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협정에도 단독 처리하겠다는 건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정략적 의도”
윤 원내대표는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에서 다음 달 9일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을 처리하겠다고 밝히자 언론에서 일제히 여야 간 신사협정이 벌써 깨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여야가 신사협정을 맺은 이유는 이견이 있는 사안에 대해 서로 소리 높여 싸우기보다 차분하게 숙의를 통해 합의를 이루어 보자는 것”이었다며 “그런데 여당 반대를 무시하고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을 단독 처리하겠다는 것은 피켓, 고성, 막말보다 심각한 여당 무시로 신사협정의 정신에 완전히 어긋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첨예한 쟁점 법안을 일방적으로 처리할 때 사회 전체의 갈등이 격화된다는 것은 지난 간호법 사태를 통해 분명히 확인된 사실”이라고 부연했다.
윤 원내대표는 “기업 절대다수가 반대하고 있는 노란봉투법을 민주당이 끝내 강행 처리한다면 산업생태계가 혼란에 빠지고 노사갈등이 격렬해져 간호법 사태를 훨씬 더 능가하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것이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방송3법 역시 공영방송의 편파성을 오히려 심화시킬 우려가 커서 공영방송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더욱 키우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라고도 했다.
그는 “백번 양보하더라도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있으며 대외경제 환경도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지금은 결코 표결을 강행할 적기가 아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부의 정치적 부담을 한 번 더 지우고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정략적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어쩔 수 없이 우리 당은 필리버스터를 통해 국민께 두 법안을 통과시킬 수 없는 이유를 상세히 설명하고 끝내 민주당이 단독 처리를 감행한다면 대통령께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렇다 하더라도 그 과정은 국민 분열과 사회적 혼란이 수반되어 매우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 당은 민주당에 표결을 늦추고 숙의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노력을 더 해보자는 제안을 드린다. 민주당도 정부와 여당을 곤란하게 하는 일보다 국민의 고통을 더는 일을 먼저 생각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