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로사업소, 우천 시 취약한 ‘미끄럼방지 포장재’ 고집 논란

거제시민 “1018호선 지방도 곡선구간 미끄럼방지 포장재로 인해 사고” 주장

[일요신문] 경상남도도로사업소가 지방도 1018호선 거제시 구천댐 일원 구천리 183-3번지에 시공한 ‘미끄럼방지 포장재’에 의해 사고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사고 발생 장면. 거제시 구천댐 인근 도로에 붉은색 도료가 칠해져 있다. 사진=독자 제공

미끄럼방지 포장재가 시공된 지점은 초행길에 나선 운전자는 위험을 느낄 정도로 경사도가 심한 곡선 구간이다. 해당 구간의 ‘미끄럼방지 포장재’는 경남도도로사업소가 시공했다. 교통사고를 예방할 목적으로 시공한 미끄럼방지 포장재가 오히려 우천 시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고 언론에서 여러 차례 지적했는데도 불구하고 시공한 것이다.

이 같은 지적을 한 언론매체는 SBS(2020년 1월 6일, 2022년 4월 30일) KBS(2019년 7월 26일) 울산방송(2022년 5월 2일) 등이다. 관련 보도는 유튜브를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오래전부터 미끄럼방지 포장재의 문제가 대두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럽게 이를 사용한 배경이나 의도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다. 이로 인해 교통사고를 당한 운전자의 억울함 또한 풀 길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운전자 보험회사는 이미 교통사고가 예고된다는 점에서 이를 시정하지 않고 사고를 유발케 한 경남도도로사업소를 상대로 구상권 청구가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도로를 관리하는 관리청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는 보상청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경상남도도로사업소 관계자는 “이 구간 자체가 위험성이 있어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미끄럼방지 공사를 시공했다. 시공 후에도 테스트를 거쳐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확신하고 있다”며 “비가 오면 감속 운전할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이어 “비로 인해 수막현상에 의한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없는지 다시 현장 검증해 배수문제 등 안전조치를 추가로 취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사고을 당한 거제시민 A 씨는 “미끄럼방지 포장재를 지나가는데 갑자기 핸들이 말을 듣지 않고 가드레일을 박았다. 늘상 다니는 길이라 익숙한 도로이기에 아무런 생각 없이 가다가 사고를 당하니 황당했다”며 “예전과 달라진 것은 붉은색으로 포장된 포장재뿐”이라고 말했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