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적 통일은 대통령의 책무…통일부 무력화는 반헌법적 일탈행위”
이 전 장관은 2일 성명서를 내고 “윤석열 정권의 통일부 공격이 도를 넘었다. ‘대북지원부’ 프레임으로 본심을 드러내더니 급기야 사실상 부처 폐지 수준의 조직축소를 공식화했다. 대통령실을 앞세워 통일부 직원들을 흔들고 무자격 인사를 장관과 주요 보직으로 임명했다. 전방위적 통일부 무력화 공세”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이 선봉에 섰다. 변명의 여지 없는 반헌법적 일탈행위다. 우리 헌법은 평화적 통일을 대한민국의 사명이자 대통령의 책무로 명시했다. 통일부는 이러한 헌법적 가치와 사명을 실현하는 주무 부처”라며 “대화와 교류․협력을 담당하는 조직을 통폐합하고 인력을 대거 감축하겠다는 것은 통일부의 핵심 사무를 불능상태로 만들고 무력화하겠다는 것입니다. 헌법적 사명을 포기하고 부정한다는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남북 관계와 대북정책에 대한 대통령의 편협한 인식과 독단이 근원이다. 최근에는 대북 지원이 통일부의 주요 사업도 아니었다. 대통령이 그토록 흔적을 지우고 싶어 하는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대북 지원은 이전 정부와 비교해 별로 없었다.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고 대결적 대북정책만 강조하다 보니 사실이 들어설 자리조차 없어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전 장관은 “대화와 교류․협력이 막혀있을수록, 긴장이 격화될수록 대화의 물꼬를 트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고 통일부가 마땅히 할 일이다. 통일부 축소는 남북 관계와 한반도 평화를 관리할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남겨두지 않는 것이다. 이념적 흑백논리로 미래의 기회마저 걷어차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윤석열 정권은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대선 과정의 통일부 폐지론부터 지금의 통일부 축소까지, 통일부의 고유성과 전문성을 없애버리겠다는 것은 퇴행을 넘어 역사에 대한 쿠데타나 다를 바 없다. 대한민국이 가진 유일한 기회,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모두가 주목했던 평화 성장의 가능성을 왜 유독 윤석열 정권만 없애려 혈안인가”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지난해 7월, 통일부가 돌연 탈북어민 북송에 관한 입장을 번복하자 터져 나온 통일부 직원들의 외침, ‘통일부는 통일부다!’라는 엄정한 선언을 상기한다. 어쩌면 이 정권의 통일부 손보기가 이때부터 시작됐을 수도 있지만, 역설적으로 바로 이 외침이 통일부가 암흑의 시기를 견디는 힘이 될 수도 있다. 통일부는 통일부다. 이 험한 시절이 설령 또 어떤 모습을 띤다 해도 역사의 분수령, ‘마침내 진실의 시간’은 올 것이다. 통일부 가족들의 지혜와 인내를 응원한다”고 전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