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 진술한 공범에 진술 번복 협박…“일반인이었으면 묻혔을 사건, 유명인이라 고통” 한탄도
11월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유아인과 그의 지인이자 미술작가인 최아무개 씨(32)에 대한 공소장에 이 같은 내용을 적시했다. 유아인에게는 △대마 △향정 △증거인멸교사 △사기 △의료법 위반 △대마흡연교사 △국민건강보험법 위반 △주민등록법 위반 등이 혐의로 적용됐다.
검찰에 따르면 유아인은 2020년 3월부터 2022년 3월까지 2년 여 간 14개 병원을 돌며 윤곽주사, 다한증 보톡스, 제모 등 각종 미용시술을 이유로 수면 마취를 받는 등 총 181차례에 걸쳐 의료용 프로포폴 9.6ℓ를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유아인이 미용시술과 함께 프로포폴을 잦은 빈도로 투약하다가 중독된 것으로 파악했다. 이로 인해 수면 장애를 얻게 되면서 같은 해 5월부터는 프로포폴 외에도 케타민, 미다졸람, 레미마졸람 등 수면마취제를 처방받아 상습적으로 투약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가족 명의로 수면제를 대리 처방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유아인은 2021년 5월 자신의 지인이자 이 사건의 또 다른 공범으로 지목된 패션브랜드 대표 박아무개 씨에게 누나의 주민등록번호를 알려주며 "누나인 것처럼 행세해 수면제를 처방받아 달라"는 취지로 대리 처방을 부탁했고, 같은 해 7월엔 의사에게 직접 아버지의 주민등록번호를 보여주며 "수면제를 처방해 주면 전달하겠다"고 거짓말을 했다. 이렇게 총 44차례에 걸쳐 대리처방 받은 수면제는 1150여 정이며 모두 유아인이 사용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뒤 유아인과 최 씨는 공범을 협박한 혐의도 받았다. 그의 지인인 유명 유튜버가 경찰 조사에서 "유아인, 최 씨와 함께 대마를 흡연했다"고 진술한 것을 알게 되자 진술 번복을 종용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 8월 1일 해당 유튜버에게 협박 문자를 보내 "너는 무혐의를 약속받았고 재판이 끝난 뒤 유튜브 복귀를 하려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것은 매우 잘못된 생각"이라며 "넌 이미 얼굴이 알려진 유튜버야. 난 구속 심사 이후에도 너랑 함께 (대마를) 피웠다고 진술하지 않았고. 내가 진짜 모른다는 사실을 잘 생각해 보길 바라. 일개 수사관들은 언론에 수사 내용을 뿌릴 권한이 없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거짓으로 진술을 바꾼다면 그것 또한 기사화될 수 있어. 무혐의를 받고 당당히 컴백했는데 함께 대마초를 피웠다고 검찰에 인정했다는 기사가 뜨면 사람들은 널 거짓말쟁이라며 비난하겠지"라며 "얼굴이 세상에 알려지는 일이 얼마나 X같은지 많은 생각을 했길 바라"라며 진술 번복을 종용했다. 또 자신들이 '일반인'이었으면 아무도 모르게 조용하고 신속하게 끝났을 '작은 사건'이지만 유명인이기 때문에 긴 고통을 받고 있다는 불만을 털어놓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유아인이 지난 1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의 한 숙소에서 유튜버 A 씨 등 일행과 함께 대마를 흡연했다고 적시했다. 당시 유아인이 대마 흡연 경험이 없는 A 씨에게 흡연 장면을 목격 당하자 범행 사실이 외부에 발설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범으로 끌어들인 뒤 협박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유아인의 첫 공판기일은 오는 11월 14일로 잡혔다. 피고인 출석 의무가 있는 첫 정식 공판인 만큼 유아인은 기소 이후 처음으로 재판에 출석할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검찰은 현재 공소장에 적시된 혐의 외에 유아인의 코카인 투약 혐의 등에 대해서는 수사를 계속 진행 중이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