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올드보이 귀환 예고 “새 정당 원해” 43% ‘긴장’…이정현·천하람 등 보수 후보 출마 여부도 관전 포인트
#최대 격전지 떠오른 ‘광주 서구을’
호남은 현역 의원들의 무덤으로 불린다. 21대 총선에서 광주와 전남 현역 의원 83%가 교체됐다. 이번 총선에서도 ‘현역 물갈이론’이 고개를 들었다. 민주당 지지율도 예사롭지 않다. 한국갤럽이 8월 29~31일간 조사해 9월 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호남지지율은 43%에 그쳤다. 2022년 2월 65%대였던 지지율이 40%대까지 떨어졌다. 무당층은 35%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여론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양향자 한국의희망 공동대표 지역구인 서구을이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양 의원은 민주당에서 탈당한 뒤 6월 26일 한국의희망을 창당했다. KBS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7월 9~1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외 새로운 호남 기반 정당 등장에 대해 ‘좋다고 본다’는 응답은 43.3%, ‘좋지 않다고 본다’는 응답은 45.4%였다.
민주당에선 김경만 의원(비례대표)과 양부남 전 부산고검장,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등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 의원은 2022년 6월부터 사무소를 개소해 지역 기반을 다져왔다. 양 전 고검장은 민주당 법률위원장으로 선임돼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 방어에 나서고 있다. 이 밖에 광주 서구의원과 광주시의원을 거친 강은미 정의당 의원(비례대표)도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8원 4일 양향자 의원은 일요신문 인터뷰에서 “양 전 고검장은 지역에서 부패한 검사라고 보인다”며 “천 전 장관은 6선까지 그동안 뭐 했나 되물을 수밖에 없다. 국회의장이 돼서 지역 발전시킬 수 있다고 누가 믿겠나. (천 전 장관) 본인 욕심일 뿐”이라고 비판했다(관련기사 [인터뷰] ‘한국의희망’ 창당 양향자 “거대 양당은 국가 운영 방해하는 세력”).
국민의힘에선 이정현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가 광주 서구을 출마를 고심 중이다. 이 전 대표는 7월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공공기관, 대학, 기업 등 전국에서 강연을 하며 사실상 총선 행보 중이라는 평가다.
광주 서구갑에서는 송갑석 의원이 3선 도전에 나선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송 의원은 2023년 최고위원이 되며 당내 입지가 넓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항마로는 박혜자 전 의원과 김명진 정치평론가가 거론된다. 박 전 의원은 19대 총선에서 송 의원을 누르고 당선된 바 있다. 김 평론가는 2018년 재보궐 선거와 21대 총선에서 송 의원을 상대로 패했다.
광주 동구·남구갑에서는 윤영덕 의원이 재선에 도전한다. 윤 의원은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인 ‘처럼회’ 소속이다. 윤 의원에 맞서 노형욱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유동국 전 전남테크노파크 원장이 출마를 공식화했다. 정진욱 전 이재명 대선 후보 대변인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병훈(광주 동구·남구을) 조오섭(광주 북구갑) 이형석(광주 북구을) 의원은 재선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병훈 의원에 맞서 양형일 전 의원, 김성환 광주환경공단 이사장, 노희용 전 동구청장, 안도걸 전 기획재정부 차관, 김해경 남부대 초빙교수, 이정락 광주·전남 정치개혁연대 운영위원 등이 출마 의사를 내비쳐 치열한 당내 경선이 예상된다. 문상필 대한장애인사격연맹 회장, 정준호 변호사 등은 조 의원에 맞설 것으로 보인다. 이형석 의원은 전진숙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과 양자 대결을 치를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 광산구갑에서는 친명계 후보들이 만날 것으로 보인다. 이용빈 의원이 재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박균택 전 광주고검장이 도전장을 던졌다. 2016년 민주당 ‘호남 인재영입 1호’로 발탁된 이 의원은 여러 당직을 역임해 당내 기반이 튼튼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전 고검장은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 변호인으로 활동하며 주목을 받았다. 현재 민주당 검찰독재 정치탄압대책위원회 부위원장과 이재명 대표 법률 특보로 활동하고 있다.
광주 광산구을은 ‘리턴매치’가 예상된다. 검수완박 입법 과정에서 이른바 ‘꼼수 탈당’ 논란을 빚었던 민형배 의원이 재선 도전에 나선다. 김성진 전 산업통상자원부 대변인이 대항마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21대 총선 경선에서 한 차례 맞붙은 바 있다. 박시종 전 청와대 행정관도 후보자로 거론된다.
국민의힘은 문상옥(동구·남구갑) 문충식(동구·남구을) 윤종록(서구갑) 하헌식(서구을) 이동국(북구갑) 김인숙(북구을) 김정현(광산구갑) 안태욱(광산구을) 등의 당협위원장들이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보수 후보들 깃발 꽂을까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정치적 고향이자 ‘호남 정치 1번지’라고 불리는 목포에서는 김원이 의원이 재선 도전에 나선다. 김 의원에 맞서 김명선 민주당 정책 부의장이 출마를 선언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걸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다. 정의당에서는 윤소하 전 의원의 출마가 예상된다.
‘올드보이’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출마하는 해남·완도·진도도 관심이 높은 지역구다. 박 전 원장은 재선에 도전하는 윤재갑 의원과 격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도 김병구 변호사와 정의찬 이재명 대표 특별보좌관, 이영호 전 열린우리당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호남 최다선인 이개호 의원(담양·함평·영광·장성)의 4선 성공 여부도 주목된다. ‘친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이 의원은 국민의당이 돌풍을 일으키던 20대 총선에서 유일하게 민주당 후보로 당선될 정도로 경쟁력을 지녔다는 평가다. 대항마로는 김선우 SW미디어그룹 총괄대표, 김영미 동신대 교수, 박노원 민주당 부대변인, 이석형 전 함평군수, 장현 전 호남대 교수, 최형식 전 담양군수 등이 거론된다.
