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너와 나’ 공개 앞두고 결백 강조 ‘정면돌파’…폭로자 ‘허위사실 명예훼손’ 기소의견 송치 주목
박혜수의 소속사인 고스트 스튜디오는 10월 9일 공식입장을 내고 박혜수의 학폭을 폭로한 네티즌에 대한 고소 사건 진행 경과를 알렸다. 소속사 측은 “수사기관에서는 피고소인이 허위사실을 적시해 고소인(박혜수)의 사회적 평가를 침해한 점이 상당하며 명예훼손 혐의가 소명된다는 이유로 기소의견 송치했고 현재 추가 수사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튿날 박혜수 역시 그의 신작이자 배우 조현철의 장편영화 감독 데뷔작인 ‘너와 나’ 언론배급시사회에 참석해 “지난 시간 동안 거짓을 바로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제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진실을 밝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혜수의 학폭 폭로 사건의 시작은 2021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참 연예계와 스포츠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학폭 폭로가 터져 나오던 그 시기,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중학생 시절 동창인 박혜수로부터 폭행 등 학폭 피해를 입었다는 네티즌이 여럿 나타나 릴레이 폭로를 이어갔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모인 이들 10여 명은 피해자 모임을 결성해 박혜수 측의 ‘거짓 반박’에 집단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연예계 학폭 폭로 사례 가운데 가장 많은 피해자가 등장한 사건으로 대중들의 관심도 집중됐다.
이에 박혜수의 소속사였던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엔터테인먼트 측은 “해당 게시물의 진위 여부에 대해 구체적인 조사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 해당 게시물들이 학교폭력에 관한 사회적 분위기를 악용해 오직 배우 박혜수를 악의적으로 음해·비방하기 위한 허위사실임을 확인했다”며 정면돌파와 함께 강경한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소속사에 따르면 이른바 ‘박혜수 학폭 피해자 모임’에 소속돼 있던 인물이 자신이 누군지 밝히지 않은 채 소속사와 박혜수, 박혜수의 부모님 연락처로 ‘어떻게 하실 거냐’는 막연한 연락을 취했다. 이런 접근 방식이 막대한 합의금을 노린 것이거나, ‘언론 플레이’ 또는 재판을 위한 증거를 수집하기 위한 악의적인 행위로 보인다는 게 소속사 측의 판단이었다.
그런 가운데 박혜수의 학폭 논란은 지인들과 피해자의 ‘대리전’으로 확장되면서 또 다른 주목을 받았다. 피해자 가운데 일부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공개했던 피해 주장을 지속적으로 바꾸면서 대중들 사이에서도 의구심이 들 때쯤 박혜수의 동네 친구라고 밝힌 네티즌이 새롭게 등장한 것. 초등학교 때부터 박혜수와 친구라는 그는 박혜수의 학폭 피해자라고 주장한 인물이 오히려 그 당시 박혜수를 가장 괴롭힌 당사자라고 지목했다. 강북에서 전학 왔다는 이유만으로 악의적인 소문에 휘말리며 매일 무시 당하고 괴롭힘을 당하던 중 나중에서야 가해자들과 친해져 학교생활을 원만하게 할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는 박혜수가 처음으로 밝힌 공식입장에서도 확인되는 부분이다. 2021년 3월 7일 박혜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과거 해당 피해 주장 인물로부터 학폭을 당했고, 그 인물의 친구들이 허위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십수 명이 있다는 ‘박혜수 피해자 모임’ 역시 실체가 없는 존재라면서 앞으로는 더 이상 기다림이나 타협 없이 움직이겠다고 전했다. 반면 피해자 측은 “박혜수가 제 주변 지인들에게 연락해 울면서 허위증언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피해자들이) 100억, 200억 원의 위약금을 물어낼 수도 있는데 괜찮겠냐며 이쯤 하라는 협박도 받았다고 한다”며 재반박하기도 했다.
한 달 동안 연일 뉴스에 올랐던 박혜수의 학폭 논란은 2021년 3월 9일 피해자의 이 같은 재반박을 마지막으로 사그라졌다. 같은 해 2월 26일 방영 예정이었던 주연작 KBS 2TV ‘디어엠’의 무기한 방영 연기를 시작으로 박혜수 역시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더 이상 관련 이야기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았다. 그렇게 잊히던 중 약 1년 8개월 만에 영화 ‘너와 나’로 다시 한 번 대중들 앞에 서기로 결심한 박혜수에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자연스럽게 대중들의 시선이 모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너와 나’의 감독을 맡은 배우 조현철 역시 논란의 인물이었던 박혜수를 주연으로 캐스팅했다. 박혜수 복귀의 발판이 될 작품을 선보인다는 점에 우려가 일자 “기사가 나가는 것만 보고 박혜수가 이런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저희가 본 박혜수가 있는 반면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들은 얼마든지 과장될 수 있고 왜곡될 수 있다는 걸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계가 (논란으로 인해) 이 사람을 폐기처분 한다고 해도 저는 이 사람이 한 행동, 우리에게 눈물 흘리면서 한 무고의 주장을 믿고 싶었다. 함께 하기로 결정한 이후로는 두려움 같은 것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박혜수의 사례는 피해를 주장한 이에 대해 수사 단계에서부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이 인정된 점이 앞으로 그의 활동 여부 및 방향을 가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비슷한 연예인 학폭 폭로 사태에서 명예훼손 혐의가 받아들여지더라도 허위사실이 아닌 ‘사실 적시’로 인정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비춰본다면 현재까지는 박혜수의 무고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박혜수가 이처럼 두 번째 정면돌파를 선택한 것도 이 같은 수사 결과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박혜수는 형사 고소 사건과 별도로 학폭 폭로자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