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통해 시청자들과도 ‘라포’ 형성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정신건강의학과 근무를 처음 하게 된 간호사 정다은이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그린다. 극 중 노재원은 망상장애를 앓으며 정신병동에 입원하게 된 환자 김서완 역으로 분했다.
김서완은 게임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고 게임 세상 속에서 살고 있는 인물이다. 그의 눈에 비치는 정신병동은 높은 레벨의 마법사인 자신이 잃어버린 마력을 회복하기 위해 거치는 장소이고, 자신을 보살펴 주는 정다은 간호사는 영약 암브로시아를 나눠주는 '중재자'다. 정신병동 간호사 생활이 서툰 정다은을 "중재자님"이라고 부르며 초반부터 그의 편에 서서 힘이 닿는 데까지 도와주려 하는 유일한 환자가 바로 김서완이다.
그만큼 김서완과 정다은은 서로의 위로와 응원이 돼주면서 상호 신뢰를 쌓아가는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특히 극단으로 치닫기 쉬운 다른 정신병동 환자들과 달리 망상 속 이야기만을 늘어놓는 김서완은 다소 어두워질 수 있는 에피소드마다 숨을 돌릴 수 있는 약간의 유머를 선사하며 더욱 큰 사랑을 받았다.
6회에서는 그런 김서완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다뤄져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망상 밖 현실의 김서완은 여러 차례 공무원 시험에 낙제와 도전을 반복한 공시생이었던 것. 긴 고시 생활에서 온 딜레마와 좌절, 스트레스로 마음의 병을 안은 김서완은 자신이 했던 온라인 게임 세상 안에 스스로를 가둔 채로 명신대병원 정신병동으로 오게 된 것이었다.
조금씩 현실로 돌아오기 시작한 김서완이 다시 세상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용기를 얻는 과정과 여전히 쉽지 않은 현실을 마주한 모습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정다은이 정신병동 간호사이자 하나의 인간으로서 성장하고 성숙해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김서완의 캐릭터와 서사를 그린 편은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가장 놓쳐서는 안 될 에피소드로 꼽힌다.
이처럼 치열한 세상을 살아가는 김서완을 세밀하게 완성한 배우 노재원은 꿈을 위한 현실을 살아가기 보다 현실을 위한 꿈을 좇는 인물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이와 더불어 김서완이 상황에 따라 겪는 여러 감정의 변화들을 깊이 있게 연기해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사랑과 호평을 받고 있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통해 얼굴을 알린 노재원은 2020년 영화 '드라이빙 스쿨'로 데뷔해 탄탄한 연기력으로 차근차근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배우다. 특히 올해엔 넷플릭스 시리즈 기대작마다 이름을 올려 더욱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올 여름 큰 화제성을 보였던 'D.P.' 시즌2에서 수사관 최현도 역으로 출연해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던 노재원은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 이어 전세계가 주목하는 작품 '오징어게임' 시즌 2에서도 활약을 예고했다. 짧은 시간 동안 수많은 얼굴을 보여준 노재원이 이번엔 어떤 연기 변신으로 또 한 번 대중들의 마음을 매료시킬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