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이 ‘연자매(연아-연재)’ 사이 갈라놨다
▲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김연아와 손연재. 이 둘은 김연아가 IB스포츠를 나가면서 멀어지게 됐다. |
이에 대해 IB스포츠의 한 관계자는 “손연재 관련 기사가 나올 때마다 댓글들이 장난이 아니었다. 온갖 비난과 욕설 등을 퍼부으며 연재에게 공격을 해댔다”면서 “그걸 본 연재와 가족들의 마음고생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김연아도 손연재도 서로에 대해선 전혀 나쁜 감정이 없다. 단 주변의 환경들이 두 사람을 서먹서먹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손연재의 어머니 윤현숙 씨는 사석에서 “김연아 선수한테 고마워해야 할 게 참 많다. 그 선수가 먼저 길을 닦아 놨기 때문에 우리가 편하게 갈 수 있었다”면서 “연아 선수한테도 또 그 어머님한테도 기회가 되면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 CF출연으로 엄청난 돈 벌었다?
어머니 윤 씨는 지인들에게 이런 얘기를 털어 놓은 적이 있었다.
“내가 가장 힘들 때는 돈이 없을 때도, 연재가 경기를 못할 때도 아닌, 사람들이 연재를 통해 우리가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오해할 때다.”
인형 같은 외모와 뛰어난 리듬체조 실력 덕분에 손연재는 광고계의 블루칩으로 성장했다. 그로 인해 에어컨, 우유, 생리대 등 다양한 CF 모델로 출연했고 필라, 국민은행, 제이에스티나 등으로부터 지원금을 받고 훈련을 해왔다. 그런데 이 수익금의 대부분은 러시아 전지훈련비로 사용됐다.
윤 씨는 “심지어 가족들도 그런 오해를 했을 정도다. 내가 러시아에 어느 정도의 돈을 보내는지 통장을 보고 나서 믿었을 정도이니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오해를 했겠느냐”면서 “한때 마이너스 상태였던 적도 있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후원금이 들어오면서 지금은 제로 상태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런 말도 덧붙였다.
“만약 연재가 CF 촬영을 하지 않았더라면 러시아 전지훈련은 꿈도 못 꿨을 것이다. 엄청난 훈련비로 인해 일반 가정에서는 러시아 훈련을 계획조차 못한다. 광고 촬영 덕분에 연재를 러시아에 보낼 수 있었고, 그 결과 올림픽에서의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것이다.”
윤 씨는 만약 손연재가 런던올림픽에서 본선 진출에 성공하지 못했더라면 앞으로 러시아 전지훈련을 포기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 바 있다. 그만큼 뒷바라지를 하는 게 경제적으로 버겁고 힘들다는 뜻이다. 러시아의 태릉선수촌이나 다름없는 노보고르스크 훈련비는 1년에 2억~3억 원 정도가 들어간다. 이전에는 부르는 게 값이었다고 한다. 손연재의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그나마 훈련비가 안정을 찾았다. CF 출연료는 세금을 제하고 나면 선수한테 돌아가는 액수가 알려진 금액의 절반 정도가 된다고 한다.
# 체조 협회 수당이 고작…
대한체조협회에서는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들에게 일정액의 수당을 지원한다. 체조협회의 소종호 사무국장은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은 하루 5만 원의 일당을 받는다. 그 돈을 훈련일수에 맞춰 한 달에 한 번씩 선수들에게 지급하고 있다”면서 기계체조와 리듬체조 선수가 받는 수당에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소 국장은 “리듬체조는 기계체조에 비해 훈련 일수가 적기 때문에 손연재가 받는 수당이 기계체조 선수들에 비해 적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손연재가 체조협회로부터 받는 수당은 얼마나 될까. 취재한 결과 손연재는 체조협회로부터 매달 60만 원씩을 수당 명목으로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것도 1년이 아닌 9개월 동안만 지급된다고 한다. 소종호 국장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 “개인적인 훈련 일수는 대표팀 훈련 일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협회에서 정한 훈련 날짜를 고려해 수당이 책정된다”고 설명했다. 즉 러시아에서 개인 훈련을 해왔던 손연재는 자신의 스케줄과는 상관 없이 협회가 책정한 스케줄대로 한 달에 12일(12(날짜)×5(일당)=60)만 훈련해온 셈이다.
손연재는 러시아 훈련비 외에도 코칭비, 숙식비, 안무비, 물리치료비, 전담 코치 숙식비에다 심리치료비 등을 모두 개인 부담하고 있다.
손연재 측에서 가장 바라는 부분은 훈련비를 전액 지원해주는 기업이 나타나는 것이다. 바람대로 된다면 손연재는 더 이상 러시아에서 훈련하는 데 대한 부담을 떨치고 마음껏 자신의 꿈을 향해 더 높이 날아오를 수 있을 것이다.
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