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함량 당, 탄산음료 한 캔 40g보다 적어…제조일 미표시·자가품질검사 지적 이후 곧바로 시정”
정철훈 대표는 탕후루의 당 함량이 그리 높지 않고, 탕후루를 섭취하면 재료인 과일 속 비타민, 칼슘, 식이섬유 등의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2022년 한국소비자원이 커피·음료 프랜차이즈 29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 과일·초콜릿류를 첨가한 스무디·에이드류 29개 제품의 평균 당류 함량은 65g에 달했다. 반면 왕가의 탕후루 한 꼬치 기준 포함된 당류는 △블랙사파이어 24.7g △애플포도 22.3g △파인애플 21.5g △샤인머스캣 21.1g △스테비아토망고 20.9g △거봉 15.6g △귤 14g △블루베리 13.5g △딸기 9.9g이다. 탄산음료 한 캔 당류 함량 40g보다도 적다.
정 대표는 “전국 매장이 모두 나쁜 의도를 갖고 한 것처럼 언론에 비치고 있어서 자영업자인 점주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탕후루가 언론에서 나쁘게 다뤄지면서 매출 감소뿐만 아니라 기부 사업까지 엎어졌다”고 토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창업 스토리가 궁금하다.
“김소향 달콤나라앨리스 대표와 여러 가지 디저트 사업을 같이 해봤다. 엄청 친한 사이다. 그러다 길거리에 비위생적으로 파는 탕후루를 먹게 됐다. 코팅이 너무 두껍고, 입에 달라붙어서 맛이 없었다. 탕후루를 잘 만들어서 위생적으로 팔면 인기가 있겠다고 판단해서 레시피 개발에 착수했다. 개발까지 1년 6개월 정도 걸렸고, 2017년 울산에 1호점을 열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올해부터 점포가 많아졌다.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전까지 점포 수는 30여 개였다. 이후 2년 동안 창업을 멈췄다. 저를 믿고 창업을 했는데 매출이 안 나오게 되면 미안하지 않나. 코로나19가 끝나가는 2022년 4월 경주점을 시작으로 점포를 늘려가기 시작했다. 올해 2월까지 매장이 40여 개에 불과했으나 3월부터 빠르게 증가하면서 현재 500개까지 늘어났다.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잘못한 건 모두 인정한다. 다만 마치 전국 매장이 모두 나쁜 의도를 갖고 한 것처럼 언론에 비치고 있어서 자영업자인 점주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략 6개월 만에 매장이 12배 급증하는 가운데 쓰레기 문제, 국정감사 출석, 사무실 이전 등이 복합적으로 터졌다. 수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탕후루 전용 쓰레기통을 개발했고, 쓰레기를 길거리에 버리지 않도록 하는 캠페인을 준비 중이다. 탕후루는 기호식품 분류에 들어있지 않아 영양성분을 표시할 의무가 없지만, 국감에서 답변한 대로 성분 표시를 위해 디자인을 준비 중이다. 초음파 과일 세척기 도입도 시범단계에 있다. 11월 7일부터 설치가 시작돼 전 매장에 도입할 예정이다. 특히 설탕 대신 0kcal인 대체 감미료로 탕후루를 만드는 방안도 개발 중이다. 11월 16일 CJ R&D에서 만든 샘플이 도착한다. 지금보다 식이섬유는 늘고, 당 함유량은 떨어진다.”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했다.
“당황했다. 우리가 국감에 갈 일인가 싶었다. 딸기만 보더라도 과일을 포함한 당 함유량이 9g밖에 안 된다. 실질적으로 탕후루에 들어가는 당은 5~13g 사이다. 특히 왕가 탕후루는 과일에 들어가 있는 비타민, 칼슘 등의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는다. 일반 소비자가 먹을 때 당만 먹지 않고 과일이 갖고 있는 영양분도 함께 섭취한다.”
―국감 직전에 공동대표를 맡았다.
“김소향 대표와 저는 공동 지분을 갖고 있다. 김 대표는 실질적으로 실장이다. 디자인, 사무업무 등을 주로 본다. 모든 업무는 제가 맡아서 했고, 탕후루도 직접 개발했다. 제대로 아는 사람이 국감에 가서 설명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탕후루가 청소년 비만·당뇨·충치 주범이라는 지적을 국감에서 받았다.
“억울한 부분도 있지만, 전 국민을 걱정하는 뜻에서 당 함유량 적은 식품을 먹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 같다. 한 업체를 뭐 어떻게 하겠다고 부르신 건 아니라고 본다. 아이들 건강 관련해서 이야기하고자 했다고 본다.”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방송 후 자영업 줄도산을 겪은 ‘대만 카스테라 폐업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자영업 하시는 분들은 저희를 믿고 돈을 투자한다. 대만 카스테라처럼 폐업 사태가 일어난다면 슬픈 일이다. 저희는 청년 창업, 일거리 창출 등에서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언론에서 쓰레기를 무분별하게 버리지 않도록 하는 문화를 만들면 좋겠다고 설명하면, 국민도 쓰레기 잘 버리도록 노력한다. 그런데 탕후루를 너무 안 좋은 방향으로만 언론에서 보도한다. 안타깝고 서운한 마음이 있다.”
―실제 타격을 받았나.
“매출이 급감했다. 10월 매출이 전월 대비 30% 정도 줄어들었다. 당 함유량이 많거나 비만, 당뇨를 유발하는 식품이 시장에 너무 많다. 그런데 탕후루가 타깃이 돼서 무슨 큰 잘못을 한 것처럼 언론에서 다뤄지고 있다. 뉴스 나올 때마다 걱정이 늘어난다. 점주 분들도 마음이 조마조마하다고 한다. 특히 언론에서 나쁘게 다뤄지면서 기부 사업도 엎어졌다.”
―어떤 기부 사업이었나.
“유명 개그맨이 재능은 있으나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찾아가서 도와주는 방송을 준비 중이었다. 피아노를 잘 치는 한 아이를 보면서 계획하게 됐다.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선생님이 자기 아들처럼 키우셨다. 그런데 이 사달이 나면서 사업을 진행하기 부담스러워졌다. 고민이 많다.”
―지방자치단체 11곳과 사랑의 열매를 통해 15억 원 기부를 했다.
“5월부터 진행해서 10월 초에 기부했다. 22명이 참여했다. 창업 초부터 키우고 나서 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과 함께해야 한다. 할 수 있는 만큼부터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기부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다만 각종 논란이 터지면서 기부 사업에 차질도 빚고 마음이 아프다. 애들도 맛있게 먹고, 자영업도 활성화되고, 일자리도 창출되는 그런 선순환을 만들고 싶다.”
―‘달콤 시그니처 분말’에 제조 일자를 표시하지 않았다고 적발됐다.
“국정감사 이후 식약처와 지자체가 전국 가맹점과 본사를 점검하러 나왔다. 500개 매장 중에 경남 거제에 있는 매장 한 곳에서 유통기한 스티커가 없다고 지적받았다. 곧바로 시정조치했다. 본사가 당일 제품을 생산해서 수작업으로 스티커를 붙여서 전국 가맹점에 보낸다. 본사 직원이 실수로 안 붙였거나 배송 과정에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직원 건강진단 미실시로 적발된 것도 경남 진주의 한 매장에서 아르바이트 채용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였다. 지적받은 뒤에 곧바로 확인해서 시정조치했다.”
―‘달콤 시그니처 분말’을 6월부터 생산하며 10월 초순까지 자가품질검사를 하지 않은 것도 적발됐다.
“3개월에 한 번씩 자체적으로나 시험분석기관에 위탁해 이물질 기준을 충족하는지 검사해야 하는데, 직접 제조를 처음 하다 보니까 이런 부분을 몰랐다. 지적받은 뒤 바로 전문기관에 의뢰해 자가품질검사를 했고, 문제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마치 창업 첫해인 2017년부터 한 번도 검사하지 않은 것처럼 언론에 비치고 있다.”
―왜 갑자기 본사에서 생산하기 시작했나.
“2017년부터 올해 5월까지는 완제품을 소분해서 보냈다. 레시피, 성분 등이 공개되기 쉬웠다. 그래서 직접 개발하고 제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식이섬유, 비타민, 유산균 등이 함유된 레시피를 개발하면서 전문 제조공장에 생산을 위탁하고 생산 가동 중이었다. 이 과정에서 본사가 적발됐다. 당시 본사 사무실은 이전을 위해 이삿짐 박스에 짐을 정리하는 중이었다.”
―지자체가 자가품질검사 설명을 해주지 않았나.
“제조업 허가를 처음 받아봤는데, 어떤 언급이나 설명이 없었다. 8~9시간 온라인 교육을 받으라는 것뿐이었다. 그 안에 자가품질검사 등 관련 내용이 담겨 있다. 정확히 숙지하지 못하고 하지 않은 건 잘못이다. 다만 중요한 부분은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주면 처음 하시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정부나 지자체에 바라는 점이 있는지.
“사업을 하면서 답답한 게 많다. 지자체마다 질문에 대한 답이 다르다. 허가 문제도 마찬가지다. 똑같은 법인데 왜 다른지 궁금하다. 소통이 잘 되면 좋겠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