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분기 영업이익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코오롱모빌리티 “성수기 판매량 확대로 성과 낼 것”
#수입차시장 전망 자체도 어두워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1월 1일 자동차부문을 분할해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법인을 신설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주요 사업은 BMW, 아우디, 볼보, 롤스로이스 등 수입차 판매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출범 당시 5대 핵심 사업으로 △브랜드 네트워크 강화 △인증 중고차 확대 △온·오프라인 역량을 겸비한 사업자로 진화 △사업 카테고리의 확장 △신사업 진출을 통한 새로운 고객 경험 제공 등을 제시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출범 후 이규호 사장과 전철원 사장을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규호 사장은 지난해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 부사장, 전철원 사장은 코오롱글로벌 BMW본부 부사장을 맡고 있었다. 두 사람의 대표이사 선임은 예정된 수순이었던 셈이다. 이규호 사장은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출범 당시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최상의 가치를 만들 수 있도록 사업 전반의 체질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사업구조의 혁신과 미래가치를 위한 기틀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최근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올해 1~3분기 매출 1조 7497억 원, 영업이익 283억 원을 거뒀다.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은 지난해 1~3분기 매출 1조 7035억 원, 영업이익 511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2.7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4.62% 줄어든 셈이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지난 1월 스웨덴 친환경 전기 바이크 ‘케이크’의 국내 단독 유통권을 획득했고, 지난 5월에는 영국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의 국내 단독 유통권을 얻었다. 최근에는 강원도 강릉시에 대형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개설했다. 하지만 사업 확장 규모에 비하면 매출 증가폭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오히려 새로운 브랜드 도입에 따른 점포 개설 등 지출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지난 11월 2일 실적과 관련해 “고금리의 장기화로 인한 자동차 소비 수요의 부진과 신설법인 투자로 인한 고정비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며 “신차 판매는 계절 요인에 따른 수입 자동차 유통 시장의 수요 둔화 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다.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수입차 시장 전망 자체가 그렇다. 이미 올해 수입차 판매량은 하락세에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대수는 지난해 9월 2만 3928대, 지난해 10월 2만 2565대였다. 하지만 올해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대수는 9월 2만 2565대, 10월 2만 1329대로 각각 전년 대비 5.70%, 15.91% 감소했다. 누적으로 살펴봐도 지난해 1~10월 22만 5573대에서 올해 1~10월 21만 9071대로 2.88% 줄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독일 경제가 침체에 빠진 것도 수입차 시장 악재로 거론한다. 외신에 따르면 독일의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1% 감소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주요 제품인 BMW, 아우디 등은 모두 독일 기업이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차 시장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독일 업체들의 생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국내 자동차 시장은 국산차, 수입차 할 것 없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수입차는 공급 물량 부족으로 관련 수익이 더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부진 만회하나 싶었는데…'
이규호 사장은 차기 코오롱그룹 회장으로 꼽히지만 아직까지 보유 중인 코오롱 주식은 없다. 이웅열 명예회장은 2018년 신문방송편집인협회 간담회에서 “이규호 사장의 경영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면 주식은 한 주도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 사장으로서는 주식을 증여받기 위해서라도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이규호 사장은 2018년 2월부터 2020년 7월까지 코오롱글로벌 자회사인 리베토코리아 대표를 역임했지만 별 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리베토코리아는 2018년과 2019년 각각 영업손실 48억 원, 46억 원을 거뒀고, 2020년에도 2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2018년 12억 원 △2019년 35억 원 △2020년 46억 원으로 늘어났지만 코오롱그룹 전체 매출 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이규호 사장은 또 2018년 11월부터 2020년 말까지 코오롱인더스트리 FnC(패션&컬쳐)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으며 패션 사업부를 총괄했다. 하지만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 부문 매출은 △2018년 1조 456억 원 △2019년 9729억 원 △2020년 8680억 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도 △2018년 399억 원 △2019년 135억 원으로 줄었다가 2020년에는 107억 원의 영업손실을 거두며 적자전환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 부문은 이규호 사장이 물러난 후인 2021년 매출 1조 184억 원, 영업이익 291억 원으로 실적을 회복했다.
패션 부문의 부진이 이규호 사장 때문만은 아니라는 반론도 존재한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이규호 사장 취임 전에도 패션업계 불황으로 인해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 실적은 하락세였다”며 “오히려 이 사장이 신규 브랜드를 도입하면서 체질을 개선해 실적 상승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규호 사장은 2021년부터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을 총괄했다.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 매출은 △2020년 1조 4675억 원 △2021년 2조 548억 원 △2022년 2조 2994억 원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이 2021년 572억 원에서 2022년 306억 원으로 46.42% 감소하는 등 불안한 모습도 보였다.
이규호 사장 입장에서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실적을 끌어올린다면 과거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 사장은 지난해까지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 매출 상승 덕에 평가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지속적인 수익성 악화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코오롱모빌리티그룹 관계자는 “올해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한 브랜드 포트폴리오의 다변화와 서비스 네트워크 인프라를 마련해오고 있다”며 “4분기 계절적 성수기와 함께 고객 중심의 혜택 마련 및 판매량 확대를 도모해 양호한 출범 첫해 성과를 이뤄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코오롱그룹은 이규호 사장의 지분 승계와 관련해서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