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음성’ 로버트 할리, 세 번째엔 긴급 체포…“결단코 안해” 박유천, 다리털에서 마약 검출
가장 화제가 됐던 루머의 주인공은 여자 연예인 A다. 평소 친했던 동료 연예인의 마약 투약이 적발되면서 A도 수사 선상에 올랐다. 그리고 검찰에서 마약 검사를 받았지만 음성이 나왔다.
이후 떠돈 루머는 A의 마약 검사를 진행한 검찰 여자 수사관이 깜짝 놀랐다는 내용이었다. 연예인이라 머리를 화려하게 탈색하는 것 자체는 유별난 일은 아니었다. 당시에는 영화 ‘동감’의 유지태가 선보인 은회색 헤어스타일과 같이 연예계에서 탈색이 유행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A는 머리카락은 물론이고 모든 체모를 탈색한 상태로 마약 검사를 받으러 왔다는 내용이었다.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그때 그 시절의 루머일 뿐이지만 이후 마약 연루 연예인들의 행보를 보면 사실이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2019년 필로폰 투약이 적발된 방송인 로버트 할리(한국명 하일)는 2017년과 2018년에도 마약 수사 선상에 오른 바 있다. 로버트 할리의 마약 투약 첩보를 입수한 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2017년 7월 소환 조사를 벌였다. 이날 마약 검사도 이뤄졌는데 우선 머리는 짧게 자르고 염색까지 한 상황이었다. 문제는 머리카락을 제외한 모든 신체부위를 제모한 상황이었던 것. 소위 말하는 전신 제모(왁싱)다. 어렵게 머리카락으로 검사를 했지만 음성으로 결과가 나오면서 사건은 무혐의로 종결됐다.
2018년 1월 다시 경기 안양동안경찰서에서 로버트 할리 관련 첩보를 입수했다. 그런데 갑자기 로버트 할리가 미국으로 출국해 버렸다. 한 달가량 미국에 머물다 귀국한 로버트 할리가 경찰에 출석했지만 역시 전신 제모 상태였다. 가슴 부위에 약간의 털이 남아 있었지만 이번에도 음성이었다. 2019년에 다시 로버트 할리가 수사 선상에 오르자 경찰은 방법을 달리했다. 소환 조사 형식을 취해 출석일을 협의하면 그 사이 또 전신 제모를 할 수 있어 긴급체포해서 바로 마약 검사를 시행한 것. 그렇게 필로폰 투약이 드러났다.
박유천은 눈물의 기자회견까지 열어 “결단코, 결단코 마약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필로폰 투약이 사실로 드러났다. 이미 박유천에 대한 체포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을 검찰에 신청했던 경찰은 박유천이 기자회견에서 적극적인 수사 협조 입장을 밝히자 체포영장을 반려했다. 그리고 긴급체포가 아닌 자진출두로 경찰 소환 방식이 달라지면서 일주일가량의 시간이 생긴 박유천은 확실한 대비를 했다. 우선 머리를 염색해 일주일 사이 머리 색깔이 달라져 있었다. 그리고 전신 제모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소변과 모발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지만 다리털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최근에는 지드래곤(GD, 본명 권지용·35)이 모발을 제외한 전신 제모를 하고 마약 조사를 받았다고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만 지드래곤의 모발은 검정색이었다. 1년 5개월 동안 모발에 염색이나 탈색을 하지 않았다는 게 지드래곤 측 입장이다. 제모 역시 전신 제모는 아니고 평소 하고 지내던 수준의 제모일 뿐이라며 제모하지 않은 다리털은 추가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온라인에서는 소위 ‘몸 세탁’이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체내 마약 성분을 지우는 각종 비법을 총칭하는 표현인데 전문가들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이자 국제법독성학회장인 정희선 성균관대 과학수사학과 석좌교수는 YTN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서 “모발에서 안 되면 손톱이나 발톱 같은 것도 할 수 있어 꼭 그렇게 아주 몸으로 세탁을 한다고 전혀 없어지는 것은 제가 보기에 어려울 것 같다”며 “과학도 항상 같이 따라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전신 제모는 기본, 머리카락도 1cm가량으로 짧게 자른 뒤 염색까지 한 마약 사범이 검거된 일도 있었다. 완벽한 몸 세탁을 했다고 생각했을 수 있지만 경찰은 눈썹 200여 수를 뽑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해 필로폰 양성반응을 받아낸 바 있다.
항간에선 소변과 머리카락 등에서 완벽하게 마약 성분을 지워주는 약이 있다는 소문도 있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구하기가 매우 어렵고 워낙 고가인 데다 이 약을 복용하면 마약 검사에선 음성 판정이 나오지만 간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고 한다. 이 약으로 인해 재벌가나 고위층 자제, 그리고 유명 연예인이 마약을 불법 투약하고도 수사망을 빠져나갈 수 있다는 내용이다. 사실이라면 완벽한 몸 세탁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그렇지만 현실성이 매우 떨어지는 소문으로 보인다. 구하기 어렵다는 얘기처럼 실제로 그런 약을 구경이라도 했다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정재계 인사들이나 그들의 가족, 그리고 톱스타급 연예인의 마약 적발 소식이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는 현실도 그런 약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전동선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