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거제 한화오션, 옥포산단 토지·시설물 사용 위법성 논란

대우조선해양 인수 근거로 명의 변경해야 사용 가능…한화오션 “자동 승계돼 문제없다”

[일요신문] 한화그룹(회장 김승연)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 합병한 뒤 최근 한화오션(대표이사 권혁웅)을 새롭게 출범시킨 가운데,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의 옥포산업단지 토지 및 시설물 사용이 행정절차상으로 하자를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거제시 옥포만에 위치한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전경. 사진=한화오션 제공

한화그룹이 지난 5월 인수한 대우조선해양의 핵심시설인 거제조선소는 옥포국가산업단지에 자리하고 있다. 옥포국가산업단지는 1974년 개발이 시작된 이후 49년 동안 준공이 미뤄지고 있다. 이같이 준공을 하지 않고 토지·시설물을 사용할 수 있는 근거는 산업입지법에 따라 사업시행자는 지정권자의 승인을 받아 가사용이 가능하며, 언제까지 준공하라는 강제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준공 산단은 가사용 상태이기에 지정권자에 승인을 받아야만 토지·시설물을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화오션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근거를 토대로 지정권자인 경남도에게 사업시행자 명의 변경 신청을 해야 한다. 이를 통해 비로소 미준공 산업단지를 사용할 권한이 발생하는 것이다. 바로 이 같은 사항이 누락된 것으로 본보 취재 결과 확인됐다.

경남도 고시란을 검색하면 2021년 12월 23일을 끝으로 ‘옥포국가산업단지 산업단지계획 변경’은 더 이상 찾을 수가 없다. 해당 고시란에는 사업시행자로 대우조선해양 주식회사 대표이사 이성근으로 변경된 것이 마지막 기록으로 남아 있다.

한화오션 총무과 관계자는 이와 관련 “자동으로 승계되는 것이기에 문제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과거 대우조선해양 시절에는 사소한 변경도 항상 지정권자인 경남도에게 변경 신청을 한 사례가 있어 대비된다. 경남도 산업단지 관계자는 “아직까지 사업자 명의 변경 신청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오션 협력사 한 관계자는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한화에서 내려온 직원과 기존 대우조선해양 직원 간의 물밑싸움으로 조직 내부가 어수선하다. 직원들 간 물 먹이려는 의도가 있는지 의구심도 든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행태가 명백한 산업입지법 위반이라는 점이다. 산업입지법은 ‘사업시행자로 지정받지 아니하고 산업단지개발사업을 시행한 자’에 대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