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온도에서 당화 현상 일어나는 원리로 저온숙성법 고안…판매 시작하자 구매 문의 빗발쳐
최근 일본 니가타방송(BSN)이 귤과 같은 단맛을 지닌 감자의 비밀을 공개했다. 니가타현 조에쓰시에 있는 한 건조물 안으로 들어가자 산처럼 커다란 눈덩이가 보인다. 눈을 활용한 천연 저장고로, 이른바 유키무로(雪室·설실)다. 방송에 의하면 ‘화제의 감자’가 바로 이 안에 저장돼 있다고 한다.
주식회사 조에쓰푸르츠의 구사마 다쓰야 사장은 “저온으로 유지되는 설실 안에서 수개월 동안 감자를 저장하면 당도가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감자가 서늘한 온도에서 자신의 몸을 지키고자 전분을 당으로 바꾸는 당화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 당도가 점점 올라가는 변화가 생긴다.
니가타현은 일본에서도 적설량이 많은 지역으로 유명하다. 구사마 사장은 “이러한 기후적 특성을 살려 저온숙성법을 고안하게 됐다”고 밝혔다. 첫 시도는 6년 전이었으나 이후 시행착오를 거쳐 가장 상품성이 높은 ‘달콤 감자’를 탄생시켰다. 단맛과 깊은 맛을 동시에 지닌 감자로, 당도는 귤과 비슷한 9브릭스다.
올해 첫선을 보이자 대형 마트와 레스토랑 등에서 구매 문의가 잇따랐다. 달콤 감자를 샐러드로 만들면 기존 감자 샐러드보다 훨씬 감칠맛이 느껴진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일반 감자보다 촉촉한 식감이라 버터를 올려 먹으면 궁합이 매우 좋다”고 한다. 구사마 사장은 “카레에 넣어도 깊은 맛을 더해준다”면서 “양념을 따로 하지 않아도 맛이 나므로 염분 조절이 필요한 사람에게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니가타방송 취재원이 직접 감자를 삶아 시식해보기도 했다. 취재진에 의하면 “단맛이 입안에 부드럽게 퍼지는 동시에, 감자 본연의 맛도 확실히 가지고 있다”고 한다. 먹어보면 단번에 그 차이를 알아챌 정도다.
설실은 온도가 0~2℃로 일정하게 유지된다. 이 온도가 감자의 저온숙성에는 최적의 환경인 것으로 알려졌다. 니가타방송은 “냉장고나 냉동고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친환경 및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도 부합한다”며 “전력 부족이 잇따르는 지금 트렌드에 맞는 숙성방법이다”고 높이 평가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