서삼석(영암군·무안군·신안군) 신정훈(나주시·화순군) 김승남(고흥군·보성군·장흥군·강진군) 의원 등은 3선 도전에 나선다. 백재욱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과 김병도 민주당 중앙당 정책위 부의장이 서 의원과 경쟁에 나설 예정이다. 나주시·화순군에선 손금주 전 의원, 구충곤 전 화순군수, 최용선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등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최영호 전 한국전력 상임감사위원은 김 의원에 맞서 출마를 선언했다. 문금주 전남도 행정부지사, 한명진 전 방위사업청 차장 등도 출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주철현(여수시갑) 김회재(여수시을) 의원은 재선을 노린다. 이용주 전 의원, 강화수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행정관, 김경호 제주대 교수 등이 주 의원 경쟁자로 거론된다. 권오봉 전 여수시장과 조계원 전 경기도 정책보좌관 등은 김 의원 대항마로 꼽힌다. 권 시장은 ‘여수미래포럼’을 출범시키는 등 사실상 총선 행보에 나선 상황이다. 조 전 보좌관은 이재명 대표 측근으로 분류된다.
보수 진영 후보들의 출마도 관심을 끌고 있다. 천하람 변호사는 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갑 당협위원장으로 일하며 지역 민심 다잡기에 나서고 있다. 이정현 전 대표의 출마 여부도 관심을 모았지만, 이 지역에는 출마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천 변호사는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아마 (단독후보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민주당에선 소병철 현역 의원과 서갑원 전 의원, 김문수 이재명 대표 특보 등이 공천을 두고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서동용 의원(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을)과 이정현 전 대표의 대결 성사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 전 대표는 2014년 재·보궐선거와 20대 총선에서 보수 불모지인 순천 지역에서 당선된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호남 지역구가 (선거구 획정에 따라) 워낙 많이 바뀌어서 12월까지는 밝히지 않을 것 같다”며 “일단 광주 서구을, 광양, 순천 세 곳을 보고 있다. (지금은) 광주 서구을을 가장 마음에 많이 두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반감은 보수 진영 후보들이 넘어야 할 난관으로 지목된다. 9월 1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십니까’라는 질문에 호남 지역 응답자의 79%가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천하람 변호사는 “(천하람에 대한) 호감도나 인지도는 많이 올라와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그렇지만 민주당에 비해 조직력이 약하고, 정부와 국민의힘에 대해 지역 민심이 호의적이지 않다. 열심히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밖에는 윤선웅(목포시) 고영호(여수시갑) 임동하(여수시을) 추우용(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을) 김종운(나주시·화순군) 박영용(담양군·함평군·영광군·장성군) 김화진(고흥군·보성군·장흥군·강진군) 조웅(해남군·완도군·진도군) 황두남(영암군·무안군·신안군) 등 전남 당협위원장이 출마할 예정이다.
남원시·임실군·순창군은 사실상 무주공산이 됐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이 이 지역구를 떠나 서울 마포갑 출마를 준비하면서다. 민주당에선 박희승 지역위원장을 비롯해 강동원 전 의원, 김원종 전 보건복지부 국장, 성준후 민주당 중앙당 부대변인, 이강래 전 의원, 이환주 전 남원시장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한 후보는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주시을의 경우 4월 5일 치러진 재보궐 선거 때 당선된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재선에 도전한다.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비례)은 보수정당 최초 호남 3선 정치인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정 의원은 2016년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전주시을에서 당선됐다. 민주당에서는 양경숙 의원(비례대표), 이덕춘 변호사 등이 출마할 예정이다.
전주시병에서는 혈투가 예상된다. 김성주 의원은 3선 고지를 노리고 있고,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출마를 시사하고 있다. 여기에 정치 신인인 황현선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새 인물론을 기치로 내걸고 경선 도전 의사를 보였다.
군산시도 격전지로 꼽힌다. 신영대 의원이 재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군산 출신인 김의겸 의원(비례대표)이 출마를 선언했다. 역시 군산 출신인 채이배 전 국민의당 의원도 총선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인 전수미 변호사도 군산에서 사무실을 열고 총선 행보에 나서고 있다.
김윤덕(전주시갑) 한병도(익산시을) 안호영(완주군·진안군·무주군·장수군) 의원은 3선에 도전한다. 김 의원은 신원식 전 전북도 정무부지사와 경선에서 맞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의원은 정치 신인인 이희성 변호사의 도전장을 받았다. 안 의원의 당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대항마로 거론됐던 정세균 전 총리의 동생 정희균 대한테니스협회장이 협회 후원금과 광고 수익 일부를 유용했다는 배임 의혹에 휩싸여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관련기사 정계입문 코앞에 두고…정세균 동생 정희균 테니스협회장 사임 내막).
김수흥(익산시갑) 윤준병(정읍시·고창군) 이원택(김제시·부안군) 의원은 재선에 도전한다. 김 의원은 이춘석 전 의원(3선) 등과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윤 의원은 유성엽 전 의원(3선)과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박준배 전 김제시장, 이승 새만금비전연구원장 등과 공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에서는 허남주(전주시갑) 정선화(전주시병) 이근열(군산시) 김경안(익산시갑) 임석삼(익산시을) 김항술(정읍시·고창군) 나경균(김제시·부안군) 신현갑(완주군·진안군·무주군·장수군) 등 전북 당협위원장들의 출마가 예상된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
이강원 기자 2000w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