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개편 지난 16일 이미 착공”…민주당 “국가 정체성 무너뜨리려는 윤석열 정부 역사 쿠데타”
10월 22일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육군은 “육사 ‘독립전쟁 영웅실’ 개편을 지난 16일에 착공했으며, 다음달 2일까지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항일 독립투쟁 장군들의 이름이 적힌 명패와 게시물을 이전도 이뤄질 예정이다.
앞서 독립전쟁 영웅실은 지난 2018년 육사 교내 생도 종합교육시설인 충무관에 홍범도·안중근·김좌진·이회영 등의 영웅 이름을 붙여 만들어졌다.
국방부가 독립전쟁 영웅실 개편 공사에 착수하자, 야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임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최근 참모들에게 이념 논쟁을 멈추고 민생에 집중하라고 지시했다”며 “대통령의 지시가 진심이라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부터 없던 일로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독립영웅들의 역사를 지우려는 시도는 이념전쟁도 무엇도 아니다. 그저 역사 쿠데타일 뿐”이라며 “국가의 정체성을 무너뜨리려는 윤석열 정부의 역사 쿠데타는 혹독한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이 민생을 강조한 가운데 독립전쟁 영웅실 개편 작업이 이념 논쟁을 다시 불러올 조짐이 보이자 국방부는 적극 해명에 나섰다. 국방부는 “2018년 설치된 독립전쟁 영웅실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특정 인물을 기리는 공간에서 시대별 국난극복 역사를 학습하는 공간으로 재조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대별 국난극복사 교육을 통해 사관생도의 올바른 역사의식을 함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에 국방부가 개편을 추진하는 독립전쟁 영웅실을 비롯해, 철거가 예정된 홍범도 장군 흉상은 모두 문재인 정부 당시 설치된 것들이다.
육군은 지난해 11월 육사 현장토의에서 독립전쟁 영웅실의 중복과 편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사례로 거론하며 사관생도의 국가관·안보관·역사관 향상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육군은 관련 내용을 박정환 육군참모총장에게 보고하고 올해 7월 철거·재편에 필요한 예산 3억 7200만 원을 배정받았다.
홍범도 장군의 흉상은 연말까지 독립기념관이나 전쟁기념관 등 외부로 이전한다는 방침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