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마약 관련 특정할 만한 증거 있어”…통신내역 압수수색 영장은 ‘기각’
10월 3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드래곤은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케이원챔버 김수현 변호사를 통해 자진 출석 의사를 밝혔다. 경찰은 법률대리인과 첫 소환 일정을 조율해 11월 6일 오후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보다 앞선 이날 오전 케이원챔버 측은 세 번째 공식입장을 내고 "권지용 씨는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 진행을 위해 11월 6일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범죄수사계에 자진출석해 수사에 적극적으로 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근거 없는 허위사실이 유포돼 한국을 대표하는 K-POP 아티스트인 권지용 씨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언론과 미디어에서도 책임있는 자세를 가져 주시길 바란다"며 "이와 관련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추측성 보도에 대해서는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으로 끝까지 초강경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유튜브 등을 통해 유포된 '지드래곤 전관 변호사 20억 선임설' 등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의혹에 대한 경고로 파악된다.
지드래곤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지난 10월 25일 이후 현재까지 일관되게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앞서 10월 30일 변호사 선임 직후 자진 출석의향서를 제출한 것 역시 "신속한 수사 진행을 통한 빠른 실체적 진실규명으로 억울함을 조속히 해소하기 위함"이라는 게 지드래곤 측의 이야기다. 이와 함께 수사에 필요한 자료 일체를 경찰에 임의제출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지드래곤의 자신감있는 부인과 달리 경찰은 이미 그를 특정할 수 있는 증거 자료를 어느 정도 확보했다는 입장이었다. 다만 경찰이 지드래곤에 대해 최근 신청한 통신내역 압수수색 영장이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아직까지는 혐의를 입증할 만한 결정적인 증거나 진술이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은 보강 수사 후 영장 재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번 마약 스캔들의 중심에 서 있는 배우 이선균도 11월 4일 재소환돼 두 번째 조사를 받는다. 마약 투약 혐의로 피의자 전환된 이선균은 지난 10월 28일 첫 번째 조사를 받았다. 이날 조사에서 경찰의 조서 작성 요청을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법무법인 지평 박성철 변호사는 "(이선균이) 진술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전혀 아니며 다음 정식 조사에서 피의자 심문이 이뤄질 예정이라 그때 진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선균의 차량과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는 한편 모발과 소변을 채취한 뒤 소변에 대한 간이시약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결과로는 음성이 나왔으며 경찰은 국과수에 정밀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해 온 지드래곤과 달리 이선균은 모호한 답변으로 회피해 왔던 만큼 증거와 증언이 보강된 두 번째 조사에선 어떤 입장을 보일 것인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인천경찰청이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 또는 내사 중인 인물은 이선균과 지드래곤 등을 포함해 모두 10명이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