 통합 서비스 강점? “롯데 유료멤버십도 별 효과 못 봐…싼 가격 이상의 차별점 필요”
유료 멤버십을 통해 충성고객들을 ‘락인(lock-in, 잡아두기)’해 안정적 매출 확보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쿠팡이 유료 멤버십 ‘와우 멤버십’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것이 대표적 사례다. 현재 쿠팡 와우 회원 수는 1100만 명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 ‘턴어라운드’를 달성한 요인 가운데 하나로 공격적인 유료멤버십 확대를 꼽는다.
유료멤버십은 꾸준한 현금 유입과 정기적 매출을 발생시키는 ‘효자’ 수입원이라 도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러나 ‘신세계 유니버스’에 기존 유통기업들이 하지 않은 ‘킬러 콘텐츠’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이미 ‘쿠팡’이 선점한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신세계 유니버스’를 구축하기엔 늦은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신세계 유니버스의 핵심은 신세계그룹의 오프라인과 온라인 계열사를 통합한 멤버십 혜택 제공이다. 최근 이마트·이마트24 등을 방문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현장에서 “온라인이 중요해진다고 오프라인이 덜 중요해지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온·오프라인 어디에서나 고객들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진화하는 것이 신세계의 존재 이유”라고 밝히며 ‘신세계 유니버스’에 힘을 실었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의 59.1%는 온라인 쇼핑 멤버십을 이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쇼핑 경험은 멤버십을 이용하지 않는 고객보다 많았다. 신세계 스마일클럽 멤버십 이용자는 비이용자 대비 최대 43%가 더 자주 접속했다. 쿠팡 와우멤버십 가입자의 주 평균 구매 빈도는 비이용자 대비 94%(1.65회) 잦았고, 월 평균 구매 금액도 40%(20만 3000원) 더 많았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기업들의 현금 흐름을 유지해주고 수익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유료 회원들이 내는 연회비”라며 “국내에서는 쿠팡이 유료 멤버십 도입의 성공사례인데, (유료 멤버십이) 꾸준한 고객 확보와 현금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평가했다.
이미 쿠팡이 선점한 온라인 쇼핑 시장에 신세계의 뒤늦은 유료 멤버십 확대가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어떤 온라인 쇼핑몰을 1순위로 이용하는가?’ 질문에 쿠팡 34.2%, 네이버 쇼핑 23.5%, G마켓 8.1% 순이었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월간활성사용자수(MAU) 기준 모바일 쇼핑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1위는 2766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쿠팡이 차지했고, SSG닷컴과 G마켓 합산 990만 명, 11번가 942만 명, 롯데온 168만 명 순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는 신세계 유료 멤버십의 강점으로 온‧오프라인 통합을 꼽는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신세계는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일상생활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사업이 많다”며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혜택을 드릴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온‧오프라인 통합 유료 멤버십을 운영하는 롯데도 이 점을 강점으로 꼽았으나 시장 점유율이 높지 않다.
롯데의 유료 멤버십 ‘엘페이 프리미엄’은 롯데 온‧오프라인 유통점에서 엘페이(L.PAY)로 결제할 경우 최대 5%의 추가 적립 혜택을 주는 유료 멤버십 서비스로 월 이용료는 3000원, 연간형 가입 시 연 2만 8800원(20% 할인가)이다. 엘페이 프리미엄이 적용되는 제휴사는 29개의 롯데 계열사 전국 온‧오프라인몰이다. 적용 범위도 현재 신세계 유니버스보다 훨씬 넓다. 롯데는 롯데온 유료 멤버십인 롯데오너스도 운영하고 있다. 월 회비 2900원 또는 연 회비 2만 원을 내면 롯데 6개몰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연간형으로 결제하면 2만점 포인트로 회비를 100% 돌려주고 매월 6개 몰에서 각 2회 무료 배송 제공, 추가 1% 기본 할인, 0.5% 추가 적립을 무제한 제공한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통기업인 롯데도 이미 하고 있지만 별 효과를 못 보고 있으며 고객들이 보기엔 이미 했던 것들이란 인식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제 유통기업은 싼 가격 이상의 혜택을 줘야 하는데 아직 오프라인 유통기업의 특성을 떨쳐내지 못한 것 같다. 쿠팡의 쿠팡플레이처럼 문화 콘텐츠 등 다른 서비스를 연계해서 주는 차별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