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따로 직원 따로‘… 강력한 인적 쇄신 필요해 ’지적‘
- 실무 담당 "대구시자전거연맹·울진체육회가 책임질 것"
- 100만원 식당, 60만원 마트, 30만원 문구점에 허위 집행
- 대구시·경북도체육회, 사무처장 공석
[일요신문] #. "책임 통감한다. 문제점 파악해 조속한 정상화에 힘 쏟겠다."
#. "예산이 군비여서, 불법으로 집행한 단체와 울진군이 알아서 할 것이다."
경북도체육회에 대한 강력한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일요신문' 5월 15일자 "제61회 경북도민체육대회가 반쪽짜리 화합 체전으로 전락한 까닭" 제하 기사 참조)과 관련해, 경북체육회 담당은 "예산이 군비이고 불법 집행한 단체와 울진군이 알아서 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경북도체육회의 업무 회피와 책임감 없는 사무처 직원들의 행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경북도민의 건강과 체력증진, 화합을 위해 앞장서야 할 도체육회 차원의 대응에 실망을 감추지 못해 경북체육의 앞날이 심히 우려스럽다는 여론까지 일어 문제가 커 보인다.
특히, 이번에 경북도체육회에서 보여준 문제 처리 방식을 두고 경북도민체전을 개최·주관하고 도민화합을 이끌어야 할 경북도체육회 신뢰감이 불신감으로 더 강하게 자리 잡게 될 것이라는 지역사회의 목소리도 크다.
대구시자전거연맹과 울진군체육회 관계자에 의하면 이 사태가 불거진 후 경북도체육회에서 사건 조사나 대책을 위한 어떠한 연락이나 협의가 없었다는 것이다. 진상조사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힌 경북도체육회가 책임소재에서 한발 물러나 강 건너 불구경만 하고 있는 안일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경북도체육회 관계자는 "신중히 검토해 적절한 절차를 밟아 진행했으면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대구시자전거연맹 부회장과 울진군도민체전지원단장과 대책을 논의했는데 실무부서까지 전달이 잘 안된 것 같다. 지금 재정산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군예산, 도예산을 떠나 경북도체육회는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도민체전 자전거 종목에 대해 주관 연맹이 없다는 사유를 들어 대구시자전거연맹에 대회운영을 부탁했고, 통상적으로 대구시체육회에 의뢰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대구시자전거연맹에 직접 대회주관을 의뢰했다. 대충 대회만 열어 달라는 식이었다는 것.
대구시자전거연맹은 문제의 집행 잔액 중 100만원은 모 식당에서 카드결제하고 나중에 식대로 사용하려 했으며, 모 마트에 61만300원을 결제해 필요한 물품을 구입했고, 모 문구사에 30만원을 카드결제 해 놓고 향후 사무용품을 사용키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다수 체육 단체들이 대회 예산을 이러한 방식으로 처리를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경북도체육회와 대구시자전거연맹의 공정 불감증은 심각해 보인다. 대부분이 이렇게 처리하는데 무슨 문제가 있느냐, 어차피 다 사용하라고 내려준 예산인데 변칙으로라도 모두 집행한다는 식이다.
이에 대해 김점두 경북도체육회장은 "회장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 일선에서 착오가 있었지만 최종 책임은 도체육회에 있다. 조속히 잘못된 점을 바로잡아 정상적으로 업무 처리토록 하겠다"면서 "회장으로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도체육회에 대해서도 전반적 쇄신을 통해 올바르게 이끌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도체육회와 대구시체육회는 현재 체육회 업무를 실질적으로 총괄하는 사무처장이 공석인 상황이다. 경북도체육회 이모 처장은 지난 2월 24일자 임기만료로 그만 두었고, 공개모집 절차를 통해 2019년 채용된 대구시체육회 신모 처장은 2022년 2월 이사회 동의를 받아 재임용돼 2025년 2월까지 임기이지만 지난 5월 2일자로 사임했다.
후임 처장은 공무원 출신이나 단체장 측근이 임용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시·도체육회 규정에는 사무처장은 이사회의 동의를 받아 회장이 임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영조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