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국민 속이려는 선거용 정치쇼 그만두고 진짜 민생에 힘 쏟아야”
김동연 경기도지사, 오세훈 서울시장, 유정복 인천시장은 16일 오후 6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비공개 3자 회담을 가졌다. 회담 이후 이뤄진 백 브리핑에선 김동연 지사가 먼저 입장을 밝히고 떠났고 이어 오세훈 시장과 유정복 시장이 함께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이날 드러난 입장차를 고스란히 반영한 장면이었다.
백 브리핑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침착했지만 어조에서 단호함이 느껴졌다. 김 지사는 “수도권 매립지, 매립지 관리 공사, 아라뱃길 관광 활성화, 대중교통에 대한 공동 연구와 정보 교환에 대해서는 상당한 의견 접근을 봤다. 하지만 메가시티 문제에 대해서는 현격한 의견 차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날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대표발의한 김포 서울시 편입 특별법에 대한 질문을 받은 김 지사는 “이 정부는 모든 것을 거꾸로 가고 있다. 국토 균형 발전에 어긋나는 서울 확장으로 가고 있고 미래 투자 얘기를 하면서 R&D 예산을 16.7% 깎았다. 또 탄소중립 얘기를 하면서 기후변화에는 역행하고 예산도 깎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서울 확장 문제는 이제까지 대한민국이 30년 동안 가져왔던 국토 균형 발전과 지방 분권을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라며 “지방자치법에 의한 지방의회 의견 수렴, 주민투표법에 의한 주민투표 준비도 없고 아무 비전과 내용이 없다. 선거를 앞둔 정치적 쇼라고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동연 지사는 “국민의 70%가 현실성 없는 총선용이라고 할 만큼 이미 국민의 심판이 끝난 일이다. 아마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아니라 총선과 함께 사라질 이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선거를 앞두고 나온 이 정치쇼와 사기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서 두 눈 부릅뜨시고 정확하게 판단하실 거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김포를 시작으로 고양, 구리, 광명, 하남시 등을 서울에 편입시키려는 ‘메가시티 서울’ 구상은 총선을 6개월 앞둔 지난 10월 돌연 등장한 이슈다. 북부자치도의 일원으로 분류되는 고양, 구리를 포함하게 돼 경기도의 북부자치도 계획을 방해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이 있어왔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경기도 전체의 행정사무를 총괄하는 김동연 지사 입장에서는 사실상 득 될 게 없는 결정이다. 도의 행정권 절반을 내려놓는 결정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김 지사는 경기북부에 더 많은 권한과 예산을 부여해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추진 중이다. 경기북부는 현재 전국 평균 이하의 지역총생산(GRDP)을 기록하고 있다. 재정자립도, 산업단지 면적도 남부에 비해 턱없이 낮다. 북부를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 특별자치도 추진의 주된 이유 중 하나다.
그래서 회담 후 가진 백 브리핑에선 김동연 지사의 답답함이 느껴졌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통해 지역 균형 발전과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 계획인 김 지사 입장에선 김포를 비롯한 경기도 각 도시들의 이탈을 부추기는 메가시티 서울 구상이 달가울 리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메가시티 구상은 이를 추진 중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총선에서 당선되지 못한다면 눈 녹듯 사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슈다. 당선 여부와 별개로 여당에서 총선 이후 이 이슈를 계속 추진할 지 확신할 수도 없다.
김동연 지사는 처음부터 메가시티 구상을 “국민을 속이려는 총선용 정치쇼”로 규정했다. 고작 자신의 당선을 위해 국가의 대계를 거스르려는 시도로 읽었던 것이다. 11월 6일 김 지사는 “선거 이기고 정권 잡는 것만 목적으로 한다면 정치 모리배지 정치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정부와 여야 정치권을 상대로 “제발 나라 먼저 생각합시다”라고 강하게 촉구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