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그리움’ 미니앨범 ‘공구’ 모금액 40억 원 돌파…논란 해결 없이 가족회사 통해 팬덤하고만 소통
6월 소속사 골든보이스를 설립하고 7월부터 유튜브 채널 ‘황영웅TV’에 커버곡 영상을 올리기 시작하며 활동 재개의 시동을 건 황영웅이 비로소 미니앨범을 발매한다. 소속사 골든보이스는 미니앨범 발매일을 정식으로 공지하고 앨범 소개 글도 오픈했다. 또한 10월 9일 1차 컨셉포토 ‘가을, 그리움’ 공개부터 10월 28일 앨범 발매까지의 미니앨범 ‘가을, 그리움’의 타임 테이블도 공개했다.
그런데 이런 행보는 언론 홍보가 아닌 황영웅 팬카페를 통해서 이뤄지고 있다. 대부분의 언론 보도 역시 소속사 홍보라는 정식 루트가 아닌 기자들이 팬카페를 직접 방문해서 정보를 얻는 방식이다.
팬덤은 앨범 공동구매(공구)를 진행 중인데 앨범 기부 공구 및 일반 공구 중간 집계 총 모금액이 벌써 40억 원을 넘겼다. 10월 12일 기준 일반 공구와 기부 공구를 통한 총 앨범 판매량이 28만 9985장이나 된다. 황영웅의 미니 앨범은 정식 발매도 이뤄지기 전에 이미 30여만 장이 판매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소속사가 언론 홍보 대신 팬카페와의 소통에만 집중하는 까닭은 아무해도 대중의 싸늘한 시선 때문으로 풀이된다. MBN ‘불타는 트롯맨’에 출연해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던 황영웅은 프로그램 중후반부에 학폭 등 과거 논란에 휘말렸다. 논란 속에서 결승 1차전에 진출했지만 결국 마지막 방송인 결승 2차전을 앞두고 자진 하차했다.
당시 논란은 유튜버 이진호의 유튜브 채널 ‘연예 뒤통령 이진호’를 통해 거듭 폭로됐다. 생일파티 술자리에서 벌어진 폭행사건이 시발점이 됐는데 이로 인해 황영웅에게 폭행 전과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학창시절 학폭 의혹이 있는데 당시 살고 있는 동네에서는 ‘동네 일진’이라 불렸을 정도라고 한다. 여기에 문신 의혹 등도 있다.
당시 연예 관계자들 사이에선 황영웅 측의 적극적인 행보가 절실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고 부인할 부분은 명확하게 부인해 논란이 재생산되는 상황을 가급적 빨리 끊어야 한다는 조언이었다. 가능하다면 피해자들을 직접 접촉해 사과할 부분은 사과하고 오해가 있는 부분은 오해를 푸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었다. 사실 학폭 논란에 휘말린 연예인 대부분이 이런 적극적인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다.
반면 황영웅은 결승 1차전을 앞두고 출연 강행 입장을 밝히며 대중의 허락을 구하는 공식 입장을 낸 것과 결승 2차전을 앞두고 자진 하차를 밝히는 공식 입장을 낸 것이 전부다. 그런데 공식 입장은 사실상 관련 의혹을 모두 인정하는 뉘앙스였다. 한 중견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친한 사이였던 친구에게 상처를 입힌 일을 사과한 것은 좋았다. 그렇게 인정할 부분은 정확히 언급하며 인정하는 게 좋다”면서 “문제는 ‘어린 시절의 일’이나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등의 모호한 표현을 활용해 반성과 사과의 의지를 밝힌 것이다. 자칫 불거진 모든 의혹을 사실로 인정하는 뉘앙스인데 학폭이 사실로 드러난 연예인은 이후 정상적인 연예계 활동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거진 논란의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모르겠지만 술자리에서의 일회성 싸움이라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면서 “학폭 논란 역시 입증이 어려운 과거의 일인 만큼 우선 피해자의 마음을 달래주고 과도한 부분은 부인하며 오해를 풀면 어렵지만 극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황영웅이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사과했다는 소식이나 용서를 받고 오해를 풀었다는 등의 소식은 전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연예 관계자들은 당시 황영웅의 행보를 두고 리스크 매니지먼트가 아쉬웠다고 보고 있다. 적절한 대응이 가능한 연예기획사에 소속돼 있었다면 훨씬 수월하게 당시 위기를 극복할 수도 있었다고 보는 시선도 공존한다. ‘불타는 트롯맨’ 출연 당시 황영웅은 소속사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는데 그만큼 소속사가 어디인지조차 모호했다.
이후 논란의 한 축이었던 '더 우리엔터테인먼트'가 2023년 3월 20일 부터 황영웅의 매니지먼트를 맡게 됐다며 공식입장을 냈는데 역시 그동안의 논란에 대해서는 “본인 스스로 학교폭력의 무게에 대해 무지했다”고 밝히며 “본인을 되돌아보고 여러 가지 상황을 추스르며 자숙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더 우리엔터테인먼트와의 관계도 오래가지 못했다. 6월에 소속사가 ‘골든보이스’로 바뀐 것. 사실상 황영웅 1인 기획사로 대표이사는 황영웅 모친, 감사는 황영웅 부친, 그리고 황영웅은 사내이사인 말 그대로 가족회사다. 따라서 이번 미니앨범 발매 등 가수 정식 데뷔 역시 골든보이스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한 가요계 중견 관계자는 “골든보이스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의 면면을 알 수 없지만 결국 가족회사로 결정권도 가족과 황영웅 본인일 텐데 그런 상황에서 리스크 매니지먼트가 잘 이뤄질지, 적절한 결정이 내려질지 의문”이라며 “앨범 발매 방식도 정상적이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미니앨범을 발매하는 과정에서 소속사 골든보이스는 팬카페를 통해 팬덤하고만 소통하고 홍보하고 있다. 탄탄한 팬덤의 힘이 공동구매 모금을 통해 정식 발매도 이뤄지기 전에 벌써 30만여 장의 판매고를 올리는 성과로 이어지기는 했지만 이렇게 팬덤만을 대상으로 한 활동은 한계가 분명할 수밖에 없다. 7월부터 시작된 유튜브 채널 ‘황영웅TV’와 달리 미니앨범 발매는 팬덤뿐 아니라 대중을 상대로 이뤄지는 연예계 활동이기 때문이다.
물론 반성과 사과의 의미로 자숙 기간을 더 길게 가져가는 방법도 있지만 가수 정식 데뷔를 마냥 미루기도 힘든 것도 사실이다. 이런 까닭에 지금이라도 황영웅이 학폭 등 과거 논란을 정면으로 극복할 계기를 찾아야 한다는 게 가요 관계자들의 조언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