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여당 강한 유감 표명…야당 “사사로운 친구 찾기 위한 자리 아냐”
국회는 6일 본회의를 열고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표결을 진행했다. 투표 참여 의원 295명 중 175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반대표가 과반을 넘으면서 이 후보자 임명은 부결됐다.
대법원장 후보자가 국회 인준을 받지 못한 사례는 1988년 이후 35년 만이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이 본회의 전 의원총회에서 이 후보자 부결을 당론으로 결의하면서 예견된 결과였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야당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부결 후 브리핑에서 “반듯하고 실력 있는 법관을 부결시켜 초유의 사법부 장기 공백 사태를 초래해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여야가 정치적으로 다투더라도 사법부 공백을 둬서 재판이 지연돼 국민이 피해를 보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정치적·국민적 합의가 있었는데 이번 부결 사태는 그런 합의를 깬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대한민국의 사법부를 멈춰 세우며 삼권분립마저 손안에 쥐고 흔들려는 무도함을 드러냈다”며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민주당의 정략적 셈법이 사실상 사법부를 파행으로 몰아넣었고 또다시 국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대법원장은 사사로운 ‘친구 찾기’를 위한 자리가 아닙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헌정사상 두 번째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부결을 무겁게 받아들이길 바란다”며 “국회는 도덕성과 능력 모든 점에서 부적격인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 요청에 ‘부결’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반박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새 후보자를 미리 찾아보려는 노력은 적절하다고 할 수 없겠다. 우리로선 최선의 후보를 찾아서 국회에 임명 동의 요청을 하고 그것을 기다리는 과정이었다”며 “상황이 이렇게 됐기 때문에 사법부 공백을 메우고,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임자를 찾